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원하는 인재를 뽑고 있는가?





누구의 잘못인가?

입사 6개월인 이불만씨 때문에 김팀장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회계팀은 월말에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 모두가 야근을 하며 정신없이 일하고 있는데, 불만씨는 6시만 되면 기다렸다는 듯이 퇴근한다.

경영학을 전공한 불만씨는 경영관리직군으로 입사하여 회계팀에 배치되었으나, 자신은 이런 일을 하기 위해 대학 4년을 공부한 것이 아니라며 세달 넘게 전략팀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처음에 김팀장은 전략은 현장실무 경험과 회사 전반을 이해한 상태에서 근무해야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으니, 이 곳에서 회사 재무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하길 바란다고 조언을 했다. 이불만씨가 수긍하지 못하고 계속 요청하자, 김팀장은 인사팀장에게 조심스럽게 이불만씨의 전배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 보았다.

인사팀장은 전략팀은 인원 충원계획이 없고, 무엇보다 회사에 대한 전반적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는 근무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하며, 본인이 싫다면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말한다.

자신이 원하는 부서에 배치되지 않은 이불만씨는 신입사원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화가 난 모습과 일에 몰입하지 못해 실수가 많다. 김팀장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이불만씨를 부른다.

신입사원의 이직율이 매우 높다.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신입사원 이직율은 27.7%이다.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높은 이직율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신입사원들이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여 입사했다면, 목표를 정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하나 둘 성취를 이루어 가야 하는데, 열정을 다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영층에서는 요즘 신입사원들이 의지가 약하기도 하고, 현업 조직장의 육성과 획일적인 조직문화도 잘못이지만, 채용부터 잘못되었다고 채용개선을 지시한다.

신입사원 채용 시,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

경영층은 3R(Right People, Right Time, Right Place)을 강조한다. 인성이 중요하다며 채용에서 인성이 안 좋은 지원자를 다 걸러내라고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기업 채용 개선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면접관 교육과 수 많은 채용설명회 강의뿐 아니라 ‘누가 원하는 회사를 얻는가?’란 책도 저술하면서, 채용 담당자에게 아래와 같은 10가지 체크리스트로 채용의 수준을 생각해 보라고 한다.

1. 최적의 인재를 뽑았다고 어떻게 보고할 것인가?
2. 채용 정원은 어떻게 결정해야 옳은가?
3. 채용은 지원부터 확정까지 어떤 프로세스(절차)를 가져가야 하는가?
4. 채용절차의 효율성을 가져가기 위해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가?
5. 입사지원서에는 어떤 질문을 하며,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6. 채용 과정에서 인성과 전문성을 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7. 면접관 교육, 질문과 심사표 작성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8. 최종 합격자와 직무와의 적합성을 어떻게 매칭할 것인가?
9. 채용의 성공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10. 합격자와 불합격자에 대한 조치와 채용 후 유지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올바른 채용이 되기 위한 성공 비결 4가지

“사람이 경쟁력이며 답이다.”란 말은 100번 들어도 옳다. 와이셔츠의 단추를 채울 때, 시작단추를 잘못하면, 아래 단추 모두는 잘못되어 결국 전부를 수정할 수밖에 없다. 회사에 맞지 않는 신입사원이 채용되면, 그와 함께 근무하는 임직원만의 문제가 아닌 신입사원 본인에게도 커다란 손실이다.

올바른 채용이 되기 위해서는

첫째, 회사의 인력운영 철학과 원칙이 확고해야 한다. 회사가 어떤 인재를 뽑아 어떻게 육성하겠다는 인재상, 인재 선발의 원칙 그리고 중장기 인력운영방안이 수립되어 있어야 한다. 필요도 하지 않는 인원을 뽑아 배치한다면, 회사와 개인 다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 회사 맞춤형 인재와 중장기적 운영방안에 따라 필요한 부서에서 필요한 인재를 제 때 선발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되어야 한다.

둘째, 직무 중심 채용으로의 전환이다. 대부분 회사는 신입 공채의 경우, 지금까지는 직군 중심의 채용을 실시해 왔다. 크게 구분하여 일반사무직, 연구개발직, 마케팅 영업직, 생산직군이 대표적 구분이다. 이러한 직군 중심의 채용은 기업의 직무 구분과 학교의 학과가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직무에 대한 명확한 기술 중심으로 채용을 할 수 없는 어려움도 있다. 어느 직무, 어느 수준의 경험과 지식 보유, 어느 자격증을 구비하고, 함께 근무할 부서가 면접에 참여하여 맞춤형 인재가 선발되어야 한다.

셋째, 채용 시스템 정비이다. 입사지원서, 인적성검사, 인성/팀워크/전문성에 대한 면접, 신체검사, 합격 통보, 입문교육 전까지의 유지관리 등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채용부서에서 각 영역별 얻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평가하는가를 살펴야 한다. 지원자의 입사지원서를 전부 복사하여 면접관에게 전달하는 시대는 지났다. 채용 시스템을 정비하여 지원자를 감동케 해야 한다.

넷째, 입사지원서 심사위원과 면접관에 대한 선정과 교육이다. 언제 어디서나 누가 하더라도 동일한 선발이 되기 위해서는 입사지원서 심사 및 면접에 임하는 면접관의 눈높이가 동일해야 한다. 임박하여 아무 교육 없이 심사나 면접에 응하게 하는 것은 곤란하다. 통상 10~15배수의 입사지원서 합격자 선정을 하는 심사위원은 사전 교육과 영역별로 최소 1박을 하며 심사표를 확정하여 심사를 담당하게 해야 한다. 면접관 역시 사전 교육을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임명장을 수여하고, 면접 전 1박을 하며 질문, 심사표를 결정하게 해야 한다.

사람이 중요하다면, 선발체계와 방법 그리고 운영에 만전을 기해야만 한다.

< 한솔교육 홍석환 인사자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