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올 때 노 저으십시오!"




“목사님, 진짜 <운명>이 있을까요?”

“?”

“너무나 건강한 남성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는데, 그 이유가 과음을 한 후, 목이 말라 물병인줄 알고 마신 것이 농약이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까요? 정말 운명이 있나 봅니다. 소문에 의하면 그 분이 오래전에 점을 보았는데 조심하라고 … 정말 운명은 결정되어있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운명이라기보다는 <부주의>입니다.”

“헐”



저는 <인상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관상을 통해 앞으로의 <운명>을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요청이나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도 속 시원히 정답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특별한 영력(?)이 없습니다. 오직 학문으로 알기에 되도록 긍정적이고 성취지향적인 <성공학> 관점으로 답변을 드리는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입니다.

“대표님! 제가 <경력>도 많이 쌓았고 이제 이 일을 그만하고 싶어요!”  “저는 이 일이 원래 제 <꿈>이 아니었어요. 지금이라도 제 꿈을 도전해도 될까요?” “이 직장에서 할 만큼 했고 인정도 받았는데, 다른 직장으로 <이직>하고 싶습니다.” 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운명이 궁금해 점술가와 역술가를 찾는 것 같습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광어>라는 어종이 있습니다. 광어는 양쪽 눈이 왼쪽으로 몰려 있습니다. 광어 눈은 태어날 때는 양쪽에 반듯이 있고, 다른 물고기와 마찬가지로 해수면 가깝게 헤엄칩니다. 그런데 성장하면서 삶의 터전을 바닥으로 옮기면서 눈이 한 쪽으로 몰린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광어는 대부분의 시간을 바위틈이나 바닥에 배를 붙이고 사는데, 아래에서는 공격할 게 없으니 위만 바라보면서 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혹시 광어의 눈처럼 지금 일하는 곳에서 다음 운명을 기대하며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어 보입니다. 그것은 지금의 일터와 가정 그리고 우리가 만난 사람들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의 경력도 내가  하는 일과 일터를  통해 쌓였고 꿈도 다시 찾게 된 것입니다. 이직마저도 지금 여기서 내 업무가 익숙해졌기 때문에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네 세상살이에는 ‘잃고 나면 소중한 것들’이 참 많습니다. 흔히 건강과 돈과 명예를 꼽습니다. 그러나 오늘 저는 <일과 일터> 그리고 <사람>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모릅니다. 그건 하늘에 계신 신께 맡겨두고 우리는 땅위에서 지켜야 할 소중한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것이 지금 여러분이 하는 일과 일터, 그리고 여러분의 사람들입니다. 어쩌면 이 세 가지가 다음 우리 운명의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물어오는 질문에 한결 같은 저의 답변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의 운명이라는 건 ‘바람 앞의 호롱불’이기에.

“물 들어올 때 노 저으십시오!”   ©2015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