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대서입니다.
대서(大暑)는 소서와 입추 사이에 있는 음력 6월 중기로 태양이 황경 120도에 도달하는 날이 입기일(立氣日)이고 양력으로는 7월 23일경입니다.
대서는 중복과 비슷한 시기라서 더위가 극심하고 장마로 인해 많은 비를 내리기도 합니다.
이 기간에 썩은 풀이 화하여 반딧불이가 된다고 했고 땅이 습하고 무더우며 큰 비가 내린다고 했습니다.
옛문헌에서 밝힌대로 비는 이미 넘칠만큼 많이 내려 피해가 막심했지요.
당분간 빗소식은 없다하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연세가 많아 치아가 거의 마모되신 노인분들 중에는 잇몸이 약해 틀니나 임플란트같은 시술조차 어려운 분들이 많습니다.
소화기관은 튼튼하나 저작이 어려우니 입맛은 있어도 고른 섭생이 안되시는 것이지요.
하다보니 기력은 점점 쇠잔해지고 배변도 원할하지 못하게 되셔서 딱한 노릇입니다.
부드럽고 섬유소도 풍부한 머위나물과 가지나물 토란대나물은 이런 어르신들께 아주 알맞은 음식입니다.

추석무렵에 껍질을 벗겨 말려놓은 토란대를 물에 불렸다가 쌀뜬물에 푹 삶습니다.
물렁하게 삶아진 토란대를 잘 헹군 다음 하룻밤 정도 물에 담가 아린 맛을 뺍니다.
토란대는 나물로도 좋지만 육개장 끓일 때나 맑은 된장국물에 건지로 넣으면 삶은 우거지처럼 부드러워 먹기에 아주 편안한 식재료입니다.
손질하는 일이 좀 번거롭지만 넉넉히 말려 저장 해놓으면 일년 내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 이런 것이 작은 살림의 지혜이지 싶네요.
언제든 바로 조리할 수 있도록 손질하여 냉동하면 필요할 때마다 꺼내쓰실 수 있어 편리합니다.

토란대나물은  집간장으로 간을 하고 다진 마늘과 참기름을 두른 후 잠시 볶다가 멸치육수나 마른새우육수 자작하게 붓고 끓입니다.
간이 충분히 배였다 싶을 때 들깨가루 넣고 한 번 더 파르르 끓으면 불을 끕니다.
토란대 나물은 특별한 향이 있거나 그 자체로 나는 맛은 별로 없어도 음식을 만들어 놓으면 한 없이 젓가락이 갈만큼 편안한 반찬입니다.

봄부터 돋아나기 시작한 머위는 지금 이파리와 줄기가 모두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우거진 잎은 세서 이젠  먹을 수가 없고 줄기는  삶아 물에 담가 쓴맛을 뺀 후에 껍질을 벗겨내고 가늘게 가르고 잘막하게 설어서 토란대나물과 같은 방법으로 만들면 이것도 아주 부드러워 노인분들 드시기에 좋은 찬거리입니다.
건지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새우살이나 조개살을 넣어 조리 하시고 육수도 넉넉하게 부으면 국물 대용으로도 좋습니다.
머위도 토란대와 마찬가지로 추어탕이나 오리탕 끓일 때 넣으시면 아주 잘 어울리는 부재료이지요.

내일이 중복입니다.
기온은 높지만 날씨는 청량합니다.
휴가철은 다가왔고 지출은 늘어나고...
저렴한 비용으로 만드실 수 있는 색다른 음식이 무었일까 고민해보시면 해답은 아주 가까이에 있습니다.
복더위 잘 이겨내시고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이 여름을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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