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감성터치 - 매발톱의 넘치는 사랑


매발톱 꽃

매발톱 꽃 이름은 꽃잎을 싸고 있는 꽃뿔이 매의 발톱처럼 구부러져 붙여진 이름이다.  꽃은 꽃뿔 안에 있으며 꽃뿔이 꽃을 보호하는 모양새다.  꽃이 아래를 향하고 수줍은 듯이 핀다.  그런데 꽃이 질 때가 가까울수록 고개를 높이 치켜들어 자신을 뽐낸다.



번식력과 생명력이 매우 강하다.  꽃과 줄기는 다 말라 없어지고 새싹이 새로 돋아나 한 겨울 영하 15도에서도 얼지 않고 그대로 버텨낸다.  씨앗으로 번식한다.  흥미로운 것은 꽃이 지고 씨앗을 맺은 후 하늘을 치켜본다.



며칠 전 아들이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  필자는 학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안심에 한편으로 반갑기도 했다.  문제는 아들의 상태다.  표현은 안하지만 밥을 먹지 않는다.   그만큼 이별이 힘들어 보인다.



‘부모는 이럴 때 어떻게 해주어야 할까?’,  ‘어떻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  ‘어떤 말이 위로가 될까?’는 생각이 든다.  좋은 엄마가 되는 길은 참으로 멀고 험한 것 같다.  그래서 필자가 모범 답안 몇 가지를 만들어 보았다.


“야! 시간이 약이야.  좀만 참아봐!”

“힘들어? 그럼 무조건 미안하다고 빌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아!  괜찮아!”

“인생이 다 그런 거야.  만나면 헤어지고 또 새로운 인연이 생기기 마련이란다.”

“이참에 친구들과 여행을.”



필자는 이즈음해서 매발톱, 이름 그대로 <매의 발톱>이 연상되는 ‘솔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매목 수리과에 속하는 솔개는 평균 수명이 40년이다.  그런데 70년까지 사는 장수솔개가 있다.  대부분은 노화된 발톱과 부리, 퇴화된 깃털로 인해 더 이상 먹잇감을 잡지 못하고 죽기를 기다리는데 장수솔개들은  살기위해 스스로 새롭게 정비(?)를 한다.



그 방법은 이렇다.  먼저, 가슴에 닿을 만큼 길게 자란 부리는 바위에 쪼아 새 부리가 나게 한다.  사냥을 할 수 없는 발톱은 부리로 뽑아 버린다.  그리고 무겁고 두툼해진 깃털은 뽑는데 6개월이 지나면 새 깃털이 돋아난다.  결국, 장수솔개의 장수비결은 부모에게서 타고난 몸을 떠나 엄청난 고통과 회복의 시간을 거친 후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자녀도 마찬가지다.  자녀가 힘들어 할 때 부모가 함께 고민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기준과 선이 필요해 보인다.  아무리 자녀를 사랑한들 언제까지나 함께 해 주거나 자식의 인생마저 대신 살아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부모는 자녀에게 충분히 고민할 시간과 직접 해답을 찾도록 기다리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만약 ‘부모의 역할이 어디까지일까?’고민이 있다면 <왜, 매발톱 꽃이 꽃뿔에 둘러 싸여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그 모양이 마치 어린 꽃잎을 보호해야 할 때라며 지키고 있는 부모와 같다.  그러나 그것은 꽃뿔만의 생각일 뿐.  곧, 매발톱 꽃이 꽃뿔을 제치고 하늘 높이 자신을 드러낸다.  그것이 자녀다.  ©이지수



야생화 감성터치 - 매발톱의 넘치는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