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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주택조합, 한 번 가입하면 탈퇴 어렵다
소액의 계약금만 내면 아파트를 싼값에, 확실히 분양받을 수 있다는 광고에 속아 지역주택조합에 섣불리 가입했다가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바람에 초기에 납부한 가입계약금이나 분담금 등을 날리거나 끊임없이 증가되는 추가분담금으로 고통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여기서 지역주택조합이란 ‘동일, 인접한 시·군에 거주하는 무주택 주민이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한 조합’으로서, 주택법이 규율하고 있다.

그런데 조합사업은 허점이 너무 많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일반 아파트 시행사업과 다를 바 없어 기본적으로 조합원 돈으로 사업 부지를 95% 확보해야 사업이 되는 데도, 조합원 가입계약금이 통상 수백억원대에 이르다 보니 부지매수에는 관심이 없고, 각종 경비명목으로 과다지출하거나 다른 용도로 유용해 업무대행사나 조합 임원들이 횡령죄·배임죄 등으로 처벌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심지어 조합 임원 등이 미리 알박기를 해두고 조합이 터무니없이 비싸게 사들이는 행태도 많다.

그리고 조합원 모집이 대박을 터뜨릴수록 해당 부지 지주들은 배짱을 내밀고 시세의 몇 배를 요구하며 버팀으로써 결국 조합원의 추가분담금 증액으로 악순환된다.

그러다가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묶이거나 주택경기가 침체되면 프리미엄은 사라지고, 조합원 추가모집은 어려워지며, 추가부담금은 한없이 늘어가게 된다. 결국 조합사업을 접어야 할 것이고, 그동안 사놓은 토지들은 경매나 공매에 들어갈 것이며, 조합원들의 분담금은 우선순위 금융기관의 채권에 밀려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장밋빛 전망에 홀려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했다가 사업 지연이나 추가분담금 요구로 탈퇴를 시도하는 조합원들이 적지 않은데, 현실적으로 탈퇴가 가능할까.

가입계약서나 조합규약 내지 정관을 보면 ‘조합이 허용하지 않으면 탈퇴할 수 없다’는 취지의 문구가 기재돼 있고, 사업이 어려워질수록 조합이 탈퇴를 허용할 리가 없다. 판례도 조합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문구지만 약관규제법 위반은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소송으로 탈퇴를 시도하기도 하지만 가입자격상실 외 승소한 사례가 거의 없다.

그나마 2016년 1월19일자로 주택법에 신설된 정보공개청구권을 활용해 조합의 실정을 확인해보고 약점을 잡아 탈퇴를 요구해 볼 여지가 있는 정도다.

결국 지역주택조합에는 한 번 가입하면 조합원 가입요건이 상실돼 당연 탈퇴되는 경우 외에는 탈퇴가 거의 불가능한 만큼 가입 시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 지역주택조합원이 세대주 자격 상실땐 조합원 자격도 자동 상실
아파트를 건설해 분양하는 방법에는 통상 민간 시행사가 사업 주체가 돼 땅을 사 모아 진행하는 '일반 시행사업'과 업무대행사가 나서서 미리 분양받을 조합원들을 확보한 후에 땅을 사서 조합 이름으로 사업을 하는 '지역주택조합사업'으로 크게 분류되고, 모두 주택법이 규율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주택조합 조합원이 되려면 ①세대주를 포함한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인 세대의 세대주이거나 ②세대주를 포함한 세대원 중 1명에 한해 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 1채를 소유한 세대의 세대주이어야 한다. 또 이러한 무주택 등의 세대주 자격은 '조합설립인가 신청일부터 해당 조합주택의 입주 가능일까지' 유지돼야 한다. (주택법 11조, 시행령 21조 1항 1호).

