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 지원센터에서 강의를 할 때다. 30대 초반의 남자가 강의를 마친 후 질문을 해 왔다. 대화를 나누던 중 그 사람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가 있었는데 특이한 점은 대추씨와 같은 코였다. 보통 사람은 코와 콧방울, 콧구멍이 구별이 되기 마련인데 그는 콧방울이 코에 눌려 붙어 있었다. 나도 모르게 “참 많이 참고 사시네요. 좋은 사람으로 살려고 노력을 많이 한 듯 보이네요.” 말을 건네면서 “이왕 베풀 거라면 마음과 가슴으로 하세요. 그러면 숨을 들이마시기보다 내 쉬게 될 것입니다. 그래야 오그라든 콧구멍이 펴져 적극적으로 보입니다.” 라는 조언을 했다.



필자는 강의를 시작할 때 청중을 빨리 흡수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하는 게 있다. 참석자 한 사람씩 인상을 훑어본다. 그런 다음 강의 동료(?)를 찾아낸다. 순조로운 강의 진행을 위해서다. 여기서 필자의 동료란 어떤 이야기를 과감히 던져도(?) 웃어넘길 수 있는 사람이다. 우스갯말로 표현하자면 강의를 재밌게 진행하기에 희생해 줄 수 있는 앞잡이(?)인 셈이다. 어떤 동료를 섭외하느냐에 따라 강의의 성공 여부가 결정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들어 가보자. 입을 다문 상태에서 코로 숨을 크게 들이 마시면 콧방울이 코에 들러붙게 된다. 반면 활짝 웃거나 숨을 크게 내쉬면 콧방울이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다. 숨을 들이 마시는 <들숨>은 심사숙고 또는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고 참아야 할 경우에 주로 짓는 표정이다. 숨을 내쉬는 <날숨>은 거침없이 감정을 표현할 때 짓게 된다. 어떻게 숨을 쉬느냐에 따라 그 횟수가 잦을수록 근육이 형성되며 표정으로 자리를 잡게 되어 코는 물론 얼굴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생긴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대로 생겨 진다
생긴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대로 생겨 진다
비언어 의사소통 전문가 <폴 에크먼>은 얼굴의 움직임을 연구하여 ‘최초의 얼굴 지도’ 를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주로 표정에 초점을 맞춘 감정을 연구했는데, 그는 “우리의 감정들은 저마다 독특한 신호를 갖고 있는데, 가장 알아보기 쉬운 것이 얼굴과 목소리로 표현되는 신호”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목소리는 대화를 시작했을 때만 그 신호를 읽어 낼 수 있어 얼굴은 <비언어적인 소통으로 최우선적인 감정적 접점>이 된다. 이를테면 감정은 얼굴에 신호를 보내고 표정과 근육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얼굴을 통해 감정적 신호를 얼마든지 읽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얼굴은 한 사람의 마음이라 할 수 있다.



‘부모력(父母力)’ 이란 말이 있다. 부모의 경제력, 권력, 능력 ,교육열 등 부모로 인해 자녀에게 자동적으로 부여되는 최상의 조건이나 힘’을 말한다.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귀천이 있는 게 아니지만 ‘부모력(父母力)’이 있는 자녀들과 그렇지 못한 자녀들의 인상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차이가 없다.



가령, 첫 인상이 귀티가 흐르는 사람들 중 나중에 알고 보면 환경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반면 얼굴의 특정 부분이 불거져 강한 인상을 가진 사람들 중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주 부유한 환경에서 성장한 것을 알 수 있다. ‘부모력(父母力)’은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지만 자녀의 인상까지 결정지지 못한다는 말이다. 한 사람의 인상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 게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따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즉 어떤 마음을 갖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성생근야 습상원 (性生近也 習相遠)>이라’ 는 말이 있다. 태어날 때는 큰 차이가 없지만 학습을 통해 차이가 난다는 뜻이다. 인상도 매한가지다.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고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라진다. 즉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적극적인 인상을 만들고 열정을 담은 노력은 자신감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인상 경영은 한마디로 말해 마음경영이다. 생긴 대로 사는 게 아니라, 사는 대로 생겨 지는 것이다.ⓒ이지수29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