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칼럼] 고객은 왕처럼  감정노동자는 전문가처럼
갑질고객으로 인한 감정노동자의 문제도 산업재해로 인정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수퍼갑질 고객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의 몰상식한 갑질들은 분명히 회사 차원에서 시스템적으로 특정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해외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있다.
2004년 콜센터 직원들의 근무 여건에 대해 노사가 문제의식을 함께 공유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EU(유럽연합) 콜센터 노사공동선언을 들 수 있다.
주요 내용으로 상담원들은 적어도 2시간 작업 후 스크린으로부터 10분의 휴식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 등이다.

감정노동자를 위한 존중문화

우리나라의 폭언과 욕설이 끊이지 않는 114 콜센터도 일찍이 욕하는 고객에게는 친절한 응답 대신 경고 그리고 심할 경우 경찰에 고발하는 시스템을 갖추었다. 그 결과 악성 전화를 20%나 줄였다는 데이터가 있다.
또한 안전보건공단이 10월부터 감정노동자 존중문화 캠페인(#앤드유)을 펼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감정노동자 보호조항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지난 18일부터 시행되었다.
그러면서 관련 정보를 알리고 국민적 관심을 높이자는 취지다.
개정안은 감정노동자 인권과 건강권 보호를 위해 사업주 예방조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캠페인 슬로건인 ‘#앤드유’는 국민에게 감정노동 문제 해결에 동참하자고 권유하는 의미다. 공단은 다양한 채널로 감정노동자 보호와 존중 메시지를 전달하고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감정노동자의 입장에서 회사를 경영한 대표적인 해외사례

갑질 고객과 안녕을 선언하고 감정노동자 편에 선 항공사를 소개하겠다.
바로 사우스웨스트항공사다. 이 항공사에도 갑질고객들이 있었다.
특히 자신이 원하는 자리를 배정해 주지 않았고 식사 서비스가 형편없었다는 등 사실이 아닌 항의를 끊임없이 했던 갑질고객이 있었다.
이 회사의 고객관리팀은 그 갑질고객의 메일을 처리하느라 귀한 시간들을 허비해야 했다.
근거 없는 계속된 항의에 문제의식을 느낀 고객관리팀은 그 갑질고객의 메일들을 모두 모아서
어떻게 응대를 해야 할지에 대해서 최종적으로 당시 최고경영자(CEO)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내부고객 손을 들어 준 최고경영자의 최종 의사결정

그 CEO의 답변은 무척 간단하고 의외였다. 갑질고객에게 최고경영자가 짧은 편지를 이렇게 썼기 때문이다.
“고객님이 그리울 겁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라고.그렇다. 고객을 단호하게 떠나보낸 것이다.
그 메일을 쓴 CEO는 바로 사우스웨스트항공의 허브켈러허였다.
그는 고객서비스를 회사경영에서 무척 중요시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고객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라는 철학을 갖고 있었다.
외부고객이 귀한 만큼 ‘내부고객’을 귀하게 여겼다. 이 사건으로 인해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한명의 고객을 잃고 말았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직원들은 일부 갑질고객들의 과도한 서비스 요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
또한 자신들이 회사에서 귀하게 대접받는 소중한 존재임을 새삼 느끼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외부고객과 내부고객이라는 용어

외부고객은 회사를 이용하는 분 들이고 내부 고객은 바로 회사직원들을 의미한다.
내고객인 직원만족에도 특별히 신경을 쓰며 상호신뢰의 조직문화를 만든 사우스웨스트항공은
타 항공사가 난항인 상황에서도 지난 수십년 간 연속 흑자를 낸 것으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2015년 ‘가장 존경받는 기업’ 7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고객은 귀하다. 하지만 갑질 고객은 잘 가려서 단호하게 응대해야 한다.
그리고 외부 고객만큼 내부 고객도 귀함을 명심해야한다. 그래야 감정노동자들의 미소에 진심이 싹튼다.

갑질고객들에게 시달리는 감정노동자들의 감정컨트롤

감정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셀프 마음경영이다.
‘고객들에게 시달리면서 감정노동을 하는 직원들이 행복해지는 교육’에 대한 요구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번 가을에 진행한 ‘행복한 감정코칭’과 ‘셀프마음경영’이 전년에 비해 세배 정도였으니 그 흐름이 심상치 않다.
직원들이 행복해야 고객들도 행복해진다는 이치를 알기 때문인 경우도 있다.
그리고 요즘 이슈가 되는 ’고객갑질‘로 인해 피해 받는 ’감정노동자‘들에 대한 보상 개념인 경우도 있다.
고객가치경영이 없이는 회사의 이윤창출이 어렵다. 하지만 고객이 왕이면, 서비스 제공자는 전문가다.
그 의미는 고객을 왕처럼 귀하게 여기고, 서비스 제공자는 전문가처럼 대우해줘야 한다는 의미다.
서비스 제공자가 행복해야 그 서비스를 받는 고객도 행복해지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 제공자(감정노동자)의 정서관리라는 것이다.

고객은 왕처럼 대하고 감정노동자는 전문가로 대하자


감정노동자를 대하는 고객의 수준과 감정노동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이 모두 균형 있게 높아지길 바란다.
이제는 더 이상 을입장의 감정노동자를 쥐어짜내어 만드는 ‘억지친절’은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고객도 웃고 감정노동자도 웃을 수 있어야만 진정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고객서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노력은 무척 중요하지만, 내부고객인 직원들과 공유한 회사원칙 하에 이뤄져야 한다.
예를 들어, 구입상품은 1년 이내의 무상수리라는 원칙이 있다면 예외 없이 지켜져야 고객들도 혼란스럽지 않다.
‘우기니까 해주더라’라는 소문이나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가장 상처받는 것은 바로 고객접점 직원들임을 기억하자.
또한 고객의 위상도 고객다운 고객들이 스스로 만드는 것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박영실칼럼] 고객은 왕처럼  감정노동자는 전문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