그런데 지역주택조합의 업무상 미숙 등으로 준공 단계의 조합원자격 확인 절차에서 비로소 조합원 자격이 상실된 사실을 발견하고 분양 자격을 부정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당초부터 무자격자였거나 사후적으로 세대주 자격을 일시 상실한 사실이 밝혀진 경우다. 조합원으로서는 그동안 어렵게 분담금을 납부하고 드디어 입주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가 날벼락을 맞는 셈이다.

다만, 조합원이 근무·질병 치료·유학·결혼 등 부득이한 사유로 세대주 자격을 일시적으로 상실한 경우로서 시장·군수·구청장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조합원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보는데(주택법 시행령 21조 2항), 부득이한 사유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해 지자체 담당 공무원을 설득해야 한다. 한편 추가 모집된 조합원에게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음을 유의해야 한다. (법제처 유권해석 안건번호 21-0242 참조)

그리고 근래 대법원은 '입주 가능일 이전에 세대주 자격을 상실해도 조합이 가입계약을 해지하지 않는 한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에 대해 "조합가입계약서에 세대주 자격상실자에게 조합이 가입계약을 해지해야 자격이 상실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더라도 계약 등 당사자 의사로 주택법 등 관련 법령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입주 가능일 전에 세대주 자격을 상실한 조합원은 조합이 해지 의사표시를 할 필요 없이 조합원 자격 및 지위를 자동으로 상실한다"고 판단했다. (대판 2020다237100). 이 판례에 따르면, 조합원에서 탈퇴하고 싶어 고의로 세대주 자격을 상실하는 경우에도 자동으로 조합원 자격 내지 지위가 상실된다는 결론이어서 조합탈퇴 수단으로 많이 활용될 것 같다.

■ 제명 당한 지역주택 조합원에게 20% 위약금 물리는 건 부당
지역주택조합이 분담금 미납으로 제명한 조합원에게 반환할 돈에서 업무대행료 외 위약금으로 총분담금의 20%를 공제할 수 있도록 한 조합규약의 공제조항은 부당하게 과다해 10%만 공제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대구고법 2022년 2월9일 선고 2021나22566 판결)

사례를 살펴보면, 대구 달서구 소재 지역주택조합 조합원 일부가 조합의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이후 조합을 상대로 가입계약취소(탈퇴) 및 기납부 분담금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조합은 이들에게 제명결의를 하고 조합규약에 따라 업무대행료 전액 및 1·2차 분담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절차에 따라 반환하겠다고 통보했다. 조합규약에 따르면 '탈퇴'와 관련해 "조합원은 임의로 조합을 탈퇴할 수 없고, 다만 부득이한 사유로 탈퇴할 때는 15일 이전에 그 뜻을 조합장에게 서면으로 통보해야 하며, 조합장은 총회 또는 이사회의 의결로 탈퇴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제명'과 관련해선 조합원이 2회 이상 분담금 미납, 조합업무방해 등 조합원으로서의 의무불이행으로 조합에 손해를 입힌 경우에 총회 또는 이사회 의결에 따라 조합원을 제명할 수 있다. 이 경우 제명 전에 해당 조합원에 대해 소명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탈퇴·조합원 자격 상실·제명 등으로 조합원의 지위를 상실한 자에 대한 '환불' 방법과 관련해선 조합 설립인가 이전에는 조합원이 납입한 제납입금 중 계약금(1·2차) 및 업무대행료의 50%를 제외한 잔액을 환불한다. 조합 설립인가 이후에는 조합원이 납입한 제납입금 중 계약금(1·2차) 및 업무대행료의 100%를 제외한 잔액을 환불하며, 환불 시기는 신규 조합원 및 일반 분양자로 대체돼 입금이 완료되었을 때 환불한다.

