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칼럼] 부부의 날 부부싸움-남편은 아내하기 나름
둘이 하나가 되는 행복한 부부생활이란

가정은 큰 사람이 작아지고, 작은 사람이 커지는 곳이라고들 한다. 생각이 깊고 배려가 큰 사람일수록 가정에서 배우자에게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다.
어느 한 부부가 부부싸움을 했다. 화가 난 남편은 아내에게 소리를 질렀다.
“당장 나가 버려!”
아내도 화가 나서 벌떡 일어섰다.
“흥, 나가라고 하면 못 나갈 줄 알아요?”
그런데 잠시 후 아내가 다시 자존심을 내려놓고 집으로 들어갔다.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 남편은 왜 다시 들어오느냐고 소리를 지른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두고 갔어요!”
“그게 뭔데?”
“그건 바로 당신이에요!”
남편은 그만 피식 웃고 말았다. 그 날 이후 남편은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이런 말을 하며 화를 풀고 만다.
“부부 싸움을 하면 뭐해! 이혼을 하려 해도 당신이 위자료로 나를 청구할 텐데….”
평소 이혼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던 부하 직원에게 한 지인이 해준 이야기란다. 물론 그 지인도 이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본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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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실칼럼] 부부의 날 부부싸움-남편은 아내하기 나름
남편은 아내하기 나름이예요

오래전 광고에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예요’라는 멘트가 있다. 이 멘트처럼 지혜로운 아내 덕분에 깨질 수 있었던 부부관계가 회복된 사례다.
평화로운 가정을 위해서 백년해로를 약속한 부부관계의 유지를 위해서 자존심을 내려놓고 화가 난 남편의 마음을 어루만진 현명한 아내의 모습이다.

부부싸움도 무조건 안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부부싸움 무조건 안 하는 게 상책은 아니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부부싸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학창시절부터 배려심 있고 소심했던 편인 친구 A는 부부싸움을 하지 않은 ‘탓에’ 현재 남편만 보면 괜히 화가 나고 가슴 한편이 답답하다고 토로한다.

“우리 부부는 결혼한 지 10년 째 됐지만 부부싸움을 한 적이 거의 없어. 연애도 오래 했는데, 너희도 알다시피 그때도 별로 싸우지 않았잖아. 결혼생활하면서 아이문제, 가사분담 문제 때문에 크고 작게 마음에 쌓이는 것이 있었지만, 남편이 어릴 적 시부모님이 자주 싸우신 게 보기 안 좋았다면서 아예 싸우려들지 않더라고. 그래서 나도 그냥 ‘내가 참고 말지’하면서 넘어가 버렸고.”

부부싸움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해 문제가 쌓인다면

학창시절 솔직하고 거침없던 친구 B는 “아이에게 무관심한 남편에게 화를 냈는데, 남편이 잠깐 다투다가 큰 소리 나는 것이 싫다면서 어영부영 넘어가더라고. 다음 날 감정이 남아 있는 내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밥 달라’고 말을 거는 남편 때문에 기분이 어찌나 상하던지”라고 말했다. 차라리 제대로 싸워 마음의 앙금을 툴툴 털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부부사이 다양한 화풀이 방법

얼마 전 여성 모임이 있었다. 그 모임에서 한 지인이 얼마 전에 싸운 이야기를 한다.
“ 싸울 땐 남편이 어찌나 미운지요. 저는 남편이 미울 때는 냉장고에 날짜가 지난 요구르트를 팍팍 주거나 알람시계를 꺼서 지각하게 만드는 등 나만의 분풀이를 하고 나면 기분이 풀리더라고요. 그러면 먼저 화해하기가 쉬워지기도 하구요”
그 때 결혼 한 지 얼마 안 되는 다른 한 지인이 자신은 말싸움을 하다가 화가 나면 던져도 깨지지 않는 물건을 집어던진다고 한다. 그러자 결혼 15년차인 또다른 지인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아무 말 없이 백화점으로 가서 남편 이름으로 마구 긁어버리는데….그게 남편을 화나게 하고 내 화를 시원하게 푸는 가장 화끈한 방법이죠. 할부요? 어림없고요…….” 이 말에 같은 테이블에 있던 여성들은 대부분 웃으면서도 일부 공감을 표했다.
그 때 지혜롭기로 소문난 한 지인은 문제가 생기면 그때그때 싸워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말한다.

부부사이의 지혜로운 싸움이 가능할까?

