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5번가와 34블록 모퉁이에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1931년 완공되었습니다. 지상 102층, 높이는 381m인데 1953년에 추가된 안테나 탑을 포함하면 높이는 443m나 됩니다. 현재 이 건물에는 약 2만명의 사람이 상주하고 있으며 41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우리나라에 100층이 넘는 건물이 등장한 것은 2016년 완공된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처음인데 123층에 높이는 556m가 됩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완공된 1931년에서 무려 87년 지나서야 100층짜리 건물을 갖게 됩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건축 당시 철근 콘크리트 기법이 개발되지 않아, 순수하게 벽돌을 하나씩 쌓아 만든 가장 높은 건물로 유명한데,  9.11테러로 세계 무역센터 건물이 무너진 이후 지금은 뉴욕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되어 연간 수백만 명이 찾는 관광의 명소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이 빌딩의 뒤쪽 34번가에는 한인식당이 즐비하고 한인 업소가 밀집된 맨하튼의 대표적 한인타운이 위치합니다.

1931년 100층이 넘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올라가던 그 시절, 우리나라는 일제의 탄압 속에 나라를 잃고 상해 임시정부는 이리저리 일본의 총칼을 피해 도망 다니던 시기였습니다.

일본이 1890년대 메이지 유신시대에 나라를 활짝 열고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여 급속도로 성장하고 훗날 세계를 대상으로 한차례 전쟁을 일으킬 정도의 기술력을 쌓아 현재 세계 3위의 경제력과 막강한 국력을 자랑합니다.

저는 저희 뉴욕 지사를 방문 할 때마다 Macy 백화점 앞 광장 의자에 앉아 커피를 한잔 하곤 합니다. 그러면서 눈앞에 서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를 바라보며 묘한 자괴감을 느끼는데, 1931년을 돌아보며 우리 선조들에 대한 원망과 한숨이 흘러나오곤 합니다.

이조 500년, 그 길고 긴 역사 속에서 동인과 서인, 남인과 북인, 그리고 노론과 소론으로 패거리를 나뉘어 하루가 멀다 하고 정쟁 싸움으로 국력을 소모하고, 대원군의 쇄국 정치로 해외 문물과 접할 기회를 날려 버리고 한일합방의 치욕을 당합니다.

그러한 역사를 돌아보며 현재 민주당과 한국당으로, 진보와 보수로, 영남과 호남으로 나뉘어 하루가 멀다 하고 상대방을 헐뜯으며 저질 폭로와 이권 다툼으로 시간을 보내는 현 정치권의 행태를 생각하면 분노와 한숨이 뒤섞여 나오게 됩니다.

특히 지금 이 순간은,
1999년 인터넷 붐 이후 페이스북과 아마존, 에어비앤비, 우버, 텐센트, 알리바바 등 미국과 중국의 거대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전 세계 온라인 생태계의 판도를 한 순간 바꿀 수 있는 천재 일우의 기회라 할 수 있는 블록체인 산업의 태동기입니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조선 말기 쇄국 정책과 비교될 정도로 정부는 준비되지 못한, 기준도 법규도 없으며, 투자자 보호라는 시대에 맞지 않는 기준을 들이 밀며 신생 블록체인 기업들의 창의성을 압살(壓殺)시키고 있습니다.

현재의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 조치는 몇 십 년 후, 아니 몇 년 후, 우리 후손과 후배들로부터 제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바라 보며 느꼈던 조상과 선배에 대한 답답함과 원망의 한숨이 다시 터져 나올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작년 말 언론에 잘못 보도된 정부의 ICO 금지 발언은 수 많은 기업에서 준비하던 신규 사업과 ICO, 그리고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시장 진출을 포기하게 만들거나 아니면 아예 해외로 본사를 옮겨 사업을 시작하게끔 만들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신설 스타트업 회사의 정관 사업 목적에 “블록체인 사업”이나 “암호화폐”라는 문구만 들어 있어도 계좌 발급 조차 거부하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금융권의 현실은 이 땅의 젊은이들이 꿈을 펼쳐 보이기 전에 좌절과 포기를 불러 일으켜 자칫 잘못하다가는 우리나라 블록체인 산업이 채 싹을 피우지도 못하고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과 정치인들께 묻겠습니다 .
또 다시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조상으로 남길 원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