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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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리의 호소
중소 제조업에 근무하는 A대리의 호소이다. ‘부서가 야근이 많습니다. 주 52시간은 형식이고, 매일 야근입니다. 포괄임금제로 되어 있어 야근을 해도 별도 수당도 없습니다.
사실 일이 야근할 정도는 아닌데, 팀원 전원이 매일 야근을 합니다. 팀의 막내는 7시 넘으면 퇴근하라고 해 보내지만, 직장 5년차이고 위의 선배들이 다 남아있는 상황이라, 8시 이전에는 나가려면 많은 눈치가 보입니다. 몸이 아프거나 중요한 약속이 있는 날에는 팀장에게 보고 하기 어려워 선배에게 말하고 조심스럽게 퇴근하는 상황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대리는 최근 결혼을 심각하게 고민한다. 이런 상태에서 결혼하면 원만한 가정생활을 이끌어 갈 자신이 없다.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 가정을 포기한 듯하다. 어느 날 일이 있어 주말에 출근하면, 선배들이 항상 있다. 일이 없는 날은 없다. 하지만, 매일 야근을 하고 주말에 출근할 정도인데, 결혼 생활을 하기가 두렵다고 한다.

야근에 대한 생각들
젊은 직원에게 야근에 대해 물어 보았다. 대부분 주어진 시간에 일을 마치는 것이 옳고,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경우에는 한다. 하지만, 나의 일에 국한된다. 팀이나 팀원이 바쁜데 관련 없는 내가 남아 야근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회사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아직은 모두 남아 일하고 있으면 함께 하려는 마음이 남아 있는 것은 의미 있다.
자신의 일은 없는데, 모두가 남아 야근을 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멘티들의 의견이다.
“예전의 나는 어쩔 수 없이 남아서 팀원들과 함께 있었다. 지금은 내가 할 업무를 모두 마쳤고, 팀원들에게 도움을 줘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먼저 가보겠다고 말하고 퇴근을 한다.
그래도 눈치가 보이고, 마음이 불편해지는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상사나 팀원들과 대화를 통해 해결 방안을 강구하겠다”.

“일단 규정 시간을 지나 추가OT가 많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의미 없이 눈치를 보며 퇴근을 주저하는 모습은 근래에 보기 어려운 광경이다. 실제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팀장에게 정확한 업무의 범위와 완료 시한을 부여 받고, 본인의 역할을 깔끔히 완료하면 본인의 시간을 가지겠다 당당히 이야기 하는게 좋다.”

“부서, 혹은 회사의 문화, 분위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나의 위치(팀장, 팀원, 직급)와 상관없이 내 일이 끝났고, 부서에 추가로 해야할 일이 없다면 정해진 시간에 퇴근하겠다.
누군가 처음 시작이 어렵지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다.”

“눈치를 보지 않고 업무 마무리했으면 제 때 퇴근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사실 팀원 모두가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면 혼자만 나가는 건 너무 어려울 것 같다.”

“6시도 아니고 8시에 나가는 게 눈치가 보인다면 많이 힘든 상황이다. 야근이 잦은 편이지만, 나는 도울만한 있는 일이 있는지 물어보고 없다고 하면 먼저 퇴근한다. 내 일 아니라고 바로 가버리는 것보다 도와주려는 의사를 보이고 가는 것이 상대방의 기분도 배려하는 행동인 것 같다.”

“일단 업무를 제 시간에 다 끝내 놓고 뭐 도와줄 건 없는 지 먼저 물어보겠다.
제가 생각했을 때는 일이 야근할 정도는 아니라고 파악했지만, 알고 보면 다른 팀원들은 과도하게 업무를 맡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팀 전체의 업무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겠다. 그래서 맡을 수 있는 부분은 맡고 분배할 부분은 분배해서 좀 더 효율적으로 업무 분장이 이루어져 나갈 수 있도록 하고 궁극적으로 정시에 가깝게 퇴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야근에 대한 바람직한 생각과 자세
주어진 일은 업무 시간에 마무리하는 것이 옳다. 만약, 주어진 시간에 끝내지 못하면, 다음 날 할 수 있게 하면 된다. 당일 끝내야만 한다면 사전에 도움을 요청해 주어진 시간에 마무리해야 한다. 야근을 하여 조직과 구성원을 불편하게 하는 것도 잘못이다. 어쩔 수 없이 야근을 해야 할 상황이면, 조직장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걱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동료들에게도 야근하는 것에 대해 알리고 도움을 받거나 미안한 마음 없이 퇴근할 수 있도록 사전에 조치하는 것이 맞다. 최대한 몰입하여 완벽하고 신속하게 야근 시간을 짧게 가져가야 한다. 매일 야근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 업무를 조정하거나 충원을 건의해야 한다.
오래 남아 근무하는 사람이 인정받고 좋은 평가를 받는 직원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팀원들이 일이 많아 야근을 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내 일을 마쳤기 때문에 퇴근하는 것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매번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눈치가 안보일 수가 없다. 사실 직장 생활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닌 함께 하는 곳이다. 그렇다고 할 일도 없는데 눈치 보며 남아 있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
1) 출근과 동시에 해야 할 일을 상사, 동료들에게 공유하고
2) 일과 시간 내 업무를 마치는 것을 습관화 하고
3) 팀 전체의 일로 바쁘면 끝까지 함께 하고
4) 개인들이 바빠 늦을 때에는 도와줄 것 없느냐 묻고 없다고 하거나 먼저 가라고 하면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하고 퇴근하면 어떨까?
5) 연일 팀원의 퇴근이 늦으면 가끔 커피 또는 간단한 야식을 챙겨줄 것 같다.
야근을 즐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야근을 하면서 텅 빈 사무실에 혼자 바쁘고 풀리지 않는 일에 머리 싸매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얼마나 불편하며 힘들겠는가? 동료의 따뜻한 말 한마디, 도와주는 작은 행동이 감동일 것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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