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현실에서 도망갈 수는(Fugitive) 있지만, 돌아오기는 더 어렵다!
< 프롤로그>
누구나 힘든 현실에 부딪히면,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한번 도망가면 다시 돌아오기는 더욱 어렵고, 언젠가 도망치고 싶었던 그곳이 무척 그리울 때가 있을 것이다. 한때 잘 나가던 미국 국적의 한국 가수가 병역을 피하고자 도망갔다가 오랜 시간 돌아오지 못하는 것을 보고, 도망보다 어려운 것이 회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영화< 도망자/The Fugitive, 1993>에서는 함정에 빠진 주인공이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오기 위한 험난한 여정을 보여준다. 이렇듯 지금 도망가고 싶은 현실이 언젠가 그토록 돌아오고 싶어지는 소중한 곳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현실에서 도망갈 수는(Fugitive) 있지만, 돌아오기는 더 어렵다!
< 영화 줄거리 요약>
어느 날 응급 수술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시카고의 저명한 외과 의사 ‘라차드 킴블(해리슨 포드 분)’은  현관으로 들어오던 중 괴한의 공격을 받는다. 사투 끝에 범인은 달아나고 그의 부인 ‘헬렌’은 침실에서 숨을 거두고 만다. 공교롭게도 아내는 경찰에 전화하여 ‘리차드 킴블’이라는 말만 남기고 숨을 거두고, 이 녹음테이프가 결정적인 살인 증거가 되어 킴블은 자신을 부인을 죽인 파렴치범으로 사형 선고를 받기에 이른다. 일리노이 주립 교도소로 향하던 호송 버스 안에서 몇몇 죄수가 탈주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버스가 전복되고, 마침 지나가던 열차와 충돌한다. 이 아비규환의 와중에서 킴블은 구사일생으로 버스에서 탈출하여 같이 탄 죄수의 도움으로 수갑을 풀고 혼자 무작정 산속으로 탈출하게 된다.

한편 이 전대미문의 사건은 연방 경찰 ‘샘 제라드(토미 리 존스 분)’가 맡게 된다. 병원에서 상처를 스스로 치료하고 앰뷸런스로 도망가던 킴블은 보안관 제라드의 헬리콥터에 쫓겨 거대한 댐의 높은 수문 위까지 이르게 된다. 그곳에서 주저 없이 뛰어내린 킴블은 세찬 물살로 인해 댐 구조물에 부딪히지 않고 가까스로 살아난다. 도망자의 신분을 숨긴 채 경찰의 추적을 피해  진범인 ‘한쪽 팔이 의수인 외팔이’를 찾아 모든 단서가 될만한 곳을 찾아다닌다. 그러던 중 범죄의 중심이 바로 자신의 대학 동기이자 동료 의사인 ‘찰스 니콜스(제로엔 크라베 분)’가 출시될 신약 발표를 막으려는 킴블을 제거하여 막대한 리베이트를 차지하려는 속셈이었다는 것을 알아내게 된다.

전철 안에서 자신을 제거하려던 청부살인업자 ‘사익스’에게 쫓기다 극적으로 그를 제압하고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악마와도 같은 의사 ‘찰스’를 찾아가게 된다. 킴블을 추격하던 연방 수사관 ‘제라드’도 결국 킴블의 누명을 눈치채게 되어 진범을 쫓게 된다. 킴블은 신약 발표회가 진행 중이던 호텔 연회장에서 문제의 제약회사인 데블린사의 이사로 변신하여 신약의 우수성을 발표하던 악당 의사 찰스와 조우하게 된다. 킴블은 많은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임상적으로 문제가 드러난 혈액 샘플과 임상 보고서를 바꿔치기한 사실로 공격하자 찰스는 킴블을 끌고 나가 난투극이 벌어진다. 이때 수사관의 권총을 탈취한 악당 찰스가 제라드 보안관을 쏘려는 순간, 킴블에게 극적으로 저지당하여 살인범은 체포되고 킴블은 제라드 수사관에 의해 도망자의 누명을 풀고 자유를 되찾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현실에서 도망갈 수는(Fugitive) 있지만, 돌아오기는 더 어렵다!
< 관전 포인트>
A. 킴블 박사가 자기 부인의 살인범으로 몰린 여러 가지 정황은?
킴블의 아내 헬렌은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은 상속녀로, 그녀와 결혼한 킴블박사는 만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었다. 사건 당일 헬렌은 킴블 박사가 응급수술 후 돌아올 것을 알고 미리 집 현관을 열어놓았고, 이를 파악한 괴한이 쉽게 침입할 수 있었다. 헬렌은 이미 괴한에게 칼에 찔린 상태로 경찰에 전화했고, 때마침 자신의 남편인 킴블 박사가 들어오자 그의 이름을 부르며 도움을 요청한 것이 오해를 사는 결정적 증거가 된 것이다.

