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본에서의 제 이름은 시즈코입니다..
오십대 초반의 여성이다. 30대 초반 첫 번째 결혼을 하고 30대 후반 이혼을 하였다. 몇 년 뒤 일본으로 건너가 나이 40대 중반 나이에 현재의 남편과 재혼을 하였다. 돈을 벌기위해 나름 여러 장사를 해 보았지만 이미 수억을 까먹었다고 하였다.



두 번째 남편은 일본인이다. 남편이 나에게 못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은 그냥 보기만 해도 싫다고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에 있을 때 남을 믿고 서준 보증(保證)이 문제가 되어 현재 송사(訟事)에 휘말렸다고 하며, 제 팔자는 왜 이런지 모르겠다며 정말로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라고 탄식을 한다.
명국(命局)을 간평해 본다.

남자없는 명(命)이라 결혼은 선택이요 여간한 궁합이 아니면 이혼은 필수이다. 30대 초반에 잠깐 나타난 인연(因緣)을 내 인연이라 생각하고 결혼을 하였지만 두 명의 아들을 두고 첫 번째 이혼운의 시기인 30대 후반 기어코 이혼을 하고 만다.

40대 중반의 나이를 넘자 숨어 있던 관(官)이 나타났다. 인생을 90세로 보았을 때 인생 후반(後半)의 관은 여자에게는 취미(趣味)의 자리요 직업(職業)의 자리이며 애인(愛人)의 자리다. 굳이 결혼을 선택 했을 때는 어떠한 목적이 있을 것이다. 일본 영주권(永住權)을 받기 위한 결혼이었음을 털어놓는다.



두 번째 결혼을 하였다고 하는 시기는 유감스럽게도 두 번째 이혼 운의 시기였다. 남편이 나에게 못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은 그냥 보기만 해도 싫다고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기인한 것이다.
무엇이 이 여인의 삶을 꼬이게 하였을까.

인생의 길이란 길은 온통 살(殺)과 형(刑)으로 연결되어 있다. 살과 형이란 일종의 지뢰밭을 말한다. 지뢰를 잘 못 건드리면 폭발을 한다. 터지면 최소한 중상(重傷)이다.

이러한 명국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폭발 전문가가 되거나 아니면 어떠한 폭발에도 견딜 수 있는 강인(强忍)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태생은 물속에 있는 흙의 모습이라 강인함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자칫 생의 존재감마져 위태로워 보인다..

강인함을 만들고 전문가가 되기 위한 방법은 왕(旺)한 학문자리를 사용함이 중요한데 모양은 흉(凶)하고 안정감마저 없으니 그토록 하고 싶었던 공부였건만 부모님의 도움은 그림 위의 떡이었다. 전문가의 직업이란 생사(生死)여탈(與奪)권을 다루는 직업을 말한다.



스스로가 살(殺)과 형(刑)에 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그 몫은 고스란히 삶의 풍파(風波)로 나타난다. 귀(鬼)가 때리면 당할 수밖에 없고 형(刑)이 오면 받칠 수밖에 없다.

인생은 당연히 안정되지 못하고 매 순간 겪고 있는 여러 풍상(風霜)들은 마치 준비하지 않는 자에게 책임이라도 묻는 듯 그저 가혹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했던 이유는 아(我)의 자리가 생문(生門)이라 삶의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음이요, 역시 함께 한 자식(孫)의 자리 역시 길(吉)문이라 자식을 봐서라도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강(强)하였음이다.
“ 살(殺)과 형(刑)이라는 말은 잘 모르겠지만 왠지 저에게는 숙명(宿命)이라는 말처럼 들립니다.. 결혼 생활도 순탄하지 못하고 살아보겠다고 했던 장사들이 안되었던 것은 다 타고난 팔자와 다른 일을 했기 때문이었던 거였군요..”

“ 사실 몇 일 뒤에 큰 아들의 결혼식을 마치면 일본으로 돌아가 다시 새로운 장사거리를 알아보려 했는데 말씀을 듣고보니 다시한번 고민해 봐야 할것 같습니다..
“ 힘들겠지만 내년까지 이러한 흐름이 이어집니다. 하시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한 번 더 신중히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

“ 이 흐름이 끝나면 다행히 잠시 숨을 고르며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기가 옵니다..”



숙명(宿命)은 뒤에서 날아오는 짱돌이요 운명(運命)은 앞에서 날아오는 돌이라고 하였다.

뒤에서 날아오는 돌은 뒤에 눈이 달리지 않은 이상 피할 수가 없다. 그러나 앞에서 날아오는 돌은 다르다. 정신을 차리고 방향을 알면 피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숙명과 운명의 차이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예이다.

누구나 자신의 숙명(宿命)을 아는 순간 그것은 운명(運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