이에 법원은 먼저 조합원들의 탈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고 적법하게 제명된 것으로 봤다. 환불금액과 관련해선 조합설립인가 이후의 제명이므로 업무대행료는 전액 공제되지만, 총분담금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의 공제조항은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민법상(398조 1항) '손해배상의 예정'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런데 공제조항이 정한 손해배상예정액(20%)은 부당하게 과다하므로 이를 감액해 총분담금의 10%만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인정함이 타당하므로, 10%만 공제하고 나머지 10%는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 지역주택조합 가입 시 안심보장증서상 환불보장약정과 가입계약 효력
지역주택조합사업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져 있다보니 사업을 추진하는 추진위원회가 '사업무산 시, 납임급 100% 환불을 보장한다'는 안심보장증서를 교부하며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가 적잖다.

그런데 안심보장증서를 받고 가입했다가 사업이 무산될 상황에서 납입금 환불을 요구하면 조합에선 총회결의가 없는 약정이어서 무효라는 핑계를 대며 반환을 거부한다.

이에 조합원이 납입금을 환불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하게 된다. 하급심에선 조합원 납임금(분담금)은 조합원 총유에 속하고 환불은 총유물의 처분에 해당하므로 조합총회결의에 의해야 한다고 본다. 총회결의가 없이 교부된 것은 무효라고 봐서 환불해줄 필요가 없다고 보거나, 조합 측의 사기행위 내지 조합원의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로 보아 가입계약의 취소를 인정해 환불해 줘야한다고 보기도 한다.

최근 대법원은 지역주택조합 추진위로부터 사업승인이 안되면 납입금 환불을 보장하는 안심보장증서를 받고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한 조합원들이 조합가입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며 납입금의 반환을 구한 사안에 대해 일부무효의 법리를 적용, 가입계약도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해 주목받고 있다.(2022년 3월17일 선고 2020다288375 판결)

원심은 조합가입계약과 안심보장증서에 따른 약정은 각각 독립된 법률행위에 해당해 법률행위 일부무효의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안심보장증서 상의 환불보장 약정은 조합가입계약에 따른 납입금에 관한 특약 사항을 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합가입계약에 수반하여 경제적, 사실적으로 일체로서 체결된 것으로 전체적으로 하나의 계약인 것과 같은 관계에 있어 법률행위 일부무효의 법리가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일부무효의 법리는 법률행위의 일부분이 무효인 때에는 그 전부를 무효로 하나, 그 무효 부분이 없더라도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이라고 인정될 때 나머지 부분은 무효가 되지 않는다(민법 137조)는 것이다.

결국 환불보장 약정이 없더라도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했을 것이냐가 관건이다. 원심이 환불보장 약정이 무효라면 일부무효의 법리에 따라 환불보장 약정이 없더라도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했을 것인지 여부에 대한 가입자의 가정적 의사를 심리한 뒤 조합가입계약 무효 여부를 판단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결론적으로 파기환송심이 다시 판단하겠지만, 대부분 환불약정을 믿고 가입했고, 환불약정이 무효라면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어서 가입계약도 무효라는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 지역주택조합사업이 지연되는 사정만으로 가입계약 해제 안된다요즘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경기가 꺾이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지역주택조합사업이 크게 어려워지다 보니, 조합원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분쟁이 빈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주택조합 설립인가는 물론, 설립인가를 위한 토지확보조차 매우 불투명하고, 조합업무가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보여질 정도로 사업이 현저히 지연되고 있다. 조합원으로서는 조합가입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고 이를 예견할 수 없었다고 보고, 민법상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해제를 주장하면 해제가 가능할까.

이에 대해 최근 대법원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특수성, 계약 내용 및 사업 진행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계약해제를 주장하는 조합원이 계약 당시 현재와 같은 상황을 예측할 수 없었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해제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해 주목되고 있다. (2022년 4월28일 선고 2021다305208 판결)

