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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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거래침체 양상을 띠는 가운데 경·공매시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매시장 보다 조금이라도 더 싸게 부동산을 장만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낙찰가율이 하향 안정세를 띠고 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의 낙찰가율은 83%를 보이며 5.1대1의 경쟁률을 보였고 8월 1만2111건 전체 경매 물건의 낙찰가율은 80%, 3.4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하향 매수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중소형 주택과 도심 빌딩은 시세보다 10% 정도 낮게 낙찰되기 일쑤다. 꾸준히 안정적인 경매 낙찰가율을 보이는 상황에서 경매는 아직 남을 것이 없는 많지 않은 시장이라 푸념하는 경매 투자자들도 생겨났다.

경매 수익률의 대표적인 지표는 바로 ‘낙찰가율’이다. 일반적으로 낙찰가율이 80%대를 넘으면 경매시장이 활기를 띤다고 본다. 경매 물량은 줄어드는 대신 응찰자가 몰리면 낙찰가율은 상승하기 마련이다. 경매 투자의 바람이 거셀 때는 경매 물건의 내재적 가치를 찾아 명품 부동산만 고르는 선별적인 투자자세가 필요하다. 초보자도 가격을 높이 써내 낙찰되는 졸품 경매에 치중하기보다는 숨어있는 내재가치를 찾아 투자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셈이다.

경매 시장이 대중화돼 안정적인 낙찰가율을 보일 때는 물건의 내재적 가치를 올릴 수 있도록 ‘물건분석’에 치중해야 한다. 하자 없는 부동산에 입찰하기 위한 ‘권리분석’에만 연연하면 진정 경매의 숨은 보물 같은 우량 물건을 찾기 어렵다. 경매는 돈 되는 물건을 찾아내는 투자게임인 만큼 현장을 두루 답사해 투자성과 개별 종목의 미래 투자성을 발굴해 내야 우량 물건을 찾아낼 수 있다. 경매에서 돈 되는 숨은 보물을 찾는 방법을 알아보자.

임장(臨場)에서 부동산 가치를 발굴하라

수익률 높은 경매 부동산을 찾으려면 ‘숲을 먼저 보고 나무를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동산 가격의 단기 변동이나 최근의 거래상황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면 부동산 가치를 파악하기 어렵다. 당장 여전히 입찰 경쟁을 벌이는 아파트나 개발 예정지 토지만 보고 입찰했다가는 시세차익을 거두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 지역 내 부동산의 큰 흐름을 먼저 이해하고 그 틀 속에서 세부적으로 향후 어떤 부동산을 고를지 분석한 후 경매 투자에 나서는 게 좋다.

경매 부동산의 최유효 이용에 적합한지를 따지려면 발품이 최고의 전략이다. 현장의 동정을 살피고 지역 영업자나 전문가로부터 투자자문을 받으면 고수익 물건을 고르기 수월하다. 발품을 많이 팔수록 경매 현장에 대한 감각이 쌓이게 마련이다. 경매물 건의 임장활동은 법원이 제공한 물건정보가 실제 매각물건의 정보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물론 직접 눈과 귀 그리고 오감을 통하여 부동산의 미래 가치를 찾아내는 물건 분석의 과정이다.

경매 상품을 고를 때는 종목보다 지역부터 선정하는 게 우선이다. 우량 부동산을 선별하려면 잘 아는 지역부터 공략해야 한다. 내가 오래 살았던 지역이나 직장 가까운 곳에서 물건을 찾다보면 눈에 들어오는 부동산을 고르게 되고 매물비교의 안목이 생긴다. 경매 투자의 실패는 잘 알지 못하는 곳에 섣불리 들어갔을 때 생긴다. 가치를 따져 멀리보고 부동산을 살 때는 한두 군데 잘 아는 지역에 집중적으로 물건을 검색하는 게 좋다.

개발 진행 중인 최고 지역을 고르면 되팔 때 시세차익을 남기기 수월하다. 부동산은 살 때보다 팔 때가 문제다. 아무리 저가로 경매 물건을 낙찰 받았다하더라도 팔리지 않는다면 소용없다. 환금성이 떨어지는 부동산은 값이 싸기 때문에 쉽게 입찰하기 쉽지만 조심해야 한다. 최고의 지역에 속해 있는 부동산을 목표로 삼아 입찰하면 수익을 극대화하고 환금성으로 화답해 준다. 유찰이 잦아 가격 싼 부동산만 찾으면 나중에 꼭 후회하게 된다.

개발정보 선점해 저가 낙찰하라

경매 부동산의 1순위 투자대상은 오르는 부동산을 고르는 것이다. 그러려면 지역 내 개발계획을 미리 습득해야 한다. 사전 정보를 얻으려면 경매 부동산에 속한 지역의 개발계획안을 미리 파악해야 한다. 대체로 신개발지역으로 확정안이 발표되기 전 지방자치단체는 중․장기적인 계획안을 잡는다. 도시기본계획, 토지이용계획안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또 지자체 교통정비계획안 등을 열람해 향후 예정지 주변의 입찰에 부쳐지는 물건을 찾아내는 것이다.

경매 고수들은 장기 투자용 부동산을 고를 때 소액으로 개발지 주변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일정 단계까지 묵혔다가 되판다. 2~3년 동안 개발이 이루어진 후 유사물건의 팔림세를 파악한 후 적기에 되팔아 이익을 남긴다. 개발지 주변은 수년간 안정적인 땅값 상승기를 맞기 때문에 꾸준히 차익을 올릴 수 있다. 나중에 되팔 때도 개발정보를 얹어서 판다. 사소한 지역 개발 정보가 하나 쯤 있어야 매수자가 미래의 가격상승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된다.

외관 상 허름하고 낡은 부동산을 싸게 낙찰 받아 리모델링 과정을 거치는 것도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는 비법이다. 대체로 입찰경쟁이 적은 비인기 경매 종목을 싸게 낙찰 받으면 돈 되는 물건으로 만들 수 있다. 목욕탕(사우나, 찜질방) 건물이나 단독주택, 공장, 구분상가의 경우 표면상 물건 상 하자가 없어도 2~3회 유찰해 감정가의 60~70%선에 낙찰된다. 용도변경, 개·보수, 업종전환, 분할·합병과정 등을 거치면 수익형 부동산으로 탈바꿈한다.

경매에서 돈 되는 부동산을 고른다는 것은 입찰 시 치열한 경쟁을 거치지 않고 싸게 사는 물건을 고르는 것도 포함된다. 경매의 특성 상 입찰 경쟁이 치열할수록 고가에 낙찰돼 수익률을 떨어뜨린다. 비인기 종목이자 공급이 많은 근린시설, 토지, 농가관련시설 등을 싸게 사서 수익을 올리거나 지역의 수급상황을 분석해 공급이 적은 부동산을 사서 개보수 과정을 거쳐 비싸게 매도하는 것도 가치 있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돈 되는 경매물건을 찾기 위해 부동산의 개별 부동산의 물건분석 과정을 거치다보면 의외의 입찰 방해꾼(?)을 만나게 된다. 현지 중개사의 경우 입찰 경쟁자라고 판단해 잘못된 가격 정보를 흘리거나 물건 상 하자내역을 숨기기도 한다. 또 경매 채권자나 임차인은 고가 낙찰을 유도하며 수익률을 부풀리고 과대포장하기도 한다. 오르는 부동산에 장기투자를 고려한다면 가치를 높이는 계획을 갖고 소신 입찰하는 것도 우량 물건을 고르는 요령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윤재호 메트로컨설팅(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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