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00하면 안돼!”
“절대 000 먹지마”
“절대 00와 어울리지 마!”

절대라는 말 일상에서 참 많이 쓴다. 강력한 문구지만 부담스럽다. 지나친 강제성을 띠고 있고 마치 찍어누르는 듯한 수직적 표현으로 친근감이 전혀 없어서다.

절대 ~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네버리즘(neverism)이라고도 하는데 이 역시 남발하는 부작용이 있다. 더구나 우리 일상에는 절대지침이 너무 많아 숨이 막힐 지경이다.

절대 누구든 믿지마라.
절대 비밀을 누설하지 마라.
절대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마라.
절대 남들 앞에서 직원 혼내지 마라 등등

네버리즘을 역설적으로 표현하여 관심을 끌기도 한다.

절대 영어공부 하지마라.
절대 승진 하지 마라.
절대 아부하지 마라.

절대라는 말은 인간관계도 삭막하게 만든다.

‘절대 친한 친구라도 돈 거래 하지 마라‘라는 말에서는 뭔지 석연찮음이, ‘절대 증거를 남기지 마라’라는 말에서는 뭔가 이면관계라는 개운하지 못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영국의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도 이러한 것을 알았는지 인생의 좌우명을 ‘절대라는 말을 절대 하지 않는다’로 삼았다고 한다. 절대라는 강력한 수식어와 같은 도장을 찍는 행위는 어느정도 보류 하도록 하자. 차라리 단순한 금지조항을 만들어 의무가 아닌 권장사항으로 해야 더욱 지키려는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

국내 굴지의 L기업에서는 리더들이 회식할때 금지 해야할 3가지를 강력하게 규정하였다.

1. 절대 회식장소 마음대로 정하지 말것
2. 절대 회식자리에서 일장훈시 하지 말 것
3. 절대 술잔 돌리지 말것



좋은 내용인데 무슨 포고문처럼 쓴다고 잘 지켜질까?
아마 앞의 역설적 표현으로 받아들여 더 하려고 할지 모른다.
반대로 어느 유망한 중견기업에서는 ‘금지 리더십’을 사내에 이렇게 공지했다.

1. 대기업처럼 운영하기
2. 독불장군 되기
3. 끈기와 치열함 상실
4. 여러마리 한번에 잡으려 하기

이것을 ‘절대 대기업처럼 운영하지 마라’ 식으로 표현했다면 내심 반발감이 깃들지 않았을까?

절대라는 말을 오용하지 말라. 스스로 절대의 늪에 빠져서 정신을 못차리게 된다. 절대라는 말을 쓰는 권한은 오직 절대 강자나 절대 고수에게만 부여해 보는게 어떨까.

다가오는 연말연시 절대라는 말 하지 말고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