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동아시아 패권 경쟁과 한일 안보정책
저 자 : 이만희
동아시아 패권 경쟁과 한일 안보정책
일본은 경제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전략이자 수단으로서 TPP의 전략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이에 참여함으로써 대미 관계를 복원하고자 했다. (…..) 즉 경제 안보를 보장하기 위하여 (…..) 일본은 201510월 초 TPP 출범 과정에서 일등 공신으로서의 역할을 했다. 그 영향으로 중국의 방공 식별권 재조정과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에 관한 헌법 재해석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일 관계에서는 작용과 반작용의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 일본은 이러한 악순환의 리스크를 우려하여 미국 주도의 TPP 및 미일 동맹 관계에 더욱 집착하고 있다.” 하기사, 마음이 편해야 체하지 않고 밥먹는다. 불안하고 조마조마해서야 입으로 넣어간들 살로 가겠나.

경제 안보를 포함한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국가 이익을 확보하려는 그(아베수상)의 의도가 협상 참여 결단을 낳았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예컨대 그가 단기적 경제 효과에 집착했다면 미국 주도의 TPP보다 중국 주도의 RCEP를 선호했을 것이다. 정부의 추산에 의하면 RCEP는 경제 성장률을 추가적으로 1.1%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 반면, TPP는 추가적으로 0.66%정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아베의 우경화적인 외교를 잘 몰랐다. 그렇지만 이제는 왜 아베가 친미 외교에 집착했는 지 조금은 이해한다. 중국 때문에. 물론 중국이 아니더라도 아베가 극 보수 우경이기는 했지만, 중국이 아니라면 좀 덜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은 중국의 등장을 견제하기 우히ㅏ여 경제, 안보 동맹 및 파트너십을 재편하고 있다. 이 때 FTA 네트워크는 그 중요한 수단이다. 한미 간의 FTATPP 제안 등과 같은 무역 협정조차 미중 관계에 미칠 광범위한 영향을 고려하여 추진되고 있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싱가폴, 한국, 호주으 대미 협력에 대한 보상으로 그들과 FTA를 체결했다. 201510월 최종 타결된 TPP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광범위한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대표적인 수단이다.” FTA가 어느 정도는 정치적이라고 생각했지만, 꽤나 더욱 그렇다. 역시 세상은 단순하지 않다.

잘 알려진 대로 센카쿠열도 분쟁은 일본이 탈 냉전이후 대 중국 관계에서 자유주의 시각에 편향된 결과, 정치적 지렛대를 상실했음을 알리는 중요한 경고음이었다. 일본은 현실주의 시각과 자유주의 시각 간의 균형을 바로잡고자 20133TPP, 협상에 참여할 것을 결의하고, 20147월 내각 결정으로 집단적 자위권을 해해석하였다. 몇몇 아세안 국가들은 남중국 해상의 무인도인 남사군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을 전환점으로 대중국 정치적 지렛대를 유지하고자 미국 주도의 동맹 및 파트너십 체제로 돌아섰다. 한편으로는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하여 여전히 아세안중국 FTA(ACFTA)를 유지하고 있다.” 요즘들어 중국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듯하면서 주변 국가들과의 마찰이 잦아지고 있다. 이건 서로 좋지 않은 일이다. 중국이 자제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무역에서의 상호 의존이 커질수록 당사자 간에 협력적 행동을 촉진하고 갈등 가능성을 줄인다. 이로써 국가 안보와 경제적 이익은 증가한다. 비 서구 강대국이 등장하고, 경제.안보의 상호 의존 관계가 증대하면서 개방적이고 룰에 기초한 자유쥬의 질서를 선호하는 새로운 행위자들이 탄생하고 있다. WTO는 이러한 률, 규범 제정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이러한 글로벌 시스템에 깊숙이 관여되고 있다.” 문제는 그 시스템안에 들어오려고 노력했으면서도 시스템 안에서의 룰과 규범을 잘 지키지 않으려고 하는 데 있다. 물론 내부적인 여러 이유도 이해는 가지만, 적어도 안하무인적인 경제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