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문화로 내부경쟁을 할 시기가 아니다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이너 서클(Inner circle)
공기업만의 일이 아니다. 끼리끼리 문화가 기업과 온 조직에 만연되어 있다.
“A는 누구 편이고, B는 누구 편이야”, “이번에 누가 사장이 된다고 해.
전 사장 편에 있던 사람들 큰일이다.”,
“팀장과 정반대 편에 있는 B팀에 가서 농담 몇 마디하고 왔는데,
팀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마치 스파이 보는 듯했다”.
이너 서클의 문제는 한 회사만의 이슈가 아니다.
마치 전임자가 했던 일은 깡그리 무시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심리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
자신은 아니라고 하지만, 측근이 가만있지 않는다.
결과로 보면 전임자가 했던 일들을 잘못된 의사결정이라 판단하고
하나하나 바로잡는다며 없앤다.
그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중에는 전임자가 이전 전임자로부터 이어받은 원칙도 있고 약속도 있다.
전임자의 공은 사라지고 잘못만 남게 된다.
이전 전임자의 사람이 조직에 남아있고, 전임자의 사람도 남아있다.
현재 집권 세력이 힘이 있으니까 참고 있지만, 두고 보자는 생각이 그들에게는 있다.
이러한 회사의 조직문화는 ‘이 또한 지나간다’는 생각이 만연되어 있고,
‘너희도 다음에 어떻게 되는가 보자’라는 생각이 많다.
미래를 생각하기도 바쁜데, 내부의 경쟁과 갈등으로 조직이 썩어간다.

이제는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못 입고 못 먹고 못 살던 시대가 있었다.
조그만 방 하나에 3~4명이 함께 잠을 자고,
하루에 두 끼만 먹어도 행복했던 때가 있었다.
먹을 것이 생기면 독식이 아닌 나눠 먹을 줄 알았고,
좋은 일이 생기면 다들 즐거워했다.
물론 이 시대에도 끼리끼리 문화가 있었지만,
가진 사람이나 못 가진 사람의 구분이 크지 않기 때문에 행복할 수 있었다.
상황이 바뀌어 가진 사람이 독식하는 문화가 형성되었다.
빈부의 격차도 심해지고,
한 두 명을 낳아 오냐오냐 기르다 보니 집에서부터 공동체 의식이 사라졌다.
권력이 강하면 더 많은 것을 누린다는 생각에서 인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아닌
내 자식, 나만 잘되면 된다는 사회로 변해 가는 듯하다.
자신의 주변을 보면, 전부가 타인의 도움을 받아 이룩된 것임에도,
내가 돈 주고 샀으니 내 것이란 생각이 강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없다.
언론을 보면 전부 승자의 논리이다.

망하지 않는 것은 없다.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언젠가는 사람이 죽고, 조직도 사라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100년 이상 된 기업이 몇 곳이 되는가?
수천년 갈 것 같지만 100년도 가지 못한다.
나라는 절대 안 망할 것 같아도 힘이 없으면 망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태국에 간 적이 있다.
모시던 상사가 태국에서 석사를 받고 박사 수료를 했다.
1970년대 태국은 우리나라보다 매우 잘 사는 나라였다.
지금 가본 태국은 과거를 먹고사는 나라 같았다.
선조들의 문화유산으로 먹고 살뿐, 국민들의 생활에서
나라의 미래 비전과 전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8년 동안 8명의 조직장이 바뀐 조직을 맡은 적이 있다.
조직 분위기는 패배주의가 팽배하였다.
내 일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강했고, 시키면 한다 주의였다.
오죽하면 전입 온 A대리가 이 조직으로 옮기겠다고 하니,
담당 팀장이 그 조직만 빼고 다른 조직으로 간다면 보내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내가 너를 아끼기 때문이라 말을 덧붙이고.
이 조직의 가장 큰 병패는 조직장이 자주 바뀌다 보니
새로운 조직장을 도운 사람이 다음 조직장이 왔을 때,
인사평가가 갑자기 나빠지고 하찮은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는 점이었다.
조직장으로 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직원들과
면담을 통해 어떤 조직으로 만들 것인가?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당신이 조직장이라면 무엇을 시급하게 할 것인가?
지금 하고 싶은 직무가 무엇인가를 파악했다.
직원들의 니즈에 따라 이동을 실시했고 조직의
3년 후 비전과 전략, 중점과제와 추진방안을 작성했다.
전체를 모아 3개년 계획을 설명하며, 우리가 이런 모습으로 가기 위해
여러분의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 명 한 명 면담을 하면서 먼저 듣고3년 후를 향해
현재의 직무를 이렇게 바꿔가야 함을 강조했다.
과거가 아닌 미래를 강조했다.

이제는 통합을 보여줄 때이다.
가까운 나라, 일본은 나루히토 왕의 연호인 레이와를 환호하며,
강성대국이 목표이다.
집권 7년 차로 아베노믹스를 부르짖던 아베 수상은 2%대의 실업률을 달성했고,
2020 도쿄올림픽을 발판으로 국민총생산 600조엔 고지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미래 지향적인 가치로 일본이 하나가 되어 나아가는 동안,
우리는 버닝썬과 승리, 정준영, 김학의와 장자연, 황하나와 박유천 등 부끄러운 기사가 미래와 성장을 대신하고 있다.
세계는 미래를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제대로 방향을 잡고 집중하는가 묻고 싶다.
국가가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이 되어 미래 성장을 이끌 국가 철학과 원칙, 중점 과제를 정해 한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과거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중화학공업 육성전략이 우리를 성장시켰다면,
새로운 변화에 선점할 수 있는 역량에 집중해야 한다.
향후 5년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지금 끼리끼리 문화로 내부 경쟁을 할 시기도 아니고 여유가 없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