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2020년. - 세상 지배자













태양은 하루 종일 구름 속에 갇혀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고, 구름은 허공을 벗어나지 못했다. 허공은 바람의 흐름을 차단했기 때문인지 무지 무더웠던 날이었다.



지도자 청백나비는 숲속에 활기를 주고, 행복한 나비 세상을 만들기 위해 밝고 맑은 기운을 모았다. 새들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꽃과 나비가 있는 곳이면 바로 찾아가는 대담한 비행을 했다. 그런데, 오늘은 배가 물컹거리고, 날개는 따끔거렸다. 평소와 다른 느낌이었다. 뭔가 비행에 방해를 받는 다는 생각으로 연결되자 덜컹 겁이 났다.



청백나비가 주저하는 사이에 겹눈에 하루를 예언하는 영상이 잡혔다.

<기울어진 팽이가 바로 서려다 쓰러지는 운세. 지축은 흔들렸지만 바로 서지 못한다. 영혼의 올림픽이 서울에서 열리고, 새로운 세상이 오는 줄을 모르고 말세를 입에 담는 자는 먼저 죽고, 원인 모를 전파에 무기는 녹고 터지고, 핵은 분해되어 동굴 속으로 숨는다. 다급해진 인간은 생지(生地)를 찾지만 생지는 지상 공간이 아니라 신이 보호하는 공간임을 깨닫지 못한다.>



<칼날과 칼집이 서로 싸우는 운제. 칼을 든 자들의 합법적 폭력도, 펜을 든 자들의 이론적 비판도, 분해하고 계통을 세우는 과학도, 선한 자의 눈물도 신을 통하지 않고서는 먼지 하나 분해하지 못한다. 그냥 신에게 매달리는 자들은 구원받지 못한다. 세상을 밝히고 세상을 이끌자는 진리를 알고 진리를 실천하는 자, 서로 간섭하지 않고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 소임을 다하는 자, 맑은 물과 맑은 공기 접하며 호흡을 수련하는 자, 귀와 눈을 열고 천상의 소리를 듣는 자, 새로운 날을 위해 마음을 닦는 자가 새로운 세상을 열리라.>



청백나비는 ‘기울어진 팽이가 바로 서려다 쓰러지는 영상’을 아직도 탈바꿈 세상이 될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을 했고, ‘칼날과 칼집이 서로 싸우는 영상’ 을 저마다 자기 이익을 위해 서로 다투면 서로가 살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을 했다. 그동안 나비 세상을 보고 읽는 눈들이 달라도 서로가 살 수 있었던 것은 서로를 모르고 각자의 위치에서 꽃들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이제, 보이지 않는 연결 기운에 의해 서로를 알게 되면서 서로를 미워하고 다투게 되었다.



지상의 생명의 색깔들은 다양했다. 하루의 양식을 얻기 위해 100개의 꽃을 찾는 나비가 있으면 거미줄을 쳐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독거미도 있고, 세상의 오묘함을 알 수 없지만 진리의 세계를 향하는 나비와 보이는 꽃마저 부정하는 나비들도 있고, 꽃들의 사랑을 돕는 꿀벌이 있는 반면 전자파로 벌들의 숫자를 줄여서 꿀을 독차지하려는 박쥐가 있다.



청백나비는 그동안 감각으로만 느꼈던 악마들이 실제로 존재하고, 악마의 우두머리는 시방 새라는 것을 직감으로 알고 소름이 끼쳤다. 하늘 기운을 확신하지도 못하면서 하늘 기운으로 나비 세상을 지배하려는 시방 새들은 벌과 나비들에게는 위협적인 적이었다. 청백 나비는 숨어서 곤충 지배를 꿈꾸는 시방 새를 이기려면 영혼을 챙기고, 나의 의지로 자유 비행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을 하고 명상에 잠겼다.




