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인생의 여정에서 얻어진 경험은 영원하다!
<프롤로그>

“100세 시대”라는 시대적 트렌드가 무색할 만큼 현대사회에서 시니어들의 역할은 점차 축소되고, 그들이 현역에서 쌓은 소중한 지식과 경험은 쉽게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에서는 오랜 세월,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로 경험을 쌓은 시니어들은 정년이라는 것이 없고, 계속해서 자신의 업에서 기여를 할 수 있게 하며, 일본에서는 저출산으로 젊은 인력들이 줄어듦에 따라 노인들에게 일자리가 넘쳐나고 있다. 곧 인공지능의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지만, 따뜻한 인간미와 현장에서의 오랜 시간 생생한 경험을 가진 시니어의 검증된 자산은 쉽게 대체되지 못할 것이다. 영화 <인턴/The Intern, 2015>을 통해 젊은 세대의 열정과 시니어 세대의 경험을 합체하여, 성숙하는 조직과 행복한 가정의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방법을 알아보자.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인생의 여정에서 얻어진 경험은 영원하다!
<영화 줄거리 요약>

‘벤 휘태커(로버트 드 니로 분)’ 는 아내와 사별하고 홀로 남은 은퇴한 70대 시니어다. 그는 항상 무슨 일인가에 빠져있기를 바라며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길 바란다. 그래서 여행도 자주 가며, 하는 일 없을 때는 카페에도 항상 간다. 그러다 시니어 인턴을 뽑는다는 전단을 보고, 자신이 40년간 일했던 전화번호부 공장 자리에 들어선 ‘인터넷 의류 쇼핑몰 회사 TPO’에 입사하게 된다. 회사의 CEO인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 분)’은 일 년 반 만에 종업원을 220명까지 늘리는 등 놀라운 성과를 이뤄낸 워킹맘이며, 까탈스럽기는 하지만 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함께 엄청나게 성실한 리더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사업의 성장으로 바빠진 줄스는 회사경영과 가정의 밸런스를 잡지 못해 좌충우돌하다가 급기야 주주들은 노련한 전문경영진 영입을 통한 회사의 안정적 경영을 요구하게 된다. 이때 시니어 인턴으로 입사한 벤은 그의 40년간의 직장생활 노하우로 직원들은 물론 사장인 줄스에게  보이지 않는 많은 도움을 주게 된다. 줄스는 처음에는 쓸모없는 늙은이로 대하다가, 점점 벤의 인간적이고 따뜻한 친화력과 현장에서의 체득한 지혜로운 삶의 모습에서 “인턴이자 진정한 어르신 멘토”로서 의지하게 된다. 시니어 인턴 벤은 “묵묵히 지켜봐 주는 어른 같은 존재감”으로  결국 일탈했던 줄스의 남편이 진심으로 사과하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만들고, 외부 전문경영자 채용을 통해 자리를 양보할 위기에 처했던 줄스도, 시니어 인턴 벤에게 “덕분에 차분해지고 자신감도 생겼다”면서 더 성숙해진 CEO로 복귀하여 정상을 되찾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인생의 여정에서 얻어진 경험은 영원하다!
<관전 포인트>

A.시니어 인턴 벤의 전직 경력은?

현재와 같은 SNS 시대와 달리 모든 정보가 전화번호부를 통해 공유되던 과거, 전화번호부 만드는 회사의 부사장으로 40년간 근무한 벤은 자신의  깊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정보수집과 조직내 소통에 탁월한 감각이 있다. 그는 연인에게 차이고 슬퍼하는 직원에게 “장문의 메일과 이모티콘으로는 사랑을 되찾을 수 없다. 바로 찾아가서 직접 사과하고 사랑을 쟁취하라”는 개인적 연애 컨설팅도 해주기도 하고, 70세의 나이에도 요가나 체조를 통해 건강을 잘 관리하여 회사 내 힐링센터의 마사지사인 여사님과도  적극적으로 사귀는 등 아직도 남성미를 자랑하고 있기도 하다. 시니어 인턴으로 출연한 <로버트 드 니로>는 그의 과거 대표작 <택시드라이버 ,1976>,<디어 헌터, 1978>, 에서 보여줬던 반전영화에서의 음울한 영웅 역할에서 <미트 페어런츠/Meet the Parents 1,2,3> 시리즈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의 화신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후 유쾌한 시니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B.  여사장 줄스의 남편이 일탈하게 된 배경은?

사실 줄스 사장의 남편은 IT업계에서 떠오르는 샛별과도 같은 굉장히 능력 있는 인재였지만, 부인인 줄스의 탁월한 사업수완을 존중하여 자신은 집에서 가사와 육아를 책임지며, 가지고 있는 사업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등 뒷바라지 역할을 자처했다. 하지만 줄스가 회사 일이 많아지면서 자신에게 소홀해지고 자신도 남자의 존재감이 급격하게 떨어지자, 이웃집 여성과 사귀는 등 일탈을 하게 되지만, 부인과 가정을 소중하게 생각하던 남편은 인턴인 벤에게서 무언의 배움을 얻게 되고, 결국 부인에게 용서를 구하고 다시 가정으로 돌아오게 된다.

