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대답하는 것을 보면 그가 똑똑한지 여부를 알 수 있다.
그가 질문하는 것을 보면 그가 지혜로운지 여부를 알 수 있다’

-나기브 마푸즈-

아랍어권 작가로 유일한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이집트의 소설가 나기브 마푸즈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많이 배우고 폭 넓은 지식을 갖춘 똑똑한 사람을 만나면 부러워하기도 하고 감탄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저렇게 많은 것을 알 수 있을까? 그의 높은 교육 수준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존경하게도 됩니다.

설사 그의 잘난 체하는 것이 지나쳐 밥맛이라 해도 똑똑한 사람을 알아 두는 것은 나름 매우 쓸모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같은 주제를 가지고 다른 질문을 하는 사람을 보게 되면 똑똑한 것을 떠나 ‘현명한 사람이다’ 하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대개 이런 사람은 남에게 잘난 체하기 보다는 열린 자세로 타인을 존중하고 타인의 의견을 조용히 듣는 것을 더 즐겨합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일수록 좋아지고 대화를 나누고 싶어 집니다.

블록체인 암호화폐 산업이 뜨면서 수없이 많이 열리는 ICO 밋업에 참석해보면 똑똑한 사람과 현명한 사람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 같습니다.

똑똑한 사람은 블록체인 관련 최신 정보와 최신 오픈소스의 내용은 물론 개발 Trend,  그리고 조금 더 나가면 세계 블록체인 관련 유명인사의 동향까지 모르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참 대단하다는 느낌이 절로 듭니다.

이렇게 지식을 앞서 배우는 사람은 똑똑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똑똑한 사람일수록 타인의 말을 경청하거나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자기 자신이 제일 똑똑한데 누군가에게 질문한다는 것 자체가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겠지요.

그러다 보니 똑똑한 사람치고 오만하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 오만이 지나칠 때는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앞에서는 칭찬받고 뒤에서 욕을 먹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아는 지인 중의 한 교수님은 제가 알기에 상당한 내공이 있으시고 매우 똑똑하신 분이신데 여기 저기에 질문을 많이 하십니다.

심지어 페북에도 자신이 모르는 부분은 솔직하게 잘 모른다고 하시면서 페친들에게 의견을 구합니다.

제가 볼 때는 거의 다 알고 계십니다. 그래도 다른 사람의 의견이 듣고 싶으신 모양입니다. 이런 분은 현명하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지혜로우신 분이죠. 배우고 싶고 닮고 싶은 분입니다. 현명한 사람은 똑똑한 사람보다 뛰어난 사람입니다. 그래서 지식보다 지혜를 더 높게 칩니다.

블록체인 ICO 밋업과 세미나를 다니다보면 대다수의 밋업 개최자들은 똑똑하기 그지 없습니다.

해박한 지식과 폭넓은 네트웍, 그리고 사람의 투기심을 자극하는 달변, 거기에 그럴듯한 어드바이저까지….

잘짜여진 한편의 영화를 보듯 그들의 발표를 보면 자연스레 감탄을 하게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그들의 열정(?)과 달변에 감복하여 투자를 감행했습니다.

그러나 영화 시나리오가 대부분 허구이듯 ICO는 아직 실현되지 못한 미래의 희망을 담보로 투자를 유치하는 방법이며, 이제 그 바닥을 드러내고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습니다.

이에 비하여 IEO는 일단 가동되는 MVP(Minimum Visible Product)를 만들어 자신들의 기술 수준을 드러내 보이고 조용히 투자를 요청하는 방법입니다.

그것도 단계적으로 적당한 규모의 투자를 요청하지요.

ICO보다는 한 단계 더 진화된 전통 금융시장에 한걸음 더 다가간 방법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IEO는 지혜로운 사람들이 선택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참고 : IEO 가이드라인은 한국블록체인스타트협회 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신근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