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의 육아톡] 어린이집 선생님들께 여쭤보았습니다. ‘선생님 근무환경을 개선해주세요’ [마지막]
어린이집 선생님들께 여쭤보았습니다. 가 어느덧 마지막 시간이 되었다. 처음 선생님 네 분과의 인터뷰를 시작했을 때는,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어린이집 사건 사고에 불안한 부모 마음을 먼저 알아주고자 했다. 그러나 인터뷰를 진행하면 할수록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사각지대에 몰린 아주 위태로운 근무환경 속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첫 번째 시간, 두 번째 시간은 부모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으로 이어졌다면, 오늘은 우리 모두가 궁금해해야할 내용으로 채워진다. ‘선생님 근무환경을 개선해주세요’ 지금부터 시작하겠다.

Q:아이들을 돌보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만족하는가?

아이가 선생님을 만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와, 이런 선생님의 노고를 부모님들이 알아주고 감사함과 믿음을 보여줄 때는 만족감을 느낀다. 하지만 점점 이런 만족감이 떨어지고 있다.

Q:그만두고 싶은 순간은 언제인가?

업무가 너무 많아서 쉴 틈과 여유가 전혀 없을 때, 부모와의 문제가 있을 때.

Q: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는 가?

다른 선생님들과의 대화. 같은 일을 하다 보니 많은 공감이 되고, 조언과 격려가 많은 도움이 된다.

Q:선생님의 대우에 대한 불만은?

간혹 부모님들께서 선생님을 선생님으로 보지 않고, 부탁 해야 할 일들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요구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정말 많은 회의감이 든다.

사회적인 시선이 너무 따갑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린이집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나는 어린이집 선생님이다’라는 말을 자신 있게 하고 다녔으나, 요즘은 ‘어린이집 선생님이다’라는 말을 자신 있게 하지 못한다. 이런 말을 했을 때 “아이들은 안 때리냐?”라는 무례한 질문을 받기도 하고, 혹시나 문제 있는 교사가 아닐까 하는 따갑고 차가운 눈초리를 받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기에 상처도 많이 받고 가슴이 아프다. 사회적인 인식이 너무 많이 나빠져서 이것 또한 어린이집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등한시하게 되는 이유가 되는 것 같아 많이 힘들다.

선생님들의 휴게시간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 정해진 휴게시간이 1시간 있지만 눈 가리고 아웅으로 보여주기 식 휴게 대장을 작성하고 있다. 아이들이 있는데 휴게시간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화장실조차 한번 다녀오기 힘들 때가 있는데 어떻게 1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겠는가?

Q:선생님의 근무 환경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어떤 제도들이 뒷받침되어야 하겠는가?

어린이집 선생님이 되기 전 교생 실습 기간이 있다. 그 기간에 아이 돌봄에 대한 의식을 더 확고히 심어주면 좋겠다. 보통 그 기간에 어린이집 잔 업무를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되면 시작도 전에 아이들에 대한 사랑보다는 일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 실습 기간은 아주 중요하다 실질적으로 아이를 돌봄에 있어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하는지 어떤 업무가 부수적으로 따라주는지에 정확한 인지를 시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지금 시행하고 있는 교육은 현장에서 반영하기 힘든 것들이 많다. 실제로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한 실질적인 교육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을 필수교육으로 지정해서 월별로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고, 이런 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에 대한 보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문제 있는 교사가 걸러질 수 있도록 부모의 불안을 덜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생님의 휴게시간은 의미가 없다. 1시간이라고 정해져 있지만 이 시간을 지켜 휴게시간을 보장받는 선생님들은 극히 드물다. 아니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혹시나 선생님이 비운 시간에 아이들이 다치거나, 혹은 선생님을 필요로 하는 순간들이 생길 까봐 마음 놓고 화장실 한번 가기도 힘들 때가 많다. 그렇기에 휴게시간 1시간을 잘 지키고 있나 안 지키고 있나 보여주기식으로 어린이집을 감독하는 제도보다는, 부족한 인력에 대해서 어떻게 좋은 선생님들을 배치해야 하는 지를 고민하고, 선생님들의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서류를 간소화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돌보는 업무 외에도 항상 일거리가 많다. 그래서 아이들을 돌보면서도 마음이 바빠질 때가 많다. 앞서도 말했지만 불필요한 업무를 과감히 없애고 서류 또한 간소화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을 돌보기 위한 업무, 내 반 아이들을 위한 업무 외에 신경 써야 할 일들이 정말 많이 줄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생님들이 연차나 월차 등 휴가가 보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선생님들이 휴가를 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다. 보통은 8월 중 한 주 어린이집 방학을 이용해야 하는데, 그 마저도 맞벌이 가정인 아이들의 경우 등원을 하기 때문에 선생님들은 돌아가며 출근을 해야 한다. 선생님도 아플 수 있고 쉬어야 할 때가 필요한데 보충해야 할 선생님이 없고, 보충 인력을 뽑는다 해도 어린이집에서 부담해야 할 임금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정말 쉽지 않은 상황이다. 꼭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선생님의 연봉은 어떤 수준인가?

민간어린이집은 일반적으로 최저 시급으로 계산된 월급을 받는 경우가 많다. 최소한 자신의 호봉에 맞는 월급이라도 받으면 좋겠다. 호봉 대로 받는다 하더라도 어린이집 선생님의 월급은 적은 편에 속한다.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현실 속에 놓인 선생님들에게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고맙다.’라는 것이다. 어느 하나 쉬운 직업이 어디 있겠냐 만은, 특히나 우리의 아이들을 돌보는 직업인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처우가 개선이 되지 않는 한, 보육의 질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고, 어린이집 사건사고로 인한 부모의 불안한 마음을 채워주기 힘들 것 같다. 선생님 네 분과의 인터뷰가 끝나가는 순간이 다가올 때는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어 주셔서 고맙다 라는 마음이 참 컸다. 이렇게 좋은 선생님들이 많을 때, 우리는 이런 좋은 선생님들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사회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 고민하고 검토하고 아낌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윤슬의 육아톡] 어린이집 선생님들께 여쭤보았습니다. ‘선생님 근무환경을 개선해주세요’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