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피드백이란?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전 5년 동안 단 한 번도 면담을 한 적이 없어요.”
평가 개선을 위해 직원 인터뷰를 실시할 때이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제조업인 이 회사는 평가제도는 있지만
직원들이 자신의 평가 결과를 알지 못한다.
평가 결과를 본인에게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평가 결과가 조직의 내적 갈등을 유발하고,
기대보다 낮은 평가를 받으면 사기저하가 이유라고 한다.
이 회사의 조직장은 ‘평가 따로, 보상 따로, 승진 따로’의 인사를 하고 있었다.
팀에서 가장 성과가 높은 A대리가 있는데,
팀에 성과는 보통이지만 B과장이 차장 승진 대상이라면,
A대리의 평가는 어떻게 될 것인가?
팀장은 A대리에게 팀에서 가장 높은 보상을 하며,
”A대리가 열심히 해서 팀이 좋은 성과를 냈다. 고맙고 수고했다.
이번 성과급은 A대리가 우리 팀에서 가장 높다. 내년에도 잘 부탁한다.”
하고 평가는 보통 등급으로 부여한다.
반면, B과장에게는 “B과장, 내년에 차장 승진 대상이잖아?
이번에 평가는 최고 등급을 부여했다.
내년에 꼭 차장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해라”고 한다.
하지만, 보상은 보통 수준으로 지급한다.

평가 결과를 공개하지 않으니까 조직장 입맛에 맞는 인사운영을 한다.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지 못하고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구성원이 요령만 배우고 본질과 깊이 있는 성찰과 업무를 이끌어 내지 못한다.
조직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 입사 5년차인 대리가
“저는 지금까지 직장 생활하면서 단 한 번도 면담을 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일을 잘하고 있는지, 하고 있는 일이나 장래 경로를 이렇게 가져가도 되는 것인지 혼란스럽습니다.” 하소연한다.

피드백, 어떻게 할 것인가?
지적 역량과 성취동기가 높고 주도적인 직원의 경우에는
스스로 회사 비전과 전략과 연계하여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며 체계적으로 일을 추진해 간다.
이들은 현명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방향과 해야 할 과제를 선정한다.
성취지향적 성격이기 때문에 일하는 방식을 알고
자신의 프레임에 따라 일들을 계획하고 추진해 나간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방향과 과제를 제시해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은 어느 방향으로 일을 해야 할까 혼란스러워 한다.
방향과 과제를 주지 않으면 하려고 하지 않는다.
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할 수 없기 때문에 포기한다.
잘못해서 실패하거나 꾸중 듣는 것을 피한다.

피드백은 초등학교 운동장의 100M 달리기와 유사하다.
10명의 학생들을 일자로 세워 앞을 보게 하고 출발 신호를 주면,
학생들은 있는 힘을 다해 앞으로 뛰어간다.
만약 10명의 학생들에게 방향과 방법을 알려주지 않고
100M를 뛰라고 하면 어떤 상황이 될까?
회사의 일은 목적지가 보이지 않는다.
함께 뛰는 사람이 있어도 뛰는 목적, 방향, 방법이 모두 다르다.
A는 앞을 보며 빠르게 뛰지만, B는 옆으로 천천히 걷는다.
반면 C는 그 자리에 앉아 뛰려고 하지 않는다.
심한 경우, D는 뒤를 향해 뛰곤 한다.

피드백의 중요성은 다음 3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피드백은 방향과 목표를 제시해 줄 뿐 아니라 지금 현황이 어떤 가를 알려준다.
뛰어난 조직장은 구성원들을 한 방향으로 이끈다.
방향과 과제를 제시해 앞을 향하도록 하고,
각 자의 현황을 파악하여 알려 줌으로써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도록 한다.

둘째, 일하는 방법의 개선을 통해 성장하게 한다.
조직장의 시기적절하고 구체적이며 의미 있는 피드백은
자신이 하는 일을 보다 효과적으로 실행하게 하고,
일하는 방법을 익혀 역량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성과가 높은 상사와 선배의 일하는 방식을 지켜보며 따라 하는 것도 큰 배움이다.
만약 이런 상사와 선배가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피드백한다면
성장의 속도는 매우 빠르고 높을 것이다.
더 나은 방법을 알게 되고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알게 된다.
시켜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닌 스스로 일을 찾아 하는 사람이 된다.

셋째, 조직과 사람 관계 속에서 성취의 동기부여와 변화하게끔 한다.
IBM, GE, 구글 등 글로벌 초일류 기업들이 상대평가 대신에 절대평가로 전환하여
‘경쟁 차원이 아닌 육성 차원’의 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정 기간(월 또는 분기)을 정해 피드백을 통해 무엇을 잘했고,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 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해 준다.
이들은 타고난 능력이나 성격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실제 성취한 결과와
그 과정의 노력에 대한 피드백을 한다.
“이번 과제에서 A과장이 잘했던 부분은 정확하게 변화의 방향을 읽고
선제적 대응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이다.
또한, 일을 추진해 가면서 혼자 하려고 하기보다
선배와 주변 팀과 함께 추진하여 종합적이고 효율적으로 일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중간보고의 시점을 2일만 더 앞당겼다면 CEO가 공장에 왔을 때 할 수 있었는데,
아쉽지만 최종 보고는 6월 25일까지 마무리해서 6월 말
CEO일정을 확인 후 보고하도록 하자”,
“B과장이 이 일을 하지 않았다면 큰일이 발생했을 뻔했다.
전체 프레임을 정해 계획된 일정보다 일을 추진했을 뿐 아니라
후배에게 매뉴얼을 만들어 준 점은 정말 탁월하다.”,
“C대리는 일을 동시에 하다가 미루는 습관이 있는데,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루에 해야 할 일을 6가지 정도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씩 마무리해보면 어떨까?
C대리는 추진력이 강해 하나의 일에만 집중하면
성과가 눈에 띄게 향상될 것이라 믿어”

자신을 믿고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피드백은
구성원에게 강한 성취동기를 자극하고,
일 잘하는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