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기사는 큰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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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주임의 사직서

내성적이었지만 밝고 인사성이 좋던 A주임이 갈수록 웃음이 보이지 않는다. 점심시간에는 혼자 나가고, 팀 회의에서는 말이 없다. 별도로 불러 면담을 했으나 개인 사정이 있다면서 죄송하다는 말만 한다. 항상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하지만, 결과물을 보면 야근할 정도의 수준이 아니다. 말 못할 고민이 해결되면 괜찮겠지 생각했는데 개인 사정으로 퇴직을 하겠다고 한다.

B부장은 회사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발이 넓다. 이 부서 저 부서 다니며 직원들과 대화를 나눈다. 회사 행사와 개인 경조사에 빠지는 일이 없다. 어느 팀에 무슨 일이 있는 가를 B부장은 다 알고 있어 팀의 정보원이다. B부장은 자신의 업무 중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단순 업무는 전부 A주임에게 하라고 한다. 처음에는 요청 수준이었으나 이제는 당연히 B주임이 하는 일이 돼버렸다.

A주임은 자신의 일도 벅찬데, 항상 B부장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 자료를 조사하고 정리해 분석까지 하느라 매일 야근을 했다. B부장은 분석된 자료를 중심으로 대안을 만들어 보고서를 작성하고 보고한다. 팀장 입장에서는 B부장이 신속하게 많은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고, 대인관계가 좋기 때문에 신뢰를 하며 급한 업무가 있으면 B부장을 부른다. B부장의 일이 많아질수록 A주임의 퇴근은 늦어진다. 이 과정에서 A주임의 기여도는 하나도 없다. B부장 개인의 지시였고, 최종 보고서 작성과 보고는 B부장 단독으로 했기 때문에 팀장은 A주임이 가끔 도와주는 수준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A주임은 회사는 좋지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 퇴직하겠다고 한다.
팀장은 다른 팀원과 면담을 통해 그간의 사정을 알게 되었다. 당신이 팀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후배의 성과를 가로채는 선배 팀원의 조치방법

팀 전체의 성과를 위해 각자의 역량 수준에 따라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중요하고 긴급한 일이 있으면 다소 바쁜 일이 있더라도 합심해서 먼저 처리해야 한다. 누구의 일이냐도 중요하지만 팀의 성과를 위해 하나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매번 선배 팀원의 단순한 업무를 후배 팀원이 도맡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팀제하에서는 자신의 직무가 있고, 그 직무는 본인이 수행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자신의 직무를 해내지 못하면서 남의 일을 도와주는 것은 옳지 않다. 선배의 지시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한다. 본인의 잘못이고, 시키는 선배 팀원의 잘못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잘못은 조직장인 팀장이다.
후배의 성과를 선배 팀원이 가로채는 일이 없도록 어떻게 할 것인가?
멘티들은 다음과 같은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① 성과를 보고하는 자리에 후배도 배석시키고, 실제로 해당 업무를 한 사람만이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하여 선배가 자신의 성과라고 주장하기 어렵게 하겠다.
②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후배에게 거절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③ 팀원들이 한 주동안 어떤 업무들을 했는지 팀원 전체와 함께 주간보고를 하겠다.
④ 일에 대한 중간보고를 받는 부분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중간 보고조차 자신의 성과로 보고할 수도 있으나 중간 보고 시 질문을 하고, 결론으로 가는 과정을 점검 한다.
⑤ 단도직입적으로 보고서에 기여한 정도를 물어보고, 확장형 질문을 한다.
⑥ 보고할 때, 개인성과/팀성과를 나눠서 할 수 있도록 한다.
- 개인성과의 정의 : 개인 스스로 일을 해내 이뤄낸 성과
- 팀(조직)성과 정의 : 팀원을 독려하여 함께 이뤄낸 성과
어느 방안이 발생할 수 있는 부정 요소를 방지하고, 팀의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매주 금요일 4시에 이런 미팅을 하면 어떨까?
① 전 팀원은 금요일 3시까지 주간 업적과 역량 실적과 계획을 작성해 팀장에게 제출한다.
② 4시에 전체가 모여 직급이 낮은 팀원부터 5분 이내로 업적과 역량 자료를 설명한다.
③ 매 발표 후 협업과 도움을 준 팀원(타 부서 포함)을 말하게 한다.
④ 모든 발표가 끝난 후 상호 피드백 시간을 갖는다.
⑤ 팀장은 이 미팅 이후 개별 면담 시간을 운영한다.

팀원들을 긴장하게 하고 역량과 성과를 동시에 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체가 모여 자신이 했던 일과 역량 실적과 계획을 발표하게 하는 것이다. 이 중에 더 힘든 것은 역량이다.
1주일 동안 역량향상을 위해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팀원이 이의로 많다. 이 부분을 집중 피드백해줘야 한다. 전체 발표를 하면서 칭찬 1가지 이상을 반드시 하라고 하면 팀의 불만은 많이 해소된다.
조직장은 좋은 사람이 되면 곤란하다. 조직과 구성원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팀원 중에 ‘회사와 직무는 좋지만, 상사와 선배가 싫어 퇴직한다’는 말이 나오면 전적으로 조직장 잘못이며 책임 아닐까?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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