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을 고민하고 성장하게 하고 있는가?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상황] 어떻게 지시하는가?
A임원은 꼼꼼하기로 명성이 높다.
직원의 하나하나를 수첩에 빽빽하게 적고 피드백한다.
A임원이 부르면 최소 20분 이상 정신교육을 받지만,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다는 것은 분명하게 알고 나온다.
A임원은 일의 지시를 내릴 때, 하나에서 열까지 꼼꼼히 살피며
최대한 그대로 추진하도록 한다.

B임원은 방관형이다.
A임원과는 다르게 직원을 불러 꾸중하거나 지도하는 적이 없다.
일을 지시할 때 제목 정도만 알려주고 직원이 해오도록 한다.
A임원과 B임원 하의 직원들은 모두 죽을 맛이다.
A임원의 직원들은 임원 부재 시 의사결정을 잘하지 못한다.
시킨 일에 익숙해져 자신의 생각을 담는 고민이 적었기에
갑작스럽게 처음 접하는 지시에 몹시 당황하며 어찌할 바를 몰라한다.
반면, B임원의 직원들은 매일 밤샘이다.
자신들의 안이 “방향이 틀렸다”, “다른 대안을 모색하라”,
“추진 프로세스가 잘못되었다”는 지적에
보고서를 몇 번이나 수정한다.
매번 다른 차원의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쳐버린다.
어떻게 지시를 내리고 어느 정도 고민하게 하는 것이 옳은가?

성장하는 회사는 무엇을 고민하는가?
리더가 방향과 전략, 프레임워크와 내용, 추진체계와 일정까지 다 제시하면
직원은 편하게 일을 할 수 있지만, 고민하지 않을 것이다.
알아서 리더가 다 수정해 주는데 대충 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하게 된다
직원들은 정시에 퇴근하지만, 리더는 보고서를 수정하고, 새 프로젝트를 고민하며,
조직과 직원 문제로 퇴근하지 못하고 일에 파묻혀 지낸다.
이래서는 장기 성과가 창출될 수 없다.
직원들도 갈수록 정체되거나 퇴보하게 된다.
그렇다고 제목만 주고 다 알아서 해오라고 하면,
잘못된 방향에서 엉뚱한 일을 하여 덜 중요한 일이 긴급하게 되기도 한다.
상사가 의도하는 바를 알지 못하고 당초 취지와 무관한 일을 하다가
중간에 대폭 수정하는 경우가 생긴다.

최근 H금융그룹 신임임원 대상으로
임원의 역할과 상황별 의사결정으로 강의를 했다.
여러 내용 중 하나가 ‘임원으로서 지시와 보고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이다.
– 지시를 내릴 때, 3가지 꼭 포함될 사항이 있다면 무엇일까?
– 10일 걸리는 직무를 지시하고 4번의 보고를 받아야 한다면 언제인가?
– CEO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지시할 때 어떻게 재고해 달라고 3번 요청하겠는가?
어떻게 답하겠는가?

성장하는 조직과 직원은 일을 하면서 고민을 한다.
문제는 무엇을 고민하며, 고민의 수준과 결과가
회사 성과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가에 달려 있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 수많은 고민을 했지만,
성과에 그 어떠한 도움이 되지 못했다면 고민한 시간과 노력은 손실이다.
고민의 대상과 수준도 매우 중요하다.
기존 보고서, 일하는 방식, 관행, 실적 등 과거의 답습
또는 비교가 아닌 새로운 측면의 고민이 필요하다.
–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여 이를 결과물에 반영하고
– 얻고자 하는 바와 회사 성과를 고려하여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 경쟁사의 동향을 살피며
– 고객의 요구 사항을 냉철하게 파악해야 한다.
– 이것이 최선인가?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 방식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를 하도록 이끄는 사람이 리더 아닐까?
리더가 길고 멀리 보며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직원이 추진 방안과 일정을 중심으로 실행을 고민하는
조직이 성장하며 강한 회사이다.

조직과 직원을 고민하고, 성장하게 이끄는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