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왜 답을 주지 않고 질문을 했을까?
월리엄 코헨이 지은 <피터 드러커 경영 컨설팅>의 부제가 “드러커는 왜 답을 주지 않고 질문만 했을까?”이다. 이는 어떤 의미일까? 그는 피터 드러커가 개설한 박사과정의 첫 번째 졸업생이다. 그는 드러커의 가르침은 그의 삶 자체를 바꾸어 놓았다고 했다. 그는 미국 공군 소장을 역임하고 교수와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책 50여 권을 썼다.


  <드러커의 컨설팅은 무엇이 다른가?> 이 책의 핵심이다. 그런데 경영컨설팅에 임하는 자세가 리더가 부하직원과 소통하고 일하는 방식의 자세와 기본적으로 똑같다. 1999년 <포춘 Fortune>이 ‘세기의 경영자’라고 일컬었던 잭 웰치는 자신이 성공하기까지는 피터 드러커의 공이 컸다고 말했다. 잭 웰치가 1981년 GE CEO가 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드러커와 마주 앉았다. 그때 드러커는 두 가지 질문만 했다.

  첫 번째 질문이다.  “GE가 이 사업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당장 이 사업에 뛰어들 것인가?” 대답은 “아니요” 였다.  두 번째 질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할 작정인가?”  이에 잭 웰치는 GE가 시장에서 1위 혹은 2위가 아니라면, 해당 사업에 대해서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매각하거나, 폐쇄해야 한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이 두 질문이 GE의 미래를 바꾸어 놓았다. 잭 웰치가 CEO로 있는 동안 수십억 달러의 가치를 발휘했고, GE의 주식가치는 4,000퍼센트나 상승했다.

  피터 드러커의 제자 월리엄 코헨은 <무엇이 뛰어난 컨설턴트를 만드는가?>에 대해 일곱 가지를 제시했다. ▪컨설팅과 관련된 모든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 특히 피터 드러커는 의뢰인을 비롯 누구에게든 예의를 갖추고 정중하게 대했다.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능력. 그는 컨설팅 업무를 의사와 비교하며 의사가 진단을 잘못하면 어떤 결과를 낳은가? 반문했다.▪효과가 있는 해결방안을 찾는 능력 ▪기술적인 전문성과 지식▪뛰어난 커뮤니케이션 능력▪뛰어난 마케팅 능력과 영업능력▪관리능력이 그것이다.

   이를 응용하면 리더가 조직 속에서 인간관계를 증진하고 조직의 성과를 달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드러커는 컨설턴트로서 윤리에 관한 철학을 강조했다. 이 또한 리더에게 요구되는 특성이다. 개인의 책임에 대한 윤리는 히포크라테스가 주는 가르침에서 나온다고 했다 즉, “무엇보다도 해를 입히지 마라”는 것이다.

  그리고 <거울 테스트>다. 즉 매일 아침마다 거울을 볼 때 내 얼굴이 어떤 종류의 사람으로 비치기를 원하는가? 드러커는 기업윤리를 믿지 않았고, 세상에는 기업윤리라는 것이 없으며 오직 윤리만이 있다고 주장했다.

  드러커 식 좋은 질문을 개발하는 방법이 있다. 이를 리더가 조직 내부에서 응용하면 이렇게 할 수 있다. ▪부하직원과 대화를 계속 이어가기 위한 촉매제로 작용하는가? ▪호기심을 자극하는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도록 자극하는가? ▪다양한 견해나 반응에 개방적인가? ▪부하 직원에게 어떻게, 왜에 대한 대답을 요구하는가? ▪부하 직원에게 자기 자신의 생각을 검토하도록 장려하는가? 등이다. 드러커가 경영컨설팅시 의뢰인에게 활용하는 질문이지만 리더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피터 드러커는 질문에 도달하기 위해 모두가 아는 것을 무시하라고 했다. 그는 모두가 아는 것은 대체로 옳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한 고대인들은 100퍼센트 일치를 의심해야 한다는 사상을 알고 있었는데 이는 지금도 유효하다는 것이다. 드러커가 우리에게 준 소중한 기여는 무엇일까? 그것은 모두가 아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말고 그것을 곰곰이 생각하여 성공을 위한 자신만의 방법을 개발하라는 교훈이다.

  그는 사실을 뒤집어 보기 위한 두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는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로 표현되지 않은 것을 들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가장 심각한 오류는 잘못된 대답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위험한 것은 잘못된 질문을 하는 것이다. 그는 경영 컨설턴트로서 “제가 가진 가장 커다란 장점은 무지하기 때문에 질문을 한다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기가 하는 일은 답을 내는 것이 아니라고 겸손하게 표현했다. 그러면서 컨설턴트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자신의 지혜를 과신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리더들은 정말 되새겨 봐야할 대목이다

  필자가 드러커에게 영감을 받아 리더들과 공유하고 싶은 두 가지다.  하나는 리더는 코치이면서 컨설턴트가 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컨설팅은 문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이를 통해 올바른 솔류션(처방)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피터 드러커가 컨설팅할 때처럼 구성원의 무한한 잠재력을 믿고 질문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국제코치연맹(ICF)은 “모든 사람은 창조적이고 자원이 풍부하고 전인적이다(Every client is creative, resourceful and whole.)”라고 정의하고 있다. 둘째는 진실에 도달하기 위해 피터 드러커처럼 무지에서 출발해 보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처럼 말이다.

  평소 드러커는 “과거의 성공에 이르게 했던 것들을 계속하면 당신은 결국 실패하고 말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응용을 통한 실천을 강조했으며 이러한 실천이 없으면 이루어지는 것도 없다고 했다. 우리는 리더로서 왜 질문을 해야 하고 어떻게 질문하는지를 알게 되었으니 이제 각자 조직 내에서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

  <김영헌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