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요금처럼 동일한 상품을 성수기, 비수기 가격을 다르게 한다. 왜 그럴까?

좌석이 200석인 비행기는 200명이 타고 가나 100명이 타고 가나 연료값, 승무원 급여는 동일하다. 따라서 비수기에는 요금할인을 해서라도 200명을 다 태우고 가는 게 더 유리하고, 성수기에는 탑승자가 많아 정가에도 200석을 다 채울 수 있기 때문에 굳지 요금할인을 하지 않아도 된다. 즉, 비행기 요금처럼 고정비 비중이 높고, 공헌이익률이 높은 상품은 가격을 낮추더라도 판매량을 높이는 것이 더 유리하다. 반대로 공헌이익률이 낮고 고정비 비중이 낮은 상품은 가격을 높게 유지해서 단위당 마진을 높이는 것이 더 유리하다.

공헌이익률이란 매출액 중에서 공헌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하고, 공헌이익은 매출액 중에서 고정비를 회수하고 이익을 획득하는데 공헌하는 금액을 의미한다. 또한 총공헌이익과 고정비용이 같아지는 점이 바로 손익분기점이다.

공헌이익률=총공헌이익/매출액

공헌이익 = 매출액 – 변동비

순이익 = 총공헌이익 – 고정비

KTX나 SRT 같은 경우에도 평일에는 특실 좌석이 많이 비어 있다. 이런 경우, 빈 좌석이 남아있는 상태로 운행하더라도 모든 좌석을 다 채우고 운행하는 경우와 고정비는 동일하게 들어간다. 정원이 다 차지 않았다고 기관사 급여를 줄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요일별, 시간대별 승객들의 탐승률을 분석하고, 좌석이 많이 남는 요일이나 시간대에는 요금을 낮추고, 항상 좌석이 매진인 요일이나 시간대에는 요금을 높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요금체계를 세분화해서 운행한다면 수익성을 훨씬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민간 건설사가 투자해서 건설한 도로의 톨게이트 요금도 마찬가지 관점에서 요금체계를 탄력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 하루 통과하는 차량 대수가 적으면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 톨게이트 요금을 인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우회도로가 있는 경우에는 돌아서 가기 때문에 차량 대수가 줄어들어 적자 폭이 더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운전자들이 우회도로를 이용하는 이유를 간단한 설문을 통해 확인해보고, 실제 요금을 올려서 우회한다고 하면 오히려 요금을 내림으로써 통과하는 차량 대수를 더 늘리는 것이 적자 폭을 줄일 수 있게 해준다. 국제전화 요금을 낮과 심야에 다르게 책정하고, 여행상품이나 호텔, 콘도 요금을 성수기, 비수기에 다르게 하는 것도 이러한 가격 차별이 수익성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고정비 비중이 높은 상품은 판매가 잘 되지않아 적자가 난다고 판단하고, 가격만 인상을 하면 오히려 더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오히려 단위당 판매가격을 낮춰 판매량을 더 늘리는 전략이 손익면에서  유리하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강소기업이 경쟁력이다] (69) 고정비 비중이 높은 상품은 가격을 낮추어서라도 판매량을 높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