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실망스럽다.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사람들을 지도자로 믿고 국민으로 있었다는 것이 정말 치욕스럽다. 대통령의 지지가 5% 대로 하락하고 국민의 5%를 제외한 모든 국민이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나온 사과문이라고 믿기에는 귀가 의심스럽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예측 가능한 정도의 내용을 가지고 대국민담화라고 들고 나왔다. 거기에 더해 신세 한탄까지! 작금의 담화문 내용은 구체성은 없고 감성에만 호소하는 무식한 동네 아줌마들의 대화에서나 있을 법한 내용 수준이다. 물론 아줌마 전부를 비하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은 진정 국민을 우롱하는가! 국민이 어디까지 가기를 바라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직도 대통령은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사람의 인식은 그 사람을 존재하게 하는 그 자체다. 인식이 불분명하면 행동도 불분명하게 된다. 이번 대국민담화문은 그야말로 ‘담화’로 대통령 자신의 ‘견해’를 밝힌 정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어쩌면 그것이 사과문이기를 바란 국민의 잘못이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번 담화문의 내용은 사과문의 흉내를 냈지만 그것은 일련의 사태에 대한 변명문, 핑계문, 남탓문이었다.

사과문을 쓰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사과문을 쓰는 요령이라도 물어보고 쓰는 성의는 보여야 했다. 정말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자괴감이 심하게 든다. 우리가 대인 관계를 하다보면 사과할 일이 자주 생긴다. 그런 사과를 무시하고 대충 얼버무리면 관계는 오해를 낳고 결국 단절을 가져온다. 살면서 실수로 혹은 고의로 타인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의도나 생각에 반한다면 바로 사과해야 하고 사과만 잘 하면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사과는 관계유지에 필수 조건이다. 그러한 사과에는 분명한 절차가 있다.

먼저 사과는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 사과의 시기는 사과의 진정성과 직결된다. 문제 상황이 생긴 것을 인지하고 난 다음 날에서 최소한 3일 이내에 사과는 이루어져야 한다. 그 시기를 놓이면 사과는 그 의미를 잃고 ‘변명’이 된다. “이 모든 사태는 모두 저의 잘못이고…큰 책임을 가슴 깊이 통감하고…밤잠을 이루기도 힘들다”면 이 지경까지 되도록 시간을 보내면 안 되는 일이었다. 국민들이 연일 추운 날씨 가운데 광화문에서 촛불시위를 하며 대통령하야를 외칠 동안 대통령은 무엇을 기다리고 있었는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지금 이 지경까지 와서야 하는 대통령의 이 말을 국민 중 그 누구도 진정성 있는 사과였다고 듣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의미로도 이번 담화는 사과문이 아닌 변명문이었다.

둘째, 사과의 구체성이다. 자기 잘못을 이야기 하면서 잘못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면 상대는 진정성이 없다고 받아들인다. 뭉뚱그려서 그냥 내가 다 잘못했다는 식의 사과는 듣는 사람의 화를 부축일뿐이다. 이번 대국민담화에서 가장 잘 못된 것은 구체성이 없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내용들이 무엇이며 그러한 문제들에 대해 자신이 얼마나 알고 있고 무엇이 어떻게 잘 못되고 오해하고 있는 것은 어떤 것들인지에 대한 내용들을 조목조목 들어가며 구체적으로 나열 했어야 했다. 그런 내용은 하나도 없이 “자칫 저의 설명이 공정한 수사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염려해 오늘 모든 말씀을 드리지 못 한다”는 말을 했다. 이 말은 하면 안 되는 말이었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공정한 수사에 걸림돌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자인하는 꼴을 피해가고자 하는 의도로 밖에 읽혀지질 않는다. 곧 이어 “앞으로 기회가 될 때 밝히겠다”고 했는데 문제가 불거지고 발생된 문제들에 대한 이유와 잘못을 밝혀야 하는 기회는 이미 늦었다.

