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의 입증책임>



취업은 인생의 가장 큰 경험이자 성인으로서의 시작이다. 요즘의 취업시장을 보면 과거보다 더욱 복잡하고 그 과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기업에서 22년간 인사 및 채용담당 그리고 임원으로 근무했던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최근의 취업시장은 과거보다 정교한 취업 프로세스와 다양한 역량을 요구하고 있다.

인재를 채용한다는 의미는 해당 기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상당히 신중하면서도 많은 노력과 관심을 쏟아야 함을 의미하며 소위 미래의 해당 기업을 책임질 주인공을 뽑아야 하는 중대한 과정이라 하겠다.



취업준비생들의 입장은 더욱 복잡하다. 자신이 구체적으로 원하는 JOB 즉 직무를 명확히 판단하여 자신의 평생을 좌우할 수 있는 사회에 디디는 첫 걸음이기에 신중하게 더 많은 지원 기업에 대한 정보와 직무에 대한 정보가 중요하다.

직무는 흔히 JOB이라고 하지만 개인입장에서 보면 평생의 자신의 먹거리 즉 전문성을 쌓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이다.

자신의 인성과 적성에 맞는 정확한 직무를 선택하지 못하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허비하게 되는 만큼 자신의 삶의 가치 또는 우선순위를 사전에 분석해 보고 원하는 직업 즉 직무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하겠다.

요즘 기업의 직무들이 과거보다 많이 상세해 지고 구체적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을 보면 취업준비생들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해당 직무에 대한 이해와 그 직무에 맞는 요구항목(Requirements)들을 이해하고 스스로가 그 요구항목을 겸비하고 있는지 판단해 보아야 한다.



많은 젊은이들 또는 취업준비생들과 강의나 상담을 하다보면 취업에 대한 열의나 열정은 높은데 구체적으로 자신이 어떤 직업 즉 직무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취업을 위해 기업이 원하는 스펙들을 충실하게 준비하는 젊은이들은 참으로 많다. 영어, 어학연수, 동아리활동, 공모전, 인턴경험, 자격증 등등..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과연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자 하는 미래직무 즉 직업에 필요한 것들인지 깊이 있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분들의 이력서와 자소서를 보다보면 때론 판에 박힌듯한 용어와 자격증 그리고 비슷한 스토리의 내용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느낀다. 흡사 비슷한 대필을 받아서 쓴 자소서인양 동아리활동, 공모전, 어학연수 등의 내용을 보다보면 정말 이분들이 경험한 경험들과 거기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이리 동일하고 같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결국 기업에서 보는 부분도 어차피 비슷한 스토리의 스펙을 가진 바에야 상위권학교 학생들을 채용했을 때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기업의 인사 채용 담당자들이 이런 안전한 방법으로 채용을 진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원자들은 자신의 삶에서 나오는 객관적인 경험, 구체적인 배움, 그 경험과 배움이 지원한 미래직무에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 지원 기업에 증명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소송법상 입증책임이라는 용어가 있다. 취업의 과정이 직접적인 법률관계는 아니지만 지원자들은 자신의 지원 직무에 적합한 인재라는 것을 해당 기업에 입증할 책임이 있다. 그 결과가 합격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채용방식이 시대와 환경에 따라 빠르게 변해가지만 변하지 않는 한 가지는 언제 어디서나 좋은 인재, 자신을 잘 알고 준비한 인재는 환영받는다는 것이다.

당장의 현실만이 아니라 조금 먼 미래를 위해 우리 각자 삶에서 우러러나는 스펙을 준비하면 어떨까? 시대는 바뀌어도 바뀌지 않는 각자의 삶의 가치나 소중한 것을 직무와 연결시켜 어필하는 현명함이 필요한 시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