‘그동안 나를 움직인 것은 무엇인가? 금빛나비의 조언>나의 생존의지> 나비들의 희망이 되겠다는 꿈> 영적 에너지> 꿀에 대한 본능> 꽃들의 사랑을 돕기 위한 이성> 나비 현상에 대한 다양한 기억> 위험을 피하려는 위기의식> 순으로 정리가 되었다. 나는 그동안 다양한 활동을 했다. 그런데, 그 무엇이 지도자인 나를 조정하려고 한다. 이럴 때 금빛나비라도 곁에 있으면 두렵지 않을 텐데, 영상이 보인다. 정도와 사도가 짝을 짓고, 박쥐가 꽃과 꿀을 독차지 하고, 시방 새가 허공을 장악하여 모든 곤충들이 새들의 먹이가 된다. 숨어서 곤충 지배를 꿈꾸는 시방 새를 이기려면 영혼을 챙기고, 영혼의 힘을 전파하여 함께 대응해야 한다.’



청백나비는 명상을 끝내고, 시방 새의 지배 음모를 알리고, 금빛 나비가 주문한 영혼의 행복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차게 비행에 나섰다. 죽어가던 금빛 나비의 모습이 아른거렸고, 날개가 어떤 전파의 힘에 의해 떨린다는 기분, 기운이 서서히 빠지는 느낌이 들면서 허망하고 답답한 기운이 몰려왔다. 중심을 잃고 바위섬으로 추락했다. 추락하면서 칼바람에 날개가 갈기갈기 찢어졌다. 청백의 날개는 더 이상 날개가 아니었다. 물을 먹은 휴지처럼 형상을 잃었다. 시간이 흘렀다.



바위섬, 모래 바닥, 민들레 꽃, 그 위에 청백나비가 있었고, 시방 새가 다가왔다.

“청백, 넌, 나비주제에 너무 많은 것을 안다. 시방 새의 곤충 지배 계획을 알아버린 너를 살려둘 수 없다. 이왕 죽을 운명이니 나의 정체나 알고 죽어라. 부시, 오버, 칼 센 말벌도 내가 필요해서 지도자로 만들었고, 내가 통제를 했다. 전자파로 벌들을 죽인 것도, 나비 세상의 이상한 징조들을 기상이변으로 관심을 돌린 것도 나였다. 내가 숲속 운용의 숨은 주체였단다.”

“새님, 그런데 왜 저를 죽여야 하나요?”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하지 못한다. 난, 하늘 기운을 어렴풋이 아는 나비들의 대부가 되어 그들을 조정하고 지배하고 싶었는데, 하늘 기운을 제대로 아는 네가 나의 큰 사업을 방해할 게 분명하다. 너를 죽여야 하늘 기운을 내 편으로 갖고 올 수 있고, 내 방식으로 하늘 기운을 펼 수 있지. 너를 죽이기 전에 하나 묻겠다. 정말로 하늘 기운을 느낀 적이 있나?”

“네.”

“하늘 기운을 어떻게 느꼈느냐? 구체적으로 말하면 살려주마.”

“전, 금빛 나비를 통해서 하늘 기운을 알게 되었고, 나를 비우고 버리는 순간에 하늘과 하나 되는 기운을 느꼈지요. 사심이 있을 때는 날개의 힘은 생겨도, 영성은 생기지 않았지요. 하늘 기운은 절대적으로 믿고, 받아들이는 순간에 불현듯 찾아오지요.”

“난, 하늘 기운을 믿는데, 하늘 기운을 한 번도 느끼지 못했다.
   그냥 느낀 척만 했지.”

“하늘 기운이 있다는 것을 알더라도, 어떤 목적과 계산을 하면 하늘 기운은 응하지 않지요. 하늘 기운은 전체를 내려다보면서, 하늘 기운을 알면서도 사랑을 나누지 않고, 누굴 지배하려고 하면 하늘 기운은 응징을 하겠지요.”


“청백, 너를 응징하려다 배우는 꼴이 되었다. 고맙다.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힘이 아니라 서로를 살리려는 기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전자파로 너의 비행을 방해했는데 이제 멈추겠다. 이제 날개를 회복하고 나비 세상을 더 평화롭게 했으면 좋겠다.”


# 2011년 12월 7일 이후로 중단했던 나비 이야기를 지금의 현실과 미래를 접목시켜서 마무리 짓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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