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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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분노와 갈등으로 힘들어 하던 분이 '마음을 비웠다'고 한다. 그래서 '한결 편해졌다'고 한다. 가진 것이 자랑이고 명예가 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갖고자하는 욕심으로 고통받고 힘들어 한다. 하지만 그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아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인간 관계에서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해주는 것보다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은 것이 더 중요하다. 삶이 즐겁지 않은 것은 갖은 것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지도 않은 것을 남에게 보여주려고 힘든 삶을 사는 경우가 많다. 불필요한 것들은 버리고 비워야 삶이 즐겁다.

기업경영도 마찬가지다. 쟁점이 되고 있는 경영의 핵심요소나 제품 성능 이외의 것은 버리고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경영의 효율성이 올라가고, 선택과 집중에 의한 경쟁력있는 강소기업이 될 수 있다.

경영전략의 핵심은 수익(Profit)은 높이고 위험(Risk)은 피하는 것이다.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타이밍에 잘 버려야 한다. 경영혁신이 어려운 것도 바로 타이밍에 맞게 잘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장이 바뀌었는데 기존의 사고방식, 생활습관, 업무태도를 버리지 못하면 혁신은 이루기 어렵다.

하나의 이익을 얻는 것이 하나의 해를 제거함만 못하고 하나의 일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일을 없애는 것만 못하다”던 몽골 야율초재의 이 말이 21세기 기업을 이끌어가는 경영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애플이 위기에 처했을 때 스티브잡스가 구원투수로 회사에 복귀해서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이 버리고 줄이는 경영이었다. 컴퓨터, 프린터, PDA, 모니터 등 40가지가 넘는 복잡 다양한 제품 사양을 블필요한 기능을 하나하나 없애면서 단순화시켜 단 4가지 제품군으로 압축했다.그리고 그러한 과감한 조치가 몰락해가던 애플을 다시 살려 세계적 기업이 되게 만들었다.

히트상품을 만들기 위한 신제품 개발에서도 버리는 것부터 필요하다. 목표고객이 정해져 있을 경우, 기능이나 성능을 너무 많이 넣으면 그들 요소가 서로를 죽인다.

무리하게 강조하는 요소가 많으면 컨셉이 명쾌하지 않고, 포지셔닝이 잘 되지 않으며, 세련되지 않은 상품이 된다. 어느 것을 중시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선택에는 책임이 발생하기 때문에 위험 회피를 위해 너무 많은 요소를 강조하고 싶어 하지만 그렇게되면 특징없는 제품이 되어 버린다. 이런 의미에서 다기능 제품은 개발자의 책임회피 결과라고 볼 수 있다.

Line up 모델 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무절제한 Full Model 구성은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주목받은 브랜드가 될 수 없다. 모든 사용자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한다는 대의명분은 상품개발에 자신만의 주장이 없음을 의미한다. 특히, 중소기업은 다기능으로 인한 생산성저하, 원가상승을 감당못해 기존사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

중소기업은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이것저것 다 하려는 나열식의 경영은 집중이 분산되어 오히려 성과를 줄어들게 만든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에 집중할지를 빠르게 결정하는 것이 중소기업 전략 수립의 핵심이다.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아웃소싱을 하거나 외부와 협업을 하는 것이 효율적인 경영이다.

세계적인 대기업들도 인력 채용을 할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기준이 협력을 할 수 있는 역량이다. 내가 똑똑하고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이 협업을 만들지 못하고 잘못된 전략을 수립하게 만든다.

즉, 버리고 비울 것을 찾아 낼 수 있는 지혜와 부족한 것을 협업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역량을 갖추는 게 중소기업 인재상이고 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며, 버리기를 통해 군살을 빼고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해야 강한기업 강소기업이 될 수 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사단법인 한국강소기업협회 나종호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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