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마저도 절제해야 하는 시대다! 인생의 속도를 줄이고 인생의 밀도를 느껴라 – 김민주
[윤영돈 칼럼]인생의 속도를 늦춰라!-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워라밸’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워크 앤 라이프 밸러스(work & life balance)를 줄인 말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이 바로 워라밸이다. 고성장 시대는 끝났다. 당장 성과급을 많이 주는 것보다 삶의 여유가 있기를 바란다. 연봉이 높은 기업보다 워라밸이 좋은 기업을 찾고 있다. 야근 회식보다 정시 퇴근을 선호한다.

경제경영서 25권 이상 저자 김민주 리드앤리더(Read & Leader) 대표는 인터뷰 내내 감정을 빼고 차분한 목소리로 지식노동자(intellectual worker)가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시카고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한국은행 근무, SK에너지, SK콘텐츠컴퍼니 대표 등을 거치면서 지식전도사로 맹활약하고 있다. 그의 인생 4막을 따라 가보자.
[윤영돈 칼럼]인생의 속도를 늦춰라!-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1막 : 경제학대사전이 내 인생을 바꿔놓았다.

그는 어릴 때 만화가게에 가면 그날 나온 만화를 다 보고 집에 들어가곤 했다. 기자 출신인 아버지는 만화방에 가지 못하게 만류했다고 한다. 그때 본 만화가 상상력을 길렀다고 한다. 그는 서울대학교에 사회계열 입학하고 1년 6개월 지나서 학과를 결정해야 했다. 사회계층론, 사회구조론, 사회갈등론, 등 사회학에 대한 광범위한 관심이 많았다. 어떻게 하면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를 생각하였다. 원래 그의 형이 대학교 4학년 졸업 직전에 권총 오발 사고로 돌아가시면서 경제학대사전 등 유품을 남겨주셨다. 그때 물려받은 경제학대사전이 고등학교 때에 경제 공부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결국 경제학을 전공하게 된 것이다. 그는 “경제학은 나에게 현상을 분석하고 앞으로 예측하는데 방법론적으로 좋은 훈련도구다”라고 말한다. 조금이라도 경제학 공부를 하시는 분은 아니겠지만 경제생태계를 숫자상으로 보여준다. 첫 번째, 기능적으로 충격이 왔을 때 파급효과가 어떻게 올 것인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두 번째, 여러 경제학파를 공부하다 보면 세상을 보는 다양한 사상적 관점들을 기를 수 있다. 경제학파는 다양한 이데올로기가 있다. 13가지 경제학파로 비교하면서 책을 쓰고 있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에게 책 한 권만 추천한다면 존 갤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 [경제학의 역사]를 추천한다. 케네디 정책자문을 하면서 제도학파 경제학자이다. 현실에 대한 균형 잡힌 시선을 갖고 있는 책이다. 인생 1막은 당신에게 있어서 진로결정의 시간이다. 자신의 길에 대한 탐색은 정체성을 찾는데 중요하다.
[윤영돈 칼럼]인생의 속도를 늦춰라!-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2막 : 거시경제과 미시경제를 통합해서 배우다

그는 한국은행 조사부에서 일하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미국에 시카고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과정으로 입학한 이유는 화폐 공부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는 교수보다 학생이 주도적이었다. 거시경제학자 로버트 루카스(Robert Lucas) 시카고대학교 교수는 이혼할 때 계약을 맺었으면 노벨상을 받으면 경제학상금을 반을 받았기로 했다. 실제로 1995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합리적 예상가설 이론은 남편이 하고 아내가 실행했다는 일화가 있다. 미시경제학자 게리 베커(Gary Stanley Becker) 교수는 노벨경제학상 후보로 거론이 되었다. 1992년 몸살이 새벽에 와이프가 몸살이 나았다. 그는 시카고 대학원에서 거시경제학과 미시경제학을 골고루 익힌 후, 현지에서 금융관련 회사에 다녔다. 인생 2막은 당신에게 지식을 섭취하는 공간이다. 지식을 섭취하는 것은 당신 자신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윤영돈 칼럼]인생의 속도를 늦춰라!-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3막 : 아이디어 노트가 OK캐쉬백을 만들다

경제 기관차는 기업이고, 금융은 그 자체 존재하기 어렵다. 자본주의 사회는 실물기업이 주도하고 금융은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귀국 후 SK그룹에서 전략기획팀에 들어갔다. 당시 그가 맡은 일은 신규 사업 개발이었는데 무려 200여 개나 되는 새로운 일을 만들어냈다.

“OK캐쉬백은 아이디어는 간단했어요. 포인트를 통화처럼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기획해 론칭했습니다. 처음에는 직장인이나 주부들이 주 타깃일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의외로 그다음 타깃이었던 20대 학생들을 위주로 붐을 일으키며 활성화되었죠.”

