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인생의 멋진 빈티지!
< 프롤로그>

나이가 들면서 거창하고 불확실한 행복보다는 지금, 이 순간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는 것이 더 소중하고 재미있는 삶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현실 속 블랙홀에 빠진 대다수는 가진 것보다 못 가진 것을 향해 불나방처럼 달려가고 있다. 영화<어느 멋진 순간(A good year), 2006>에서 증권가의 유명한 펀드매니저인 주인공은 무작정 경쟁자를 누르며 승승장구하는 것이 최고의 행복인 줄 알다가 삼촌이 물려준 와인 농장을 정리하기 위해 찾았다가 그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행복을 발견하고 즐거운 삶을 선택하게 된다. 어느 멋진 순간은 오늘 오솔길을 산책하고 맛있는 커피를 좋은 사람과 같이 마시는 시간이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인생의 멋진 빈티지!
출처:네이버 영화

< 영화 줄거리 요약>

업계 최고의 실력자이지만 건방진 인물로 유명한 런던증권가의 펀드 매니저 맥스 스키너(러셀 크로우 분)는 유럽 시장을 정복하려 온갖 경쟁을 하고 마침내 엄청난 이익을 내는 데 성공한다.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삼촌 헨리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온다. 맥스는 헨리의 죽음보다는 그의 유일한 혈족인 자신에게 남겨진 남프랑스 프로방스의 거대한 주택과 와인 농장의 가치가 얼마인지 계산한다. 그러던 중 맥스는 주가 조작에 연루되면서 정직을 당한다. 맥스는 위기는 기회라 생각하며 헨리의 유산을 비싼 가격에 팔기로 결심하고 직접 프로방스에 간다. 런던의 도시 생활에 익숙한 그는 프로방스의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자신도 모르게 한 여성에게 사고를 낸다. 이 사실을 전혀 모른 채 헨리 삼촌의 저택에 도착한 맥스는 저택관리자와 와인 농장에서 오래 일했던 이들이 이곳 처분을 결사반대하며 그를 난감하게 만든다. 그때 맥스를 찾아온 아름다운 프랑스 여인 페니 샤넬(마리옹 꼬띠아르 분)에게 한눈에 반한다. 승부와 돈만 알던 맥스는 도도한 페니에게 진정한 사랑을 느낀다. 와중에 맥스는 헨리 삼촌의 친딸이라며 찾아온 크리스틴에게 주택과 농장의 소유권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인생의 멋진 빈티지!
출처:네이버 영화< 관전 포인트>

A.삼촌의 와인 농장은 어떤 곳인가?

비밀과 열정을 가진 헨리 삼촌은 수영장, 테니스장, 호화주방이 있는 저택과 포도밭 11헥타르를 소중히 여겼다. 오랫동안 농장을 관리해온 듀플로는 삼촌이 죽기 전 “삶의 즐거움도 모르는 애한테 어떻게 이곳을 맡기겠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즉 돈에 삼촌의 영혼을 팔지 말라고 얘기한다. 맥스는 “오래전부터 이 지방에서 고가에 거래되어오던 레이블도 없고 생산지도 모르는 신비의 부티크 와인 ’꼬앙 뻬르두(C.P)’가 헨리 삼촌이 심혈을 기울여 이 사또에서 몰래 만들어 왔다는 비밀을 뒤늦게 알아내고는 삼촌의 가짜 유언장을 작성하여 딸 크리스티에게 와이너리를 물려주며 삼촌의 유지를 받든다.

B.여인 페니와 운명적 만남은?

상속받은 삼촌의 농장을 팔기 위해 프랑스로 온 맥스는 차를 타고 가면서 전화 통화하다가 자전거를 타고 가던 페니를 넘어뜨리지만, 자신은 그것도 모르고 뺑소니친다. 얼마 후 페니는 집으로 찾아와 수영장에 떨어진 맥스에게 물세례로 복수를 하게 된다. 우연히 레스토랑 여주인 페니를 만난 맥스는 리옹팀 망나니 축구선수와 이혼한 그녀의 차갑고 도도한 매력에 빠진다. 바쁜 레스토랑에서 서빙으로 점수를 딴 맥스는 페니와 데이트를 하며 사랑에 빠진다. 페니에게 “이곳과 내 삶은 맞지 않아요”라며 같이 런던으로 갈 것을 제의하지만, 페니는 “아뇨, 당신 삶이 이곳과 안 맞는 거예요”라며 거절한다.

C.리들리 스콧은 어떤 감독인가?

영화< 에일리언>, < 델마와 루이스>, < 블레이드 러너>, < 글래디에이터>, < 킹덤 오브 헤븐>, < 프로메테우스>를 연출한 영국의 리들리 스콧 감독은 유구한 역사와 진한 낭만을 가진 와인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다. 인류 역사보다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포도의 역사를 접목하여 인생의 추억과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한 남자의 진실한 스토리로 만들었다. 아름다운 프로방스의 ‘뤼베롱’은 따뜻한 금빛 햇살과 진한 와인 향기가 전해져 오는 곳이기도 하다.

D.시골로 돌아온 맥스가 찾아간 곳은?

사랑하는 여인 페니를 찾아가서 “평생을 함께할 까칠한 여자와 당신 향기 나는 와인 한 병 부탁해”라며 프러포즈하게 된다. 그리고 친구 찰리에게 자신의 런던 아파트를 팔아달라고 하자, “지금 너는 사리 분별이 안 되는 거야, 거기서 뭔가 독특한 걸 찾기는 힘들 거야, 그곳이 곧 네 일상이 될 거고 그럼 끔찍해지겠지, 몇 달간 먹고, 마시고, 자기만 하면 지루해서 돌아버릴걸, 넌 오래 못 버틸 거야”라고 경고하지만 “두고 보면 알겠지”라면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 자신감에 찬 모습을 보인다.

E.맥스가 직장 상사가 제시한 양자택일 중 선택한 것은?

사장이 맥스에게 개인의 생활이 전혀 없는 사장 자리와 은퇴 중 하나를 택하라고 제안한다. 맥스는 벽에 걸린 고흐의 “starry night”는 모조품이고 진본은 금고 안에 두었다는 상사에게 그럼 진품은 언제 보느냐고 묻는다. 행복을 위해 열심히 살아간다지만 모조품 같은 행복을 추구할 뿐 진품 같은 행복에는 접근할 용기가 없는 것이다. 맥스는 그런 상사를 보며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찾아 떠나게 된다. 영화 제목은 와인의 빈티지와 관계가 있어서, 품질이 뛰어난 포도가 생산되어 탁월한 와인이 만들어진 해를 의미하지만, 사랑하는 여인 페니를 만나고 그녀와 함께 대자연의 품에 안겨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맥스에게는 그 누구보다도 평생 기억에 남는 ‘인생의 멋진 빈티지(좋은 해)’가 될 것이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인생의 멋진 빈티지!
출처:네이버 영화

< 에필로그>

어릴 적 헨리 삼촌은 체스 게임이나 와인 시음에서도 자신을 애 취급하지 않고 동등하게 대하며 남자가 되는 법을 가르쳐 준다. 테니스에서 진 후 화를 내는 맥스에게 “남자는 실패에서 지혜를 배우는 법이란다. 다만 그게 습관이 되어서는 안 돼”라는 말에서 맥스는 무작정 달리던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즐거운 삶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용기를 발휘한다. 햇빛과 비바람에 익어가는 포도처럼 살아가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완성되는 여유 있는 인생은 매일매일 더 달콤하고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