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같은 이글에도 불구하고

(뭔 소린지 모르는 독자는 전편을 안 읽은 것이다)

김용준 뱁새는 최천호 황새에게 늘씬하게 얻어터졌다.

대여섯 대 맞고 딱 한 대 때린 셈이다.

뭐 큰 차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족보(?) 있는 새들끼리 대결에서는 네다섯대 더 맞은 거면 치명적이다.

 

김 뱁새는 최 황새에게 먹이(?)를 대접하며 물었다.

(이글을 한 기념으로 산 것이지 결코 내기에 져서 밥을 산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다. 흑흑)

 

뱁새

“그렇게 가볍게 장타를 치는 비결이 뭔가요”

 

황새.

“드라이버 헤드 무게를 느끼면서 치는 겁니다”

 

뱁새

“&^%$#@!!@#$%^”

 

샤브샤브에 넣은 야채가 다 데쳐질 때가지 잠깐 시간이 있었기에

뱁새는 조바심을 감추며 다시 물었다.

 

뱁새

“어떻게 하면 헤드 무게를 느낄 수 있는지요”

 

황새

“다운 스윙을 시작할 때 헤드를 툭 떨어뜨리고 기다리면 헤드 무게가 느껴집니다.

그 때 휘두르면 헤드 스피드가 가장 빠릅니다”

 

‘기다리면’이란 말이 뱁새 귀에 들어왔다.

(음. 밥값은 뽑았군)

 

밥상 머리에서 뱁새는 다운 스윙하는 시늉을 해본다.

백스윙 톱에서 두 팔을 툭 하고 떨어뜨려 보는 것이다.

그리고 왼팔이 허리 높이 밑으로 내려 올 때쯤 힘껏 휘두른다.

뱁새 앞에 놓인 숟가락이 와장창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진다.

(아이고)

 

그 사이 야채가 다 익었다.

쇠고기를 넣어야 할 타이밍이다.

아무래도 아쉬운 뱁새 쪽이 집게를 들고 고기를 한 점 한 점 국물에 빠뜨린다.

빨간 쇠고기가 회색으로 변해가는 그 짧은 시간에

뱁새는 본전을 더 뽑으려는 듯 질문을 또 던진다.

 

뱁새

“드라이버를 칠 때 올려치나요. 아니면 내려 치나요’

 

황새

“내려 칩니다”

 

뱁새

“업퍼 블로우로 쳐야 더 멀리 가는 것 아닌가요”

(트집을 잡을 거리를 찾은 것이 아니라 궁금해서 물은 것이다. 진짜로)

 

황새

“내려쳐도 올라가면서 맞습니다”

 

뱁새

“&^%$$#!!#$”

 

이건 또 무슨 얘기람.

 

어느새 집게를 놓고 국자를 든 뱁새.

다 익은 쇠고기와 야채 그리고 국물을 황새와 다른 동반자들(뱁새가 신나게 얻어 맞는 것을 목격한 이들이라 망신스러워서 신원을 밝힐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 접시에 정성스럽게 떠주며 지긋이 황새를 바라본다.

뱁새의 눈빛에는 좀 더 설명을 해 달라는 애원이 담겨 있다.

황새도 눈치를 챘는지 말을 이어간다.

“볼이 무게 중심보다 왼쪽에 있는 데다 티에 올려져 있기 때문에 내려쳐도 올라가면서 맞습니다”

 

뱁새는 궁금증이 시원하게 풀리지 않는다.

그래서 더 물어볼 수 밖에 없다.

 

뱁새

“애초부터 척추를 오른쪽으로 기울인 채로 올려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은가요”

 

황새

“골퍼가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면 무게 중심까지는 자연스럽게 내려치게 됩니다. 일부러 올려치려고 하다 보면 축이 뒤틀려서 힘을 제대로 쓸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내려친다는 느낌으로 휘둘러야 합니다. 그러면 볼은 자연스럽게 올라가면서 맞히게 됩니다”

 

뱁새도 젓가락을 놀려 고깃점을 소스에 찍어 입에 넣고 우물거린다.

일단 고픈 배에 모이(?)가 들어가니 뱁새도 음식쪽에 정신이 더 팔린다.

(이러니까 뱁새 신세를 못 면하지)

 

식후담은 다음 회에~

(독자 비거리는 1미터도 안 늘었을 것 같은데 누구 주머니로는 원고료가 쏠쏠하게 들어갔겠군. 흐흐흐)

 

김용준 프로의 골프학교 아이러브 골프 café.naver.com/satang1

 

다운 스윙 때는 헤드 무게가 느껴질 때까지 떨어뜨리는 느낌을 갖는다 - 최천호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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