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는 多하는 것이 아니라 더하는 것이다.




경기도 파주에 헤이리라는 곳이 있다. 예술인 마을이라고 불리는 이 곳은 주말이면 멋진 디자인의 건물들을 구경하기 위해 방문객들로 붐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는 이유는 자연 그대로의 내음이 물씬한 풍경도 그러하거니와 이국적인 건물들이 주는 색다름이 찾는 이들의 맘을 잡기 때문일 게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을 즐겁게 하고 마음을 사로잡는 이 곳의 매력은 누구나 공유할 수 있고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문화가 있다는 것이다.




‘헤이리’는 한 때 많은 사람들이 선망했던 생활공간의 진화라고 볼 수 있는 고층빌딩속의 화려하고 글로벌한 이름이 만들어 놓은 럭셔리 브랜드의 주거공간이 아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다시 찾고 싶은 예술촌’이라고 말한다. 아무 데서나 볼 수 없는 예술인들의 혼이 담긴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새로운 문화의 접속은 기분 좋은 발견이다.




필자는 지난 가을 이 곳에서 색다른 문화를 경험했었다. 한 신축 건물이 올라가고 있었는데 건물 한 면에 <100-1=0>이라는 숫자가 걸린 플랭카드가 걸려 있었다. 대개는 건축회사 이름이 적혀 있기 마련인데다 ‘100-1=99 인데…. 어째서 ‘0’이 되는 것일까 궁금해서 건물 신축 관계자에게 물어 보았더니 “건축 현장에서 가장 소중한 건 안전사고입니다. 100번 잘 하다가 1번 잘못하면 ‘꽝’이 된다는 뜻입니다” 라고 말했다. 즉, 현장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강한 메시지였다. 말하자면 생존에 대한 코드를 압축시켜 놓은 셈이다. 이제 우리의 삶이 코드속에 강하게 흡입되어 가고 있다는 메시지의 진화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진화는 뷔페식이라는 음식문화에서도 볼 수 있다. 흔히 뷔페식은 음식을 먹는 이가 차려진 음식 중에 먹고 싶은 음식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서비스가 아니라 셀프라는 방식이 도입이 된 것이다. 강남에 위치한 P호텔 레스토랑은 업그레이드 된 뷔페식을 제공한다. 여느 뷔페식당과는 달리 앉은 좌석에서 음식을 선택할 수 있는데, 자리에 있으면 종업원이 지속적으로 갓 만들어진 음식을 가져와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방식을 바꿨다. 말하자면 대중적인 음식문화의 대명사였던 셀프뷔페에 서비스라는 품격을 더한 새로운 고품격 뷔페문화를 창조한 것이다. 이는 뷔페식에서 멀어진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리콜하는 전략적인 문화의 탄생인 것이다.




<주차 문화>도 진화하고 있다. 이제 어떤 모임을 위해 음식 맛과 분위기 좋은 장소를 물색하며 고민하던 시대는 지났다. 대신 만날 장소를 선택하는 1순위가 얼마나 넓고 안전한 주차시설이 갖추어져 있는지에 달려 있다. 최근S 백화점과 G 백화점은 새로운 주차문화인 ‘발렛파킹’을 쇼핑에 접목했다. 발렛파킹은 단순히 주차대리를 넘어선 고객에 대한 ‘배려’의 문화를 제안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유명한 백화점에서 제 아무리 세계의 대표적인 브랜드를 론칭해 죄상급의 제품과 다양한 메뉴를 진열한다 해도 고객에게 새로운 문화를 접속시키지 않는다면 브랜드를 향한 고객의 충성도는 떨어지게 되고 결국 외면당하기 마련이다.




지난 해 8월 8일 인터넷 서점 아마존 닷 컴에 ‘변화’라는 항목으로 분류된 서적은 총 5만 6,170권이고 ‘비즈니스 변화’에만 1만 1,195권 그리고 ‘세계 변화’항목에는 2,404권의 서적이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 남는 것은 가장 힘이 센 것도 아니고 가장 똑똑한 것이 아니라 변화에 잘 적응하는 것이다.” 바로 진화론을 주장한 찰스 다윈의 말이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미래의 부(富)는 시간, 공간, 지식 코드가 지배한다고 자신의 책에서 강조하고 있다. 그 중 우리는 지식(知識)의 재발견을 해야 한다. 지식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많이 아는 것이다. 그러나 아는 것이 힘은 아니다. 지식은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을 더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지혜로운 사람들의 능력이며 성공적인 인생을 만들어내는 가치의 창출인 지식(智識)이다. ‘知’가 지혜의 ‘智’로 진화하려면 매일같이 알기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배려에 대한 질문을 하나 하겠다. 영어 문법에는 과거,현재,미래의 시제가 있다. 가령 “나는 준다.” 는 현재형 시제다. 이것의 과거형 시제는 “나는 주었다.” 가 된다. 그렇다면 이것의 미래형은 무엇일까? 아마 당신은 “나는 줄 것이다.” 아니면 “나는 줄 생각 또는 예정이다”라고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답은 “나는 받는다.” 이다.



2007년에는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 즉 我必固(아필고) 를 버리자! 이제 당신이 많이 하는 것보다 어느 한 부분을 발달시키느냐에 집중해야 한다. 당신이 하는 일에 지식을 더하고 당신의 삶에 행복을 더하는 것은 지금 당신의 진화가 시작됨을 알리는 것이다.

진화는 多하는 것이 아니라 더하는 것이다. 당신의 성공적인 체인지 라이프를 위해 多함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더함(Plus)을 추구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도록 하자.





이 글은 대한지적공사 사보 ‘땅과 사람들’ 2월호 <이지수의 체인지 플러스>에서 만나 보실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