사안을 살펴보면, 서울 동작구 소재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한 조합원 A는 1차 중도금까지 납부했다. 조합은 조합원 모집 당시 사업 일정을 홍보했고, 조합원 A는 이를 믿고 가입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조합이 홍보한 설립 인가 신청일이 2년이나 지났고, 설립인가를 위한 15%의 토지 확보 여부도 매우 불투명했다. 조합원들로부터 받은 분담금도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업무대행사와 계약을 해지한 뒤 신규 대행사도 선정하지 않아 조합원 모집 등 조합사무가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보여졌다. 이에 조합원 A는 사정변경을 이유로 가입계약을 해제하고 기납입한 분담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원심인 서울중앙지법은 조합원 A가 사정변경을 이유로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정변경으로 인한 해제를 인정하지 않았다. 먼저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특성상 진행 과정에서 조합원의 모집, 재정 확보, 토지매입 작업 등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변수가 많고 그에 따라 최초 사업계획이 변경되거나 당초 예정했던 사업의 진행이 지연되는 등 사정이 발생할 수 있음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음으로 가입계약서에 그런 사정을 예상한 제반 규정을 두고 있는 반면, 조합설립인가 시기나 주택공급 시기 등은 명시하지 않은 점도 들었다.

마지막으로 조합이 여러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 진행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여, 예정된 사업 일정보다 지연되고 있더라도 사업 진행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점도 이유로 제시했다.지역주택조합원 자격상실 자에 대한 납입금 반환을 ‘대체자 입금시’로 제한하면 무효되나
지역주택조합에 한 번 가입하면 자격상실 같은 특별한 탈퇴사유가 없는 한 탈퇴하기 어렵고, 예외로 탈퇴가 허용되더라도 납입한 분담금을 돌려받기는 더 어렵다. 왜냐하면 조합규약에 탈퇴 등으로 조합원 지위 상실 시 반환할 납입금에서 각종 사업비를 대폭 공제하는 것도 모자라 대체(추가)계약자의 대금이 입금되면 주겠다는 조건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업이 어려워지면 대체(추가모집)할 계약자가 있을 리 없기 때문에 기약없이 기다려야 하고, 사업이 무산되기라도 하면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이에 대해 최근 대법원은 “조합원 자격상실 시 납입금 반환시기를 ‘대체 계약자 대금납입 완료시’로 제한하는 조합규약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이라고 볼 수 없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해당 조항을 무효라고 보고 분담금 반환의무가 기한 없는 채무로서 조합원의 이행청구 시 이행기가 도래한다고 본 원심을 파기했다.(2022년 5월 13일 선고 2020다217380 판결)

사례를 보면, 울산 중구 소재 모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이 주택소유사실이 밝혀져 자격이 상실되자 분담금반환을 청구한데 대해, 조합이 조합가입계약서 12조 5항에 “탈퇴, 조합원 자격의 상실, 제명 등으로 조합원의 지위를 상실한 자에 대하여는 조합원이 납입한 제 납입금에서 소정의 공동부담금, 연체료 및 대출금, 미납대출이자 등을 공제한 잔액을 ‘대체 계약자 대금이 입금 완료되었을 때’ 환불하기로 함을 원칙으로 하며 이에 동의한다.”는 규정을 들어 반환을 거부하자, 위 조항이 약관규제법 위반으로 무효라고 소송을 냈다.

이에 대법원은 먼저 “지역주택조합 사업특성상 사업과정에서 조합원 모집, 재정확보, 토지매입 작업 등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변수가 많아 최초 사업계획이 변경되거나 당초 예정했던 사업이 지연되는 사정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자격상실 자에게 즉시 납입금을 반환해야 한다면 조합의 자금계획에 예기치 않는 차질이 발생하여 다수의 잔존 조합원들의 이익이 침해될 위험이 있으므로 납입금 반환시기를 대체 계약자의 대금입금 시로 정한 것은 타당하다”는 이유로, 약관규제법 위반 무효가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다만, 대법원은 “대체 계약자의 대금 입금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기한의 도래를 이유로 분담금을 반환받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는데, 사업무산이 확실한 경우가 아니고는 그런 경우를 상정할 수 없고, 사업이 무산될 지경이면 반환받을 재정도 없게 되는 점을 간과한 판단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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