3040세대들은 캐쉬백 카드의 전신이었던 엔크린 카드를 차에 두고 다니는 경우가 많았고, 그나마도 단말기가 잘 되지 않으면 애써 포인트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작은 돈이라도 놓치는 것이 아까웠던 20대들은 조금이라도 더 모으려고 애썼고, 이렇게 해서 시작된 입소문이 현재의 OK캐쉬백 제도를 만든 것이다. 기존처럼 기업의 계열사 위주로 진행되는 폐쇄형 마일리지보다는 다른 기업에까지 통용되는 개방형 제도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란 예측이었다.

틈틈이 생각나는 것을 아이디어 노트에 써라

당시 회사에서 책 내는 것을 내부정보 유출로 못쓰게 하는 경우도 있다. SK매니즈먼트라는 사보에 매달 칼럼을 쓰다 보면 3년 쓰게 되었다. 36번 쓰면서 대중을 인식하고 짧고 재미있게 쓰게 되었다. 아무리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장점을 갖고 있는 김민주 대표는 아이디어 노트를 갖고 다닌다. 디지털보다 아날로그 노트를 갖고 쓴 지는 벌써 15여 년 전부터이다. 카테고리를 나누지 않고 시간 순서대로 미팅에서 나온 이야기,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들을 적는다고 한다. 이렇게 적은 것들을 사람들을 기다릴 때, 지하철을 탈 때 등 틈날 때마다 보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곤 한단다. 이 아이디어 노트는 나중에 책을 쓸 때 큰 도움이 된다. 인생 3막은 당신이 주도하는 시간이다. 주도적으로 누구에게 의지 않고 홀로 서기를 해야 하는 시간이다.
[윤영돈 칼럼]인생의 속도를 늦춰라!-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4막 : 30권 가까이 내다보니 지식노동의 달인이 되다

그가 2001년에 창업한 ‘리드앤리더’는 Read와 Leader에서 유래하여 ‘세상을 읽으면 세상을 주도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는 비즈니스 사례를 무기로 책을 집필한다. 그를 만나면 놀라게 되는 것은 30 여권 책의 저자라는 것이다. 책을 쓰게 하게 된 계기는 『마케팅 어드벤처』라는 과장과 대리가 함께 유럽 여행하는 책을 내었는데 10만 권 이상이 팔렸다. 저서로는 『성공하는 기업에는 스토리가 있다』, 『하인리히 법칙』,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 『디마케팅』 등이 있다. 대표 역서로는 『깨진 유리창 법칙』, 『창조적 학습사회』, 『트래픽』, 『왓츠 넥스트 (What’s Next)』등이다. 여러 분야의 사람을 만나고 컨설팅과 강의를 하다 보니 그것을 정리하니 책이 되었다고 한다. 김민주 비즈북저자모임(Biz Book Writer‘s Club) 회장에게 책을 쓰는 것은 단순히 유명저자가 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책은 브레인 차일드이다. 노력에 의해서 누구와 타협할 필요 없이 책을 쓸 수 있다. 책을 쓰는 시간은 밤이나 틈틈이 짬을 내서 글을 쓴다. 노트에도 쓰지만 컴퓨터에 아이디어를 파워포인트 1장에 컨셉을 적어놓는다. 여러 곳에 적지 말고 하나의 파일에 모아놓는 것이 좋다. 일상에서 접하게 되는 여러 정보나 사례들, 강의들을 위해 공부하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분석하고,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는 것 모두가 바로 책의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책을 쓰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자신이 하는 작업 자체가 책 쓰기의 원천이 된다. 프란시스 베이컨이 이야기한 말이 떠온다. “그 순간 나오는 생각을 적어라. 골똘히 짜내지 않은 생각들이 보통 가장 가치 있다.” 그는 창업 이후 1년에 2권씩 책을 쓰겠다는 목표를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노트에 갖가지 아이디어를 적고 그것이 나중에 책이라는 ‘콘텐츠’로 집약되는 것이다. 현재 『다크투어』, 『우주마케팅』등을 집필 중이다.

인생 4막은 당신의 경험을 다음 세대를 위해서 지혜로 만드는 순간이다. 김민주의 인생 4막을 응원한다. 일상에서 경험을 묶고 책을 쓴다. 글을 쓰는 것이 즐거워야 결국 써지는 것이다. 인생의 속도를 늦추고 작은 생각을 적어라. 인생의 밀도를 느껴라.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곤 한다. 하지만 우연히 마주치는 현상이 결국 의미가 있다. 인생이란 굉장한 것이 아니라 사소한 일상에서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