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디자인 투자 비용 증가와 기업의 매출/수익 증가가 비례관계를 가진 등식으로 성립될 수 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물론 여기서 간과해선 안될 것이 리스크이다. 디자인 투자비용 대비 디자인 매력도가 높지 못할 경우에 발생할 기회비용 상실의 리스크인 것이다. 하지만 리스크 없는 기회란 것도 없다는 점에서, 기업에서 디자인 투자 비용은 충분히 수용 가능한 리스크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왜냐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기회비용인 셈이니까.

기업에서 기대없는 투자는 없다. 투자대비 매출 상승분이 상회해야만 한다. 디자인에 투자했지만 마케팅이 공을 가져간 경우가 있을 것이다. 즉 디자인이 마케팅의 도구가 된 셈인데 이는 디자인 산업의 성장이라기 보다 마케팅 영역의 확장이라고 봐야 옳다. 반대로 마케팅의 공을 운좋게 디자인이 가져갈 수도 있다. 굿 디자인은 아니었지만 마케팅의 선전으로 인한 경우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디자인 투자는 제품에만 이뤄지는게 아니다. 업무공간의 디자인 투자도 있고, 기업의 브랜드와 대외적 이미지에 대한 디자인 투자도 있다. 하지만 이런 모든 디자인 투자는 각기의 성과를 기대한다. 업무효율성이나 생산성 증대를 기대하거나, 대외적 호감과 선호도를 증대시키는 기대를 하거나 등 기대없이 이뤄지는 투자는 없다. 

디자인이 기업의 성패를 가늠하고, 시장을 쟁탈하고, 매출을 확대시키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우선 디자인의 마케팅적 중요성은 미국 자동차 메이커의 시장 쟁탈 과정에서 그 중요성이 처음 입증되었다. 1927년 포드사는 슬론 회장이 주도한 GM의 전략에 굴복해 생산을 중단했다. 포드사가 소비자와 시장의 요구를 무시한 반면 GM은 이를 적극 반영토록 노력했다. 당시 GM의 전략의 핵심으로, 첫째는 브랜드와 디자인의 다양화이며, 둘째는 매년 모델(디자인)의 변경이다. 현재는 거의 모든 자동차 회사가 채택함으로써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는 전략이지만 그 당시 포드사에게는 치명적인 손실을, GM에게는 막대한 수익을 불러온 것이다. 

디자인 개선으로 매출이 확대된 국내 기업의 사례를 두 가지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삼성전자의 보르도TV이다. 와인 잔을 형상화한 삼성전자의 ‘보르도TV’는 와인 잔의 부드러운 선과 고상한 분위기를 차용한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았다. 화면 속에 구현되는 영상이라는 면에서만 텔레비전에 접근한 것이 아니라 텔레비전이 놓여 있는 공간과 끈 상태일 때의 역할에 주목해 접근했던 것이다. 유럽과 미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모은 보르도TV는 출시 1년 만에 전 세계적으로 500만 대 이상이 팔리는 베스트셀러 상품이 되었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TV 사업을 시작한 지 34년 만에 처음으로 LCD TV 판매 세계 1위에 올랐다.
처음 출시되었던 엔유씨(NUC)전자의 가정용 요구르트/청국장 제조기는 기능에 비해 디자인이 조악했었고, 시장에서의 반응도 별로였다. 디자인을 개선한 이후 15개월 동안 매출이 12.8억 원에서 161.2억 원으로 1,257퍼센트나 증가했고, 2005년도 한국디자인진흥원의 디자인경영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같은 기능에 같은 기술이지만 디자인을 개선해 감성적 만족도를 높이자 폭발적인 수요가 일어난 것이다.

산업자원부가 '05년부터 '07년까지 디자인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한 923개 기업 중 조사에 응답한 650개 기업에 대한 성과분석 결과에 따르면, 디자인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업체당 평균 매출액이 58.1%, 수출액이 89.4%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어, 디자인투자가 기업의 성장과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디자인투자는 업체당 평균 3천4백만원으로, 디자인투자액 대비 매출은 약 26배, 수출은 16.3배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고용측면에서도 디자인개선으로 인한 매출확대 등의 영향으로 디자인개발 직전 업체당 평균 44.7명의 고용이 디자인개발 이후 59.2명으로 증가하여 업체당 8.2명의 신규 고용창출 효과를 보였다. 결국 디자인에 ㅌ자하면 매출이 오르고, 기업의 새로운 기회도 만들어지는 셈이다. 물론 디자인에 대한 맹신을 하자는 것은 절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디자인은 가장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라는 사실이다.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www.digitalcrea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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