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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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 부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직장인에게 조직문화부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묻는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50대 이상의 평생직장 개념이 강한 직장인은 조직문화는 정신적 측면을 강조할 것이다. 신뢰, 로열티, 근면과 성실, 도전과 열정 등과 같은 가치가 중심이 아닐까? 이들의 생각 속에는 삼성의 합리와 경쟁, 현대의 도전과 실행, LG의 인화가 자리잡고 있다.

MZ세대에게 조직문화부서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물으면, 워라밸 중심이 되지 않을까?
안전하면서도 편안한 작업 환경은 기본이다. 유연 출퇴근, 주 52시간 근무, 재택 근무, 자율 복장, 주4일 근무, 4조 2교대, 층마다 직원 휴게실 마련, 안식월 및 안식년 운영, 수평 조직을 강조하지 않을까?

2년 전부터 월간 인사관리에 ‘HR만평’을 기고하고 있다. 채용, 조직, 승진, 평가, 보상, 인재육성, 조직문화, 노사관계 등 기업 HR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 2년 동안 기업의 조직문화 활동은 크게 3분류로 찾아볼 수 있다. 유연 근무, 소통 활성화, 근무환경 개선이다. 유연근무로는 재택근무, 출퇴근 시간, 안식 휴가, 4조 2교대가 화두이다. 소통 활성화로는 직급체계 단순화와 호칭 변경, 수평문화, 주니어 보드, 회의 문화 개선 등이 이슈이다. 근무환경 개선은 개인 공간을 없앤 열린 사무실, 휴게실, 음료 및 간단한 다과 마련, 건물 내 다양한 편의 시설, 경쟁력 있는 직원 식당, 복장 자율화 등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러한 조직문화 활동 결과가 어떤 가치와 성과를 창출할까? 긍정적 측면도 있겠지만, 부정적 측면도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는 보상이 전부가 아니다. 지방에 위치한 제조업 중심의 중소기업 건물과 사무실에서 근무하다가, 수도권에 위치한 대기업 본사 건물과 사무실을 방문하면 무슨 생각이 들겠는가?

복리후생 측면의 시혜성 조직문화가 큰 물결이었다면, 이제 조직문화의 커다란 물줄기를 ‘조직 혁신’으로 가져가면 어떨까 생각한다.

조직 혁신 차원의 조직문화 활동

A회사 조직문화팀의 주 업무는 3가지이다.
첫째, 전사 조직문화 진단을 통한 실태 파악 및 사업부별 개선 이슈 도출과 실행이다. 매년 조직문화 진단을 실시하고 전사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업부 단위의 보고서를 작성해 사업부장과 전 팀장이 참석한 가운데 설명하고 이슈를 도출하게 한다. 1년 동안 이슈에 대한 실행을 통해 조직 문화 개선 활동을 추진한다.
둘째, 월별 CEO지시에 따른 핵심 이슈 레포트 작성이다. 특정 직무, 부서, 인력에 대한 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CEO에게 보고한다. CEO의 지시가 없으면 조직문화팀이 이슈를 찾아 진단하고 보고하고 있다. 처음에는 CEO의 지시사항이 많았으나, 요즘은 자체 이슈 도출에 의한 보고가 더 많아졌고, CEO의 관심이 더 높아진 상태이다.
셋째, 전사 변화 전도사의 선발과 육성, 활동이다. 임원 단위의 변화 전도사를 통해 자체 조직문화 이슈를 도출하고, 단위조직별 조치가 불가능한 프로젝트의 경우 전사 차원에서 개선을 추진한다. 변화 전도사들은 입사 10년 이상의 조직내 영향력 있는 팀원이며, 업적과 역량을 고려하여 임원의 추천으로 선발된다. 3일의 교육을 실시하고 1년 임기의 임명장을 CEO가 직접 수여한다. 매월 조직문화팀이 주관하는 세미나에 참석해야 하며, 과제는 전사 과제와 부문(실) 과제로 나누어 매월 보고서를 작성한다. 조직문화팀은 변화 전도사의 활동을 매월 CEO에게 보고하며, 분기별 실시를 실시하고 반기별 시상을 실시한다. 활동이 미흡하고 결과가 좋지 않은 부문(실)에 대해서는 조직문화팀이 직접 내부 컨설팅을 실시한다. 변화 전도사 육성 측면에서 조직문화팀은 목표 설정, 갈등관리, 협상, 회의 운영, 설문 구성, 인터뷰 기법, 보고서 작성 등의 교육과 매뉴얼을 만들어 제공한다.


조직문화의 바람직한 모습과 전략, 방안을 수립하는 것은 주관 부서와 CEO의 의사결정 사항이다. 어떤 모습과 방안이 수립되는가에 따라 행해진 결과는 큰 차이가 있다. 방향성이 중요하다. 조직과 직원의 만족을 올리는 조직문화를 가져갈 것인가?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과 성과를 이끄는 조직문화를 가져갈 것인가? 조직과 구성원이 현실을 정확히 알고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조직문화를 가져갈 것인가의 결정은 주관부서와 CEO의 그릇 크기에 달려있다. 물론 조직과 구성원의 성숙도가 의사결정의 큰 요인이 된다. 강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통이 수반된다. 힘들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성과는 창출될 수 없지 않겠는가? 현장이 강한 회사가 강한 회사이며, 강한 현장을 만드는 조직문화가 지금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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