그 지인은 “불만이 있을 때 바로 싸워야 싸움이 깊어지지 않는 것 같아요. 이 때문에 싸우더라도 옛날 있었던 케케묵은 문제까지 들추어내지 않게 되더라고요” 라고 한다. 그러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싸우는 것이기 때문에 감정싸움이 되지 않도록 서로 집안 험담이나 상대방의 약점공격을 일체 하지 않는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어 말하기를 “명절 때 시어머님께서 남편이 도와주지 못하게 하는 것 때문에 감정이 상한 일이 있었어. ”라고 했다.

부부싸움 시 말투에 따라 싸움이 더 커지기도

그때 일방적으로 시어머니 험담을 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단다.‘우리 엄마도 그렇고 나이 드신 분들 생각이 다 그렇게 마련이지만, 날 위해서 조금만 신경 써 달라’고. 부드러운 말투로 그렇게 말하자 친구 남편이 흔쾌히 동의해 주더란다.
이처럼 문제없어 보이는 부부보다 싸우며 갈등 해소해나가는 부부가 금실이 좋다.
남편의 재치와 아내의 인내는 집안의 안전한 기초일 수 있다.

빈정거리는 말투로 배우자를 화나게 하는 경우

드라이브를 즐기던 부부가 사소한일로 말다툼을 벌였다.
서로 말도 많고 썰렁하게 집으로 돌아오는데 문득 차창 밖으로 개 한마리가 얼쩡거리는 게 눈에 띄었다.
남편이 그 개를 가리키면서 아내에게 빈정대며 말했다.
“저기 당신 친척이 지나가네. 반가울 텐데 인사나 하시지?”
남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내가 그 개에게 소리쳤다.
“안녕하셨어요! 시아버님~!”
이처럼 부부사이에 싸울 때는 어떻게 하면 상대를 더 화나게 할 지 고민하면서 결국 말 때문에 막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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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한 가정을 위해서는 부부 상호간의 존중과 배려가

결혼 한 지금 나의 롤 모델은 늘 한결 같은 시부모님이지만, 결혼 전의 내 롤 모델은 큰언니였다. 동생들 앞에서 큰 형부 흉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너무 자랑만 해서 문제였지….하긴, 큰 형부가 처가나 처제들한테도 사랑을 많이 주긴 했으니 자랑할 만하긴 하다. 어쩌다 큰 형부와 의견차이가 있을 때도 어찌나 정갈하게 대화를 하는지 ….좋아보였다. 물론, 동생 앞이라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런 언니에게서 내가 배운 부부싸움의 기술은 세 가지다.

부부싸움의 세 가지 기술

● 부부싸움의 1, 2, 3
1. ‘일단 참아라!’ (화내기 전에 왜 후회하지 않을지 먼저 생각해봐라)
2. ‘이기려고 하지 말라’ (차라리 남편을 미안하게 하라^^)
3. ‘삼가 하자. 막장싸움’ (친정 욕을 듣고 싶으면 시댁 욕을 하라)
결국, 부부싸움도 태극 문양처럼 한쪽에서 강하게 나오면 한쪽은 꼬리를 내리고 다른 한쪽이 열 받으면 한쪽은 잠잠하게 기다리면 된다는 큰언니의 말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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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 이혼을 줄이는 방법

독일 속담에 ‘결혼은 쉽고 가정은 어렵다’라는 말이 있다.
최근 황혼이혼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같은 마음의 거리 때문이라고 한다.
남편은 아내와 본인은 지금까지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아내가 불평을 하지 않으면 불평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지만, 아내 입장에서는 평생을 남편과는 아무런 대화 없이, 공감하는 느낌 없이 살았으니 창살 없는 지옥에서 산 것과 마찬가지라고 느끼며 남편과 자신의 사랑은 이미 끝났다고 판단하고, 자녀가 다 큰 다음에 헤어질 것을 다짐하며, 달력을 한 장씩 한 장 씩 떼어나가는 경우도 적지 않단다. 이혼하는 그 날을 고대하고 고대하며…….


부부갈등의 미 해결이 바로 황혼이혼의 이유


부부 갈등이 있어도 벙어리 냉가슴만 앓다가 말년에 터지는 벙어리부부도 문제지만, 부부 간 무관심으로 따로따로 놀다가 말년에 터지는 따로국밥 부부도 문제다. 말년에 이런 참담한 결과를 피하려면 평상시에 우리 부부의 유형은 어떠한지 쉼표를 찍고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달마 대사가 "마음, 마음, 마음이여, 참으로 알 수 없구나.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다 받아들이다가도 한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가 없으니."라고 한탄을 했던 것처럼,
오늘 부부의 날을 맞이해서 부부사이에 마음은 과연 어떤지 쉼표를 찍고 온도체크를 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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