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나라 시대 왕질이라는 나무꾼이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깊은 산속에서 노인 두 명이 천년 묵은 고목나무 밑에서 바둑 두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진지해 도끼를 옆에다 세워 놓고 한참을 구경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도끼를 들고 일어나려 하는데 도끼자루가 썩었고 도끼날도 녹이 슬어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보니 마을의 모습도 변해 있었고 시간이 200년이나 흘렀다고 합니다. ‘신선 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말이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요즘 진나라 때 왕질이 당했던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대인이 하루에 접하는 정보량이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에 살던 사람이 평생 접하는 정보량과 맘먹는 양이라고 합니다. 유투브에 올라오는 하루의 동영상은 미국 3대 TV방송국에서 10년 동안 방영한 프로그램 수와 비슷한 양이라고 합니다. 또한 하루에 발송되는 이메일의 양이 2,100억개 이상이 된다고 하는데, 이는 미국에서 1년 동안의 우편물을 초과하는 양이라고 합니다. 참으로 엄청난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이 빨리 처리되고 있는데도 사람들은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아침에도 자명종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은행일도 인터넷이나 현금자동지급기를 이용해서 처리하다 보니 모처럼 은행창구에서의 기다리는 것도 힘이 들고, 놀이공원에서 조금만 기다리려면 보통 힘이 든 게 아닙니다. 모든 게 빨리 처리되다 보니 오히려 사람들의 마음의 여유는 더 없어졌습니다. 여유가 없어지니 마음이 각박해져서 쉽게 화를 내고 흥분하게 됩니다.

  사람과의 관계도 자주 만나서 대화를 나눠봐야 그 사람의 깊은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쁘게 살다 보니 요즘 사람들은 그 사람의 이력이나 옷 입는 모습, 말투를 보고 사람을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사람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오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 간에 정이 줄어들고 이해관계에 얽혀서 인간관계가 엉망이 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는 퇴사한 직원이 옛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피워 세상을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여유 있는 삶은 자신 뿐만 아니라 이웃과 세상을 부드럽게 만듭니다. 올 여름 유난히 더위가 심했고 최근에는 태풍 볼라벤과 덴빈으로 곳곳에서 많은 피해도 있었지만 태풍이 끝난 하늘은 유난히 맑고 깨끗합니다. 지금 잠깐 일을 내려 놓고 차 한잔의 여유를 가지시면 어떨까요? 사무실 밖으로 나가 하늘을 바라보세요. 마음의 여유가 주위사람들에게도 편안함을 주어 곳곳에 <평안의 感나무>가 자라나게 합니다.
ⓒ최기웅 120904 (kiung5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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