[박영실의 성공 이미지메이킹] 12시간 남북정상회담 이미지전략 승자는
사진출처: sweat@hankyung.com

세계에 어필한 12시간 이미지전략

남북 두 정상의 역사적인 회담이 27일 공동경비구역(JSA)내 평화의 집에서 진행되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미지였다. 지금까지 북한은 세계인에게 ‘비정상국가’로 비춰졌는데,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변했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장면을 본 후 북한 리더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는 학생들도 많다.

예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서 건강 이상설을 깨뜨리는 계기로 삼은 것은 물론, 은둔형 지도자의 이미지를 깬 바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세계무대에 각인시킨 이미지전략은 더 효과적이었고 자연스러웠다는 평가를 하는 이들이 많다. ‘비핵화’라는 무거운 주요의제가 있는 만큼 세계에 화합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고도의 이미지전략이 수반되었다고 본다.

화합의 의지를 표현하는 호의적인 악수전략

김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한이 독불장군이 아니라 세계와 어우러지고 남한과 함께 하는 정상국가임을 증명하기 위해 화합의 이미지를 위한 노력을 보여주었다.
공동경비구역 내 군사분계선에서 마주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악수를 통해 보여준 모습은 ‘호의적인’비언어메세지가 담겨있었다고 분석된다.
왜냐하면, 호의적인 악수의 5원칙인 적당한 파워, 한팔 거리, 경쾌한 리듬, 눈맞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호의적인 미소가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상대를 제압하거나 상대보다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때는 자신의 왼손을 상대방의 오른손에 살짝 갖다대는 경우가 있다.일명 트럼프식 악수라고 할 수 있다.
김위원장도 예전에 시진핑주석과의 악수에서는 트럼프식 악수를 의도적으로 보이는 느낌이 들었던 반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대체로 호의적인 악수의 메시지가 강했다고 할 수 있다.

부드러운 분위기연출을 위한 당당하면서도 유쾌한 화법전략

“만감이 교차하는 마음으로 200m를 걸어왔다. 오기 전에 보니까 평양냉면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던데 어렵사리 멀리서 가져왔다”고 말한 김 위원장은 그 말을 한 직후 무언가를 깨달았는지 “아 멀다고 말하면 안되겠구나”라고 말했다. 이어서 “문 대통령께서 편안한 마음으로 맛있게 드시길 바란다”고 하면서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최초로 남한 땅을 밟았을뿐 아니라 중대한 ‘비핵화’논의를 앞두어서인지 중간 중간 긴장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당당함을 잃지 않고 유쾌한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전략이 생각보다 자연스러웠다는 평가가 많다.

적대감의 빗장을 내리는 호탕한 미소전략

군사분계선에서 기다리고 있던 문대통령을 향해 다가오면서 보여준 김 위원장의 표정은 긴장감과 흥분감 그리고 호의가 뒤섞인 미소였다.
악수를 한 후 문 대통령과 손을 잡고 남쪽과 북쪽 땅에서 각각 기념촬영을 할 때도 밝은 표정이었지만 가장 환한 표정은 남녀 화동을 마주했을 때였다.
미소는 세계만국공통어이자 세계인에게 가장 짧은 시간에 돈 한푼 들이지 않고 호감을 얻을 수 있는 경쟁력이다. 김 위원장은 이 미소의 힘을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서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했다고 분석된다.
아울러 자칫 어려보이거나 경륜이 없어 보일 수 있는 자신의 이미지를 뿔테 안경착용을 함으로써 연륜 있는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로 메이킹한것도 효과적이었다.

걸음걸이와 글씨체로 어필하는 비언어 권위 전략

화합의 이미지전략을 보여주는 가운데에서도 걸음걸이와 글씨체에서는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의 권위적인 이미지가 의도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고스란히 노출되었다.
회담장을 이동할 때의 걸음걸이를 보면 팔을 필요이상으로 휘젓고 다리를 바깥쪽으로 차고 걷는 제스츄어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우측으로 상승하며 각이 살아 있는 글씨체가 눈에 띄는데 이러한 부분들은 일찍부터 최고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하는 이미지전략에 따라 훈련을 받아 온 것으로 보여진다.
의장대 사열 때는 거수경례를 한 문 대통령과 달리 부동자세로 정면을 응시하는 모습에서도 순간순간 권위적인 이미지가 고스란히 노출되었다.

평화의 봄과 어울리는 드레스코드 전략

남북정상회담 후 진행된 만찬행사에 리설주가 ‘퍼스트레이디’로 참석한 점은 의미가 크다. 비정상국가가 아닌 세계화에 조화롭게 발맞춰가는 ‘정상국가’임을 어필하려는 전략이 숨어있다고 분석된다. 지난 북중정상회담 때도 동행하면서 공식 여사임을 부각시켰다. 이번 정상회담 때도 리설주는 여사 신분으로 김정숙 여사와 나란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패션외교전략도 선보였다.
‘평화의 봄’이라는 회담주제와 조화를 이루려는 듯 환한 파랑색을 착용한 김정숙 여사와 살구빛이 도는 밝은 핑크를 착용한 리여사는 남북정상회담의 분위기를 보다 화사하게 했다.
오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느낀 우리 국민들의 기대만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 평화로운 ‘종전’으로 아름답게 이어지길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