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이 꿈이예요. 서울대 필독서를 어떤 순서로 읽으면 좋을까요”


중3 올라가는 학생의 학부모의 질문이다. 아이가 이젠 중3에 올라가는데,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단다. 정말 특이한 학부모다. 보통은 고등학교 수업에 따라가기를 원해서 고등학교 공부를 바래는 학부모가 많아서 그렇다. 참 기분이 좋았다. 다행스럽게도 아이가 책 읽기를 좋아한단다.

그래서 서울대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먼저 진로가 중요하단다. 책을 읽기 전에 자신이 미래 무슨 일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단다. 그런 후 독서방법을 고민하면 좋겠단다.

진로를 정하는 방법은 다음기회로 넘기고, 진로와 연결하여 서울대 필독서를 읽는 방법을 보자.

서울대 필독서 100권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서울대 필독서 100권은 크게 한국문학 17권, 외국문학 31권, 동양사상 14권, 서양사상 27권, 과학기술 11권으로 되어 있어요.

보통은 리스트에 있는 순서대로 빨리 읽어내려고 해요. 그러다보면 의무감을 읽게 되죠. 책을 읽는 즐거움도 사라지게 된답니다. 안타깝지요. 서울대 필독서를 읽을 때 정말 조심해야 할 점이랍니다.

또한 책 두께도 만만치 않아요. 중학교, 초등학교 학생이라면 제목이 같은 얇은 책을 추천한답니다. 이를 통해 전체를 알게 되고 자신과 비교하면서 상상하면 더욱 재미있어요.

학년이 올라가서 작은 글씨나 책이 두껍더라도 두려움이 사라진다면 원래의 책을 읽도록 하세요, 더 나아가 원문을 읽을 수 있다면 더욱 좋답니다. 서울대를 지원하는 학생 중에는 원문으로 읽는 경우도 있답니다.

더러는 번역본보다 작가가 직접 쓴 원문을 읽는 것이 이해가 편한 경우도 많답니다. 다음은 서울대 필독서 100권을 읽는 방법이예요.
[현민의 대입 해부도감] 외교관 꿈! 서울대 필독서 어떻게 읽을까요?

저는 외교관이 꿈이예요. 어떤 순서로 읽으면 좋을까요?


반드시 여러 분야를 연결하여 읽는게 좋답니다.

1)학생이 외교관이 꿈인 여학생이라면 먼저 여성 권익에 관심이 가겠지요. 우리나라 전통소설에서 시작하면 좋겠지요.

『춘향전』이라고 한다면, 춘향이의 보통 사람들과의 다른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글을 배우고, 이도령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킨 면에서 한 남자와의 사랑에 대한 끝없는 믿음이라는 측면도 있지요.

하지만, 힘도 없이 현실속에 던져진 한 여인의 소극적이지만 강렬한 도전정신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변혁의 한 순간으로 인식할 수 도 있지요.

2) 이러한 여성인권의 측면에서 접근했다면 조선시대의 여성의 권리에 대해 궁금증이 일어나겠지요.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을 보면 좋겠지요.

한 여성이 겪었던 조선시대의 신분제 상황, 궁중에서의 암투, 정치세력간 대립, 시아버지인 영조와 남편인 사도세자의 대립, 시아버지인 영조와 자신의 아들인 정조의 관계, 아들인 정조와 자신의 집안인 세도가인 홍씨 집안의 관계를 알 수 있지요. 이 때 여성으로서의 입지 측면에서 사회, 정치, 문화에 대한 관점을 여성의 눈으로 확인하면 더욱 좋겠지요.

3) 자연스럽게 현대의 여성들은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게 되지요. 강경애작가의 『인간문제』를 통해 1930년대 일제 식민지 시대 한명의 농민의 딸의 변화 모습을 통해 여성의 인권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사회속에 계층문제도 알게 된답니다. 어쩌면 우리들이 좋은 대학을 들어가려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도 있답니다. 그러면서 씁씁함을 느끼겠지요. 하지만, 그런 현실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강력한 동인도 만날 수도 있어요.

4) 그렇다면 인간의 행복이란 무엇인지, 자유란 어떤 의미인지 자연스럽게 의문이 일게 되지요.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는 이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을 거예요.

여성의 자유와 행복에 대하 서양철학의 관점에 다시금 확인할 수 있지요. 하지만, 과연 현재의 우리의 모습에 대해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을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 곱씹어 볼 수 있겠지요. 위안부 할머니의 절규를 여기에 대입해 본다면 어떨까요.

5) 이러한 여성의 인권에 대해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이 되겠지요. 간디의 『간디 자서전』을 통해 한국여성의 삶을 하나의 비폭력 저항이라고 하면 어떨까요.

한국의 ‘한이 서린 문화’를 단지 전통의 한 모습이 아니라,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는 ‘간디의 고민’으로 보면 어떨까요. 자신이 외교관이라면 간디의 접근방식처럼 인간의 본원적인 인권문제로 보면 어떨까요.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겠지요.  이렇듯 독서를 생각을 깊게 만든답니다.

6) 그러면 이러한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나라는 없을까. 고민이 되지요. 고민속에 답은 항상 있답니다. 현재의 미국의 독립이 바로 그것이 아닐까요.

지배적이고 일방적인 영국의 지배에 대해, 미국의 정치인들은 어떤 고민을 했는지 궁금증이 일어난답니다. 외교관이 꿈이기에 이러한 고민은 미래의 자신의 고민이 될 수 있겠지요. 알렉시스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를 보게 된답니다.

당시 유럽의 국가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러 가지가 제시가 되지요. 헌법의 초안자들의 고민이 들어난 답니다. 이 책을 보면서 현재의 미국의 정책이 헌법 초안자들의 생각을 반영하고 있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좋겠지요.

이처럼 끝없는 질문 속에 해답을 찾아가는 독서, 학문간 경계를 넘나들면서 궁금증을 만들어내는 독서. 이러한 독서가 서울대가 바라는 독서라고 볼 수 있답니다.

이젠 정리해 볼까요.


1) 서울대 필독서 100권은 5분야로 되어 있다

2) 자신의 꿈을 가지고 독서한다.

3) 궁금증을 해결하는 독서를 한다. 

4) 학문간 경계를 넘나드는 독서를 한다.



오늘도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즐거운 하루되세요^^

현민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hm616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