셋째, 사과문에 절대로 들어가면 안 되는 것이 남 탓이다. 너 때문이라는 생각이 있다면 사과는 의미가 없다. 사과는 이유 불문 하고 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내가 잘 못했다. 라고 해야 한다. 갈등은 독단적일 수 없다. 쌍방과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담화문에서 “어느 누구라도 이번 수사 통해 잘못이 드러나면 그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라고 했다. 박대통령은 이 말을 국민 앞에서 해서는 안 된다. 국민은 이번 사태를 발생시킨 문제의 대상이 아니다. 국민은 100% 피해자다. 대국민담화라는 것은 국민 앞에서 하는 말인데 국민이 이런 말을 들을 이유는 없다. 모든 정황이 자신을 향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대통령이 이런 말을 국민 앞에 한다는 것은 아직도 자신이 싸워야 할 대상을 모른다는 말이고 그 대상이 최순실 이라는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대통령은 거두절미 하고 국민 앞에서 ‘죽을죄를 지었다. 이 모든 일은 자신의 무지함에서 비롯된 일이다. 중차대한 나라의 일을 일게 무식한 동네 아줌마와 의논한 것은 어떤 말로도 용서받지 못할 큰 잘못이다.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을 우롱한 죄를 깊이 반성한다. 최순실의 국정 농간은 100%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비롯되었으니 책임을 통감하며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라고 해야 했다.

정작 해야 할 말 국민이 듣고 자 했던 말은 하나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외롭고 개인사를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고 개인적 인연으로 담장을 낮추었다는 말들이 담화문의 1/4을 차지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닌 그저 한 여자일 뿐이라는 생각에 종지부를 찍게 만든다. 대국민담화에서 할 말이 아니다. 그건 최순실과 침실에서 나눌 말이다. 아직도 대통령은 여전히 자신의 위치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대통령을 향한 믿음이 5%대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큰 국정혼란과 공백상태”를 운운하며 “여야 대표님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국민 여러분과 국회의 요구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려고 한다는 것은 또 한 번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에 지나지 않는다. 언제 국민과 국회의 요구를 무시하겠다고 한 사실이 있었는가! 말은 그렇게 하면서 드러난 사실을 보면 지금껏 최순실에게 정치, 경제, 문화 심지어 국방에 이르기까지 국정 전반에 걸쳐 모든 운영을 모두 맡기지 않았는가! 국민이 그렇게 불통이라고 지적하며 바꾸라 고치라 외쳤지만 오직 한 사람 최순실 말만 듣고 믿고 실천한 사람은 다름 아닌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며 순전히 자신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국민이 더욱 분노하는 것은 이런 농간의 주범이 최순실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무당의 딸로서 아무런 지식도 자격도 없는 순전히 욕심 많고 몰상식하며 예의도 없는 여자로 국민이 가장 혐오하는 나쁜 의미의 강남 아줌마라는 사실에 있다. 사회악 중의 악인 갑 질의 갑의 표본이고 그가 누리고 있는 엄청난 부는 그가 무시하고 격멸하며 벌레보다도 못하게 여기는 그 국민의 세금이라는 사실에 국민은 밤잠을 설쳐가며 치를 떨고 분개하는 것이다. 그런 그는 지금도 국민을 대상으로 쇼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며 음으로 양으로 여전히 국정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대통령 또한 국민을 상대로 쇼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지경에서 지금 대통령의 말을 믿을 사람은 국민의 5% 외에는 아무도 없다.사실상 표본오차를 감안한다면 박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는 말이나 다를바 없다. 아마 그 5% 도 그동안 대통령을 향했던 마음의 의리로 버티고 있을 것이다. 지금 국민은 대통령의 이런 식의 사과를 듣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은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면 안 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대통령이라 인정할 수 없는 사람을 더는 대통령이라 부르지 않는 것이다. 국민이 원하지 않는 지도자는 빨리 내려와야 하며 그것밖에는 답이 없다. 대통령은 하루라도 빨리 일반인으로 내려와서 모든 사태를 걸림 없이 낱낱히 수사하고 밝혀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만이 그나마 대통령으로 있던 사람으로 최소한 국민을 위한 도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