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의 미학 : 도움이 필요할 때를 알자
내가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것을 언제 알 수 있을까? 대부분의 경우는 이도저도 해보다가 안되면 그 때서야 ‘아 내가 힘들어졌구나!’라는 걸 깨닫는다. 내가 어려움에 처해서 남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 때라는 걸 조금만 일찍 깨닫는다면, 겪어야 할 힘든 시기를 조금은 줄이거나 덜 힘들어질 수 있다.

1. 당면한 문제가 심각할 때
늘 우리는 여러 어려운 문제에 접하기는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쉽게 풀어지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그 문제가 현재의 상황에 상당히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

2. 당면한 문제가 반복될 때
이전에 처했던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했는 데 반복된다면 나의 생각은 틀린 것이다. 틀린 것이 계속 반복되는 것은 내가 알지 못하는, 나의 생각이나 지식이 닿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럼 외부 사람의 컨설팅이나 조언을 들어야 한다. 어차피 내가 내는 해결책은 계속해서 잘못되기 때문이다.

3. 당면한 문제가 장기간 지속될 때
같은 문제가 장기간 지속된다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해결책은 할 만큼 해보았지만, 효력이 없다는 의미이다. 그런 상황이 계속되면 내가 가지고 있는 자원과 시간이 낭비되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내가 이 문제를 가지고 계속 고민해야 할지, 아니면 포기하고 털어버려야 할 지를 정해야 한다. 어쩌면 그 문제에 내가 너무 몰두해서 판단이 흐려질 수도 있다. 재판에서도 당사자의 의견은 배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의 냉철한 의견과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4. 당면한 문제가 악화될 때
상황이 나빠지기 시작하면 급격하게 나빠진다. 어어~ 하는 사이에 모든 것이 순식간에 정해지고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다. 현상유지라도 된다면 그래도 버텨볼 텐데 악화된다면 빨리 빨리 움직여야 한다. 최소한 덜 나빠지는 것은 둘째치고 최악으로 빠지지 않기 위하여라도 도움을 받아야 한다. 체면은 나중에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일단 함정에서 탈출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5. 해오던 방식이 통하지 않을 때
이런 때는 이미 세상이 바뀌거나, 내가 바뀌었을 때이다. 둘 다 정상이 아니었을 때가 된 것을 의미한다. 멀쩡하게 잘 굴러가던 세상이 잘 안 굴러가는 것은 세상이 나를 배신한 것이다. 그런 상황을 수긍하기 어렵고, 세상이 원망스러워진다. 빨리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도 남의 이야기는 들어보고 원망하며 새로운 세상에 다시 달려들어야 한다.

6. 나의 말과 행동이 타인에게 해가 될 때
왠지 모르지만 자꾸 사람들이 나를 피한다. 자꾸 타인들과 말다툼을 하게 된다. 술을 자주 많이 마시고, 화풀이를 하려고 한다. 한 밤중에 여기 저기 전화하며 하소연한다. 그래봐야 자꾸 남들과 멀어지기만 한다. 어쩌면 이미 많은 친구들은 나에게 멀어져 간 후일 수도 있다. 새로운 친구, 새로운 일을 하며 마음을 다 잡아야 한다. 전 같으면 쳐다보지 않을 작은 호의도 구해야 한다. 그 간의 어려움이 나 때문에 더 어려워졌음을 인식할 때이기도 하다.

‘은행은 햇볕이 쨍쨍할 우산을 빌려주고, 정작 비올 때는 우산을 뺏어간다’는 원망을 많이 듣는다. 도움도 그렇다. 막상 구하려면 잘 구해지지 않고, 오히려 멀어져 간다. 미리 미리 작은 도움을 많이 받아야,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무역을 할 때 물건이 좀 이상하다 싶으면 일단 클레임을 걸고 해결책을 찾으라고 한다. 클레임 거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면, 상대가 나의 진심을 오해하고 기억을 되살리는 데 부정확해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도움도 필요하다 싶으면 미리 주변 사람들과 상의하고 필요한 도움이 무엇인 지 파악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세상일을 내가 다 알 수 없는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