C. 시니어 인턴 벤이 줄스 사장의 운전기사 역할까지 하게된 이유는?

어느 날 줄스사장 집에 들렀던 벤은 밖에서 대기 중이던 사장의 전속기사가 주머니에서 휴대용 술을 수시로 마시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 그 기사에게 “오늘은 운전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조언하며 자신이 그날 운전을 대신하게 된다. 하지만 다음날 자신의 실수로 해고될 것을 두려워한 기사가 그만두게 되자 벤이 새로운 기사를 채용할 때까지 운전을 도와주게 된다. 공인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사에게 확실한 경고를 할 줄 아는 벤은 진정한 이 시대의 어르신이다.

D. 사장인 줄스가 시니어 인턴을 뽑는 절차로 내세운 것은?

자신의 회사가 인터넷 의류 쇼핑몰회사인 만큼 IT와 패션을 이해하는 사람이 들어오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하여, 시니어 인턴의 자기소개를 영상으로 촬영하여 유튜브에 올리도록 했고, 벤은 평소 철저한 자기관리와 소통 채널 활용을 활발히 하던 습관으로 즉각적으로 원하는 방식으로 업로드할수 있었고 멋진 패션으로 면접에서도 좋은 인상을 주어 당당히 합격하게 된다. 즉 은퇴 후에도 본인이 적극적인 삶을 원한다면, 역량을 젊은 감각으로 리엔지니어링(혁신) 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E. 사장의 전직 비서가 시니어 인턴을 질투하며 호소한 이유는?

모든 일을 스스로 완벽히 해내는 성격의 줄스 사장의 비서였던 여직원은 시니어 인턴 벤이 입사 일주일 만에 여사장의 신임을 얻게되자, 억울함에 “나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를 졸업했고 사장님을 위해 하루 14시간을 여기 앉아서 일했는데, 내게 어떤 일에도 손대게 하지 않고 잡일만 시켰다.”고 평펑 울면서 호소했다.  개인적인 스펙보다는 회사의 비전과 상사의 고민이 뭔지를 공감하고 그것을 해결해주는 창의적 파트너가 될 때 소중한 존재가 된다는 것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F. 시니어 인턴 벤이 보여준 인간관계의 핵심능력은?

벤은 직원들은 물론 사장인 줄스의 고민을 충분히 경청한후 상대방이 자신의 입장과 주변 상황을 깊이 성찰할수 있게 그 사람의 고민을 진심으로 같이 공감해 준다. 사실 모든 고민의 해답은 당사자가 제일 잘 알고 있기에, 벤은 사랑과 일에 지친 사람들의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스스로 해결할 용기와 확신을 줄 수 있게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묵묵히 지켜봐 주고 도와줄 뿐이다.  물론 매일 가지고 다니는 깨끗한 손수건으로 위로의 말을 건네면서 말이다. 벤은 또한 올바른 일이라면 눈치를 보지 않고 과감하게 추진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데, 줄스 사장은 자신의 책상 위의 산처럼 쌓인 서류 더미를 치우지 못하고 있었는데, 벤은 순식간에 큰 골칫거리인 쓰레기더미를 정리해주어 줄스의 인정을 받게 된다. 결국 회사에서 필요한 직원은 시키는 것만 잘하는 사람이 아닌, 조직과 상사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능동적이고 선제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내는 열정과 도전정신을 가진 사람이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을 보여준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인생의 여정에서 얻어진 경험은 영원하다!
<에필로그>

현대 사회에서 정년이라는 획일적 나이 기준의 컷트 라인에서 은퇴한, 경험과 지혜를 갖춘 많은 시니어를 현역의 젊은 세대와 잘 접목한다면,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더 스피디하게, 더 지혜롭게, 더 유연하게, 더 사려 깊게, 더 여유롭게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도 있다. 곧 닥칠 인재부족의 시대에, 건강한 시니어들의 역량을 모든 산업에 접목하여 4차산업혁명의 새로운 스테이지를 열 수 있다는 얘기다. 영화에서 인턴인 벤은 “손수건은 필수용품이야, 그걸 자네 세대가 모른다는 건 거의 범죄에 가까워, 손수건을 갖고 다니는 가장 큰 이유는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기 위함이야”라는 말에서 가정과 조직 생활에서, 책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수많은 시행착오로 많은 눈물을 흘리는 젊은 세대들을 위해 따뜻하게 마음의 상처를 닦아줄 수 있는 손수건(항상 준비된 배려심의 상징)을 건네는 사려 깊은 시니어들의 역할을 기대한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