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 인터넷 포털의 부동산 토론방에 올린 글의 일부랍니다. 자신을 20대라고 소개한 이 누리꾼은
"앞으로 주택 구입은 절대 고려치 않겠다"며
기성세대에게 "그 대출 왕창 낀 집 폭탄을 가지고 장렬히 자폭해 주시면 된다"고 경고를 했습니다.
이 글은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반나절 만에 조회수 1만5천여 개와 17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고 합니다.
최근, 집은 있으나 그 집으로 인한 대출로 인해 가난을 면치 못하는 이른바 [하우스푸어(House Poor)]가 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하우스푸어’의 대부분이 현재 30~40대 입니다. 위의 20대 누리꾼의 말처럼 자폭을 할 수 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세대라고 할 수 있죠.
그들의 바로 앞 세대가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한 것을 보며 그대로 따라갔다가 된통 당했기 때문이죠. 의도는 좋았으나 시대의 흐름을 못 읽었던 거죠.
요즈음 뜨고 있는 단어 중에 [누보리치(Nouveau Riches)]라는 것도 있습니다. ‘신흥부자’를 의미하죠
이들은 부동산으로 자산을 일구어온 기존의 부자와 달리 금융자산으로 자신의 부를 축적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올 들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누보리치’가 15만명에 육박해 5년 사이에 60%나 늘었다고 합니다. 이들의 총 자산을 합하면 자그마치 450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2011년 하반기 중 출시할 헤지펀드 시장에 대한 기대도 큽니다. 1인당 가입한도가 5억원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가입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 자금시장에서 가장 큰 고객들 중의 하나로 PB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들 PB가 바로 ‘누보리치’를 상대로 자산관리를 해주기 때문에 자금시장에서는 연기금이나 기관투자자만큼이나 큰 손으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가계부채 900조원의 늪에 빠져 있는 ‘하우스푸어’와 정반대에 서 있는 사람들이죠.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금융자산으로 부를 축적하고 있는 이들 ‘누보리치’의 연령도 대부분이 30~40대라는 겁니다. ‘하우스푸어’의 연령대와 비슷하죠.
신조어는 사회현상을 반영하게 마련이죠.
‘하우스푸어’와 ‘누보리치’ 라는 두 신조어를 볼 때
우리 사회의 주축인 30~40대들의 ‘양극화’를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