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고령화 사회로 가면서 나이 든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다. 하지만 그들도 동심의 어린 시절을 거쳐 뜨거운 청춘에 사랑하고 가족을 건사하면서 열심히 살아왔지 않던가? 영화< 수상한 그녀, 2014>에서 젊은 시절 홀로된 후 자식을 뒷바라지하고 살았던 자신을 요양원에 보내려는 순간 마법처럼 젊은 시절로 돌아가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보는 기회를 얻게 된다. 나이 듦은 인생의 훈장이다. 살아온 세월을 통해 얻은 소중한 것들을 젊은 세대들과 공유하면서 여유 있고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가야 한다.

< 영화 줄거리 요약>

젊은 시절 남편이 독일 광부로 돈 벌러 갔다가 사고로 죽은 후 유복자인 아들(성동일 분)을 대학교수로 키워낸 것이 유일한 자랑인 욕쟁이 칠순 오말순(나문희 분)할매는 어느 날 가족들이 자신을 요양원으로 보내려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알게 된다. 뒤숭숭한 마음을 안고 밤길을 방황하던 말순 여사는 오묘한 불빛에 이끌려 ‘청춘 사진관’으로 들어간다. 난생처음 곱게 꽃단장을 하고 영정사진을 찍고 나오는 길, 그녀는 버스 차창 밖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오드리 헵번처럼 뽀얀 피부, 날렵한 몸매의 탱탱한 20대 꽃처녀의 몸으로 돌아간 것이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자신의 젊은 모습에 그녀는 스무 살 ‘오두리(심은경 분)’가 되어 놓쳐버린 청춘의 시기를 다시 한번 만들어 보기로 결심한다.

< 관전 포인트>

A.청춘으로 돌아가자 할머니가 한 것은?

바글바글하게 볶아둔 머리카락도 사진관에 걸려있던 오드리 헵번처럼 바꾸고, 꽃무늬 할머니 옷차림도 고상한 블라우스로 바꾼 후 자신의 이름까지 오드리 헵번에서 따온 오두리로 바꾼 후 박씨(박인환 분)와 함께 일하는 노인 카페에서 채은옥의 빗물이라는 노래를 부르자 음악 방송국의 한 PD는 감탄하고, 할머니를 알아보지 못하는 밴드를 하는 손자는 오두리에게 보컬을 제안한다.

B.어머니의 인생을 살라는 아들의 말에 대답은?

손주의 교통사고로 수혈을 해야 될 긴박한 상황에서, 피를 주면 젊음이 사라진다는 것을 안 아들은 “어머니 내 자식은 내가 알아서 할게요. 어머니는 명 짧은 신랑도 만나지 말고 나 같은 자식도 낳지 말고 제발 그냥 가세요”라고 하자 “아니 난 다시 태어나도 똑같이 살란다. 아무리 힘들어도 똑같이 살란다. 그래야 내가 니 엄마구 니가 애 아들이 되지”라며 자신의 숙명을 받아들이고 자식에 대한 변치 않는 사랑을 표시한다.

C.아름다운 삽입곡들은?

젊은 시절 가수가 꿈이었던 할머니는 황망하게 남편을 잃고 고단한 삶을 살면서 아들을 키웠던 슬픈 회상 장면에서 < 김정호의 하얀 나비>를 부르고, 길거리에서 손주의 밴드와 같이 노란색 땡땡이 원피스에 양산을 쓰고 < 새샘트리오의 나성에 가면>을 불러 따뜻함과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 채은옥의 빗물> 같은 추억의 노래를 배우 심은경이 부른다.

D.아들 반현철의 어릴 적 이름은?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죽고 난 후 할머니는 시장 추어탕 가게에서 일하며 요리법을 배워 식당을 열게 되었지만, 기어 다니는 어린 아들을 돌볼 사람이 없어 줄로 묶어 둔 채로 일을 하며 아이가 아파도 약을 살 형편이 안돼 그저 가슴으로 안아주는 것 뿐 이었다. 그래서 스스로 목숨을 붙들라고 이름을 ‘붙들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E.마지막 엔딩은?

공연장으로 오던 손자 반지하의 교통사고로 RH-AB형이라는 희귀한 혈액을 가진 손자와 유일하게 혈액형이 같던 오두리는 손자를 살리기 위해 수혈을 하고 다시 할머니 오말순으로 돌아가게 된다. 한편 평소 그녀를 사모하던 박씨 할아버지는 청춘사진관에서 마법을 통해 제임스 딘처럼 젊은 청년(김수현 분)으로 돌아오면서 오말순 할머니에게 ” 어때 후달려?”라며 호기를 부리면서 데이트를 신청한다.

< 에필로그>

돌아가신 부모님을 가끔 떠올려 보면 자신의 인생보다 자식들의 행복을 위해 절대적인 희생을 베풀어 주셨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생전에는 그런 걱정이 잔소리처럼 들려  짜증 냈던 일이 후회스럽기도 하다. 그분들도 동심의 어린 시절과 열정의 청춘 시기가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공감 못 했던 지난 시간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우리 주변의 모든 어르신이 지금까지 세파에 흔들리면서도 굳건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살아온 삶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지금의 젊은이들도 언젠가는 노인들이 되듯 세대 간의 더욱 깊은 이해와 배려를 통해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사회가 되길 기대한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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