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빅이슈] 음지에서 양지로…암호화폐 상승장 다시 오나
올해 1월 이후로 계속되는 하락장을 겪었던 암호화폐 시세가 3주 연속 반등에 성공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부풀게 하고 있다. 이번 달 초 700만원 초반대까지 하락했던 비트코인 시세는 현재 960만원을 돌파했으며 주요 암호화폐들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유럽 연합의 암호화폐 규제 강화 등 수많은 악재와 각종 사건 사고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시장에 활기가 돌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시세가 연속 반등에 성공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계속되는 규제로 인해 시장 건전성이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이후 수 개월간 암호화폐 시장은 계속되는 규제 소식으로 인해 하락장을 겪었다. 암호화폐 시장에 대거 들어왔던 검은 자금들은 규제를 피해서 빠르게 빠져나갔으며 많은 투자자들은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상황은 조금씩 반전되기 시작했다. 각종 규제로 인해서 검은 돈이 빠져나가자 그 자리를 제도권 기관투자자들의 ‘합법 자금’이 차지한 것이다.

합법 자금 유입의 첫 신호탄은 지난 3월에 개최된 G20이었다. G20에 참석한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암호화폐가 세계 금융 시장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이후로 ‘석유왕’ 록펠러 가문의 벤처 캐피탈 회사인 벤록(Venlock), 헤지펀드의 ‘전설’ 조지 소로스 펀드 등 전 세계 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제도권 자금들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또한 암호화폐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던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는 최근 암호화폐에 대해 ‘사람들이 저축하고 투자하는 방법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옹호적인 발언을 했으며, JP모건 출신 투자가인 다니엘 마스터스는 ‘암호화폐가 금융 혁명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뼛속까지 제도권 출신의 굵직한 인사들이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게 되면서 일반 투자자들조차도 암호화폐 규제 소식을 악재가 아닌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계속되는 규제로 인해 무너져 내릴 것 같았던 암호화폐 시장이, 오히려 규제로 인해 건전성을 획득하고 양성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 유럽, 미국 등의 선진국들은 익명성이 강한 ‘다크코인(Dark Coin; 익명 거래가 보장되는 코인)’을 거래소에서 퇴출시키는 동시에 투명한 거래가 보장되는 암호화폐들의 육성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ICO를 허용하고 있는 싱가폴, 홍콩, 미국, 일본 등의 국가들은 규제를 강화하면서 투자자들을 보호함과 동시에 ‘제대로 된’ 기업들이 자금을 모집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발판 마련에 힘쓰고 있다.

이에 비해서 아직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우리나라 관계 당국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여전히 암호화폐의 상당수가 범죄자금의 은닉과 탈세에 사용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점은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범죄자들의 문제이지 암호화폐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적절한 규제를 통해서 자금세탁을 방지할 수 있다면 암호화폐는 실물화폐에 비해서 훨씬 더 많은 이점을 지닌 유익한 결제수단이 될 수 있다.

암호화폐가 등장하기 전에 범죄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던 결제 수단은 ‘달러’였다. 범죄자들이 달러화를 사용한다고 달러화 자체를 금지시켜 버리면 제 2, 제 3의 달러화가 등장할 뿐이다.

투자자가 아니라 범죄자들을 잡을 수 있도록 합리적인 규제안을 도출해내야 우리나라도 다른 선진국들처럼 신기술이 가져다 주는 편익을 마음껏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김산하 윤혁민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