B. 킴블 박사는 어떻게 살인범 ’사익스’를 찾게 되었나?
킴블 박사는 괴한과의 격투에서 범인의 오른팔이 의수임을 눈치챈다. 그는 “의수와 의족을 전문적으로 만들고 시술하는 병원(Cook County Hospital)”을 찾아가 보조기구를 착용한  용의자 5명을 검색한다. 한 명씩 찾아가다가 드디어 사익스 집 잠입에 성공한다. 사진을 통해 그가 전직 경찰관이었으며 현재는 문제의 데블린 제약사의 중역을 경호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가 진범인 것을 알게 된다.

C. 킴블 박사의 친구인 의사 ‘찰스’가 어마어마한 사건을 꾸민 이유는?
킴블 박사는 ‘데블린 제약’의 신약(RDU-90) 임상시험에서 간에 치명적 영향을 주는 부작용을 확인하고 혈액 샘플을 통해 이 약의 출시를 막으려고 한다. 하지만 제약회사에서 엄청난 리베이트를 약속받은 의사 찰스는 킴블만 없애면 신약을 출시하여 자신이 큰 이득을 챙길 수 있기에 킴블에게 부인의 살해범으로 누명을 씌워 제거하려고 하였다.

D. 연방 수사관 ‘제라드’는 어떻게 킴블 박사가 진범이 아닌 것을 알게 되었나?
“한 건의 미해결 사건도 없는” 늑대의 심장과 독수리의 눈을 가졌다고 소문난 연방 수사관 ‘제라드’는 도망자 킴블 박사를 추적하면서 킴블이 자신의 부인을 살해한 진범을 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눈치채게 된다. 특히 킴블은 인공 의수를 한 진범 ‘사익스’의 집을 제보하는가 하면, 공개적으로 신약 발표회가 있는 힐튼 호텔을 찾아가며 경찰에게 동선을 알리는 등, 자신의 누명을 벗고자 노력하는 것을 알게 되고 결국 진범들을 체포하는 데 동조하게 된다.

E. 킴블 박사가 도주 중에도 의사의 도리를 다하게 되는 순간은?
킴블 박사는 병원에서 진범을 추적 중, 응급실에서 대기 중이던 어린 소년이 긴급수술을 받아야 함에도 방치되자, X-레이 확인 후 진단 보고서에 긴급수술을 적어 넣고 수술실로 이송 시켜 소년 환자가 신속히 수술받도록 하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 그가 평소 좋은 의사였기에 병원의 연구원들도 그가 비록 중범죄의 혐의를 가진 도망자였지만, 혈액 샘플 등의 중요한 증거를 제공해주어 결정적으로 ‘찰스’의 악마적인 범죄를 밝혀내는 데 도움을 준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현실에서 도망갈 수는(Fugitive) 있지만, 돌아오기는 더 어렵다!
 < 에필로그>
현대인들은 커다란 현실적 문제와 맞닥뜨리게 되면, 그 상황을 외면하고 도망가고 싶어 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 문제를 피해 도피할 수는 없기에, 자신의 성찰과 진정한 멘토들의 조언을 통해 적극적으로 직면한 문제에 접근한다면 의외로 문제는 하나씩 해결될 수 있다. 또한, 그런 역경을 통해 문제 해결의 지혜가 쌓이면 점점 큰 문제를 풀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한번 도망가기 시작하면 다시는 쉽게 돌아올 수 없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