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화의 매트릭스로 보는 세상] 글로벌 무역전쟁, 미국의 위기와 중국의 불투명함
글로벌 경제가 위기에 처해있다. 그리고 그 위기는 지구상 경제가 가장 큰 두 나라인 미국과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한 쪽은 너무 많은 위기를 만들어내고 있고, 한 쪽은 전혀 위기가 아닌 것처럼 보여서 문제이다. 이는 미국을 모든 사람이 쳐다보고 있고, 또한 개방된 사회적 분위기가 미국 사회의 위기를 다양하게 분석하고 심지어 정책의 실수가 비판의 재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중국의 문제점은 정보 공개가 거의 이루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문제점이 내재되어 있고, 커가고 있지만 이를 드러내놓고 공개. 비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미국-중국 간의 경제 전쟁에 관한 언론의 기사를 보면 두 나라에서 나오는 자료에 대하여 동일한 잣대를 가지고 평가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중국의 정보에 대하여는 그 정보의 사실 여부를 먼저 검증한 뒤 기사화하여야 하지만, 중국의 정보는 오류 또는 감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보도한다. 이는 독자들에게 같은 정도의 정보를 언론사가 가지고 공평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인식을 주게 된다.

미국은 대통령, 의회, 법원 등의 체제를 통해 정치적인 분리와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많은 경우 정책 결정과정이 공개되어 있다. 또한, 미국의 기업들도 보고서 및 회계 정보 등을 공개한다. 반면 중국은 단일 당 지배 체제를 갖고 있으며, 중앙정부가 강력한 권한을 행사한다. 중국의 정치적 분리와 균형은 상대적으로 약하며, 정치 결정 과정이 불투명하게 이루어진다. 중국의 기업들도 대부분 정치적으로 지도되며, 외국 기업에 대한 정보 제공이 제한되고 있다.

한 쪽은 모든 것이 문제가 되는 문제가 있고, 한 쪽은 아무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두 체제의 이러한 양극성은 쳐다보는 사람, 언젠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국가들에게 잘못된 정보와 판단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극단적인 정보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우선 우리에게 제공되는 정보의 신뢰성을 의심해야 한다. 과장되거나 감춰지지는 않았는 지를 면밀히 확인하고 검증해야 한다. 과장된 문제점과 감춰진 문제점은 심각한 오판을 하게 한다. 미국과 중국의 투명성은 크게 다르다. 미국은 투명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기업들의 회계 정보와 보고서가 공개된다. 하지만 공개된 정보의 정보는 대부분 쓸모가 없는 잡음의 증폭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은 투명성이 부족하고, 기업들도 정치적으로 지도되어 외국 기업에 대한 정보 제공이 제한된다. 다만, 정부에서 제공하고자 하는 정보만 일반에게 노출되고, 널리 알려진다.

이제 점점 격해지는 미-중 간의 무역전쟁은 양국간의 경제 전쟁을 넘어선 글로벌 총체적인 싸움으로 넘어가고 있다. 어차피 두 나라 간의 화합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 이유로는 두 나라가 세계를 보는 근본적인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적절한 판단을 하여 이익의 최대한과 피해의 최소한을 갖기 위한 판단력 훈련을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초강달러시대, 돈의 흐름' 저자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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