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중앙부의 산악 지역에 사는 세노이 족은 꿈을 골라(?) 꾸는 법을 가르친다고 합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가족이 모여 최연장자에게 지난 밤의 꿈을 ‘보고’합니다. 그리고 어르신의 ‘분석’을 거쳐 바람직한 꿈을 꾸도록 ‘지시’를 받고요. 특히 누군가와 싸운 꿈을 꾸면 반드시 화해하는 꿈을 꾸게끔 ‘명령’받는다는데요.

전문가들은 꿈의 내용을 매일 기록하는 등 되뇌는 작업을 오래 하다보면 꿈을 컨트롤하는 능력이 생긴다고 말합니다. 어떤 학자가 특정한 약물을 사람에게 투입해 꿈을 못 꾸도록 방해하는 실험을 했다지요. 그러자 실험 대상자들은 일상 생활에서 심각한 노이로제 증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아무리 가혹한 꿈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결론이지요. 사랑처럼….






▲ Ravel - Bolero - Wiener Philharmonic, by Gustavo Dudamel



느리게 살기 위해서

김정원

네 식구가 한 상에 둘러앉아 저녁밥 먹은 때가 언제던가

국회의원 선거철 어느 늦은 밤 퇴근하는데

이게 사는 겁니까?

우리 동네 파출소 앞 가로수와 가로수 사이에 팽팽한 진보당 펼침막이 내 뺨을 후려친다, 울고 싶었는데

매사에 최선을 다하지는 말자
십칠 퍼센트만 긴장하고 팔십삼 퍼센트는 이완하자
장거리 달리는 자동차 바퀴에 공기를 백 퍼센트 주입하지 않듯이
다만, 회피回避가 해피happy한 지경까지 타락하지는 말자

잔별들이 옹알이하듯 혼자 주억거리며 집으로 돌아간다

▲ 심우채作, 해질녘ll, 35x24cm, Watercolor on paper, 2012

▲ 심우채作, N-F1206, 35x24cm, Watercolor on paper, 2012

영원한 동행

김정원

과수원에 태풍이 몰아친다
풀밭 위로
배 곁에 배가 떨어진다
먼 길 가는데
홑 종이옷마저 무겁고 거추장스러워서
홀랑 벗어던지고
푸른 침대에 나란히 누운 둘

- 함께 갑시다.

- 시집 '환대'(황금알, 2012)에서 






▲ Gabriel Faure - Pavane






▲ Gabriel Faure - Sicilienne for Cello and Piano op.78 in G minor






▲ Gabriel Faure - Elegie in C minor Op. 24 (1883) Jacqueline du Pre, c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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