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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실 칼럼] 김정은 위원장의 '애민' 이미지 전략과 감성 정치

김정은 위원장 이미지변신의 의미

올해 조선노동당총비서가 된 김정은위원장의 최근 급격하게 변화된 이미지는
건강상태는 물론 북한사회의 급격한 변화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수해까지 삼중고를 겪으며 경제난이 심해지고 있다. 이에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정통성을 강화하면서 주민들의 불만 확산과 동요를 막기 위한 이미지정치가 필요했다고 본다.

달라진 스타일로 김정은위원장 대역설 보도

북한 정권수립일을 맞아 열린 열병식에서 김정은위원장 이미지와 스타일은 특히 변화가 컸다. 그래서인지 해외언론에서는 대역설까지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김정은위원장의 시그니처 헤어스타일인 양옆을 짧게 자른 예전의 패기머리에서 옆머리를 기른 일반적인 '슬릭백 언더컷(Slick back undercut)‘으로 변화했다.

건강이상설 불식 및 고통분담 하는 지도자 이미지 부각

뿐만 아니라 체중이 줄고 햇빛에 그을린 피부색 변화도 눈에 띄었다. 최근 바지 밑단이 펄럭일 정도로 살이 빠진 모습이었다. 2010년 10월,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 당시 그는 키 170cm에 90㎏이었다. 그 뒤 그의 체중은 꾸준히 증가했다. 140kg까지 체중이 늘어난 지난해부터는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다. 그러나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며 신변이상을 잠재웠다.

체중감소를 애민지도자 이미지로 활용

김정은 위원장이 건강을 위한 것은 물론이고 북한 경제 사정을 고려해 북한 주민들과 고통을 함께하는 지도자 이미지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체중 감량을 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살이 빠진 이유가 무엇이든 북한은 김 총비서의 체중 감소를 '애민'의 이미지로 활용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 업무에 노심초사하다 보니 수척할 정도로 살이 빠졌고, 이를 본 인민들이 눈물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가슴 아팠다는 것이 북한의 의도하는 선전 방향일 것이다.

김일성 주석 연상효과 전략 (어려운 시국일때마다 사용하는 전략)

북한 정권수립일을 맞아 열린 열병식에서 밝은색의 수트와 넥타이에 화이트셔츠를 선택했다. 이런 밝은색 양복은 2018년 신년사때 처음으로 입고 나왔다. 그 이후 종종 입고 있는데 이번에도 입은 이유는 비슷한 옷을 입었던 김일성 주석을 떠올리게 하는 효과를 노렸다고 볼 수 있다. 바로 연상효과와 후광효과를 얻고자 함이다. 김정은위원장은 특히 경제적으로 불확실한 때에 김일성 주석의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주었기 때문이다. 김정은위원장은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주석에 대해 갖고 있는 호의와 애정을 불러일으키면서 자신이 바로 적통 계승자임을 다시한번 존재감을 인식시키고자 한 것 같다.

애민 지도자 이미지 부각 (우리국가제일주의, 인민대중제일주의 토대로)

김정은위원장은 열병식에서 마스크도 안 쓰고 행사에 참석하면서 코로나 19의 청정국가임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어린이와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 나가는 ‘애민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보았을때 김정은위원장의 이미지 변화는 북한의 궁색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주민들의 마음을 당기기 위한 궁여지책 이미지전략으로 보이기도하다.

우리국가제일주의와 인민대중제일주의

우리 국가 제일주의는 군과 강한 국방력을 중시하던 선군정치에서 벗어나 나라의 전반적 국력을 강조하는 것이다. 인민 대중 제일주의는 북한 주민들의 이익과 편의를 최우선시하며 실질적 생활 수준을 향상한다는 사상을 시각화 하려는 이미지전략으로 이 두가지 사상을 김정은 위원장의 이미지와 일체화시키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듯 하다.

김정은주의로 독자적인 사상체계 정립의도

김정은위원장은 집권 10주년 맞아 당 회의장서 김일성·김정일 사진을 서서히 없애고 있다. '김정은 주의'라는 말까지 쓰이며 독자적인 사상체계 확립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지위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호칭이다. 북한 관영매체는 최근 김 위원장을 ‘수령’으로 지칭하고 있다. 북한은 올해 1월부터 김 위원장의 대외 직함 영문 표기도 ‘체어맨(chairman·)’ 대신 김일성 때처럼 ‘프레지던트(president·)’로 바꾼것만 봐도 김정은 주의 정립의도가 보인다.

격식에 맞지 않는 김정은위원장의 스타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6주년 기념행사에서 정장 차림을 하고 '검은색 양말에 샌들'을 신었는데 김 위원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격식에 맞지 않은 패션을 선보인 것으로 추측한다. 지난 2014년에는 '족부질환‘으로 걷기가 어렵게 되면서 지팡이를 짚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기 때문에 이번 공식 석상에서 '구두' 대신 '샌들'을 신은 것이 아닐까 분석된다.

지도자얼굴이 그려진 패션을 허용하는 사회 변화

국방발전전람회 영상에서 애국가를 지휘하는 지휘자가 김 위원장 얼굴이 그려진 흰색 티셔츠를 입은 모습이 포착됐다. ‘최고 존엄’ 얼굴을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도록 강요해온 북한 사회에서 파격적이다. 북한 사회가 더 이상 과거의 비현실적 신비화 방식을 고수해서는 효과가 나지 않고 북한 주민들의 인식 수준에 맞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연출해야 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가죽롱코트가 주는 상징적인 메시지

북한에서 이른바 ‘김정은 스타일’의 가죽 코트가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최고 존엄을 따라 하지 말라”는 이유로 엄격히 단속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
가죽 코트의 유행은 2019년 김정은위원장이 가죽 코트를 입고 텔레비전 방송에 나오면서부터 시작됐다. 올해가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년차이고 또 연말이라는 차원에서 주민들에게 기대한 만큼의 성과가 필요하고 또 성과에 대한 독려 차원에서 방문했다고 보여진다. 이에 북한에는 최고존엄의 상징으로 표현되는 ‘롱가죽자켓’을 입음으로써 최고 존엄성을 유지강화하려는 이미지전략이 보인다.

11시 5분에도 심야업무하는 김정은위원장 이미지홍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밤 늦게까지 당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을 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했다. 김정은 '심야업무' 선전하면서 경제 봉쇄 불만을 잠재우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회의장 내 김 위원장 뒤로 걸려있는 벽시계가 11시 5분을 가리키고 있는데 김 위원장의 '심야업무' 선전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인 올해 연말시점에서 코로나 경제 봉쇄와 대북 제재로 인해 생긴 주민들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김 위원장의 헌신적 이미지와 늦게까지 일하는 애민정신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이미지전략으로 보인다.

이미지정치와 감성정치

김 위원장이 당 간부들과 맥주를 마시거나 맞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공개한 것도
김 위원장이 은둔형이었던 아버지 김정일과 달리 인민에게 친숙하다는 이미지를 선전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노동당 창건 75주년 심야 열병식에서는 주민들과 군 장병들에게 “고맙다” “미안하다” “면목 없다”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연출하며 감성에 호소하는 감성정치도 선보였다. 이미지정치와 감성정치가 시간이 갈수록 더 치밀해지는 데 북한사회는 물론 세계인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조금 더 두고볼일이다.
[박영실 칼럼] 김정은 위원장의 '애민' 이미지 전략과 감성 정치

<한경닷컴 The Lifeist> 박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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