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남한산성 권율 장군의 지휘소였던 수어장대에 올랐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군·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왜적과 싸웠을 그 순간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 당시는 명, 일본과 함께 조선은 동북아시아 3대 강국으로서 당당히 맞서 싸워 왜적을 물리쳤다. 하지만 지금은 주변 4강의 이해관계에 따라 우리 운명도 달라질 수 있는 처지가 되었고, 당파싸움은 그때보다 더 심해진 것 같아 지하에 있는 권율 장군이 얼마나 안타까워하실까 하는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지금 젊은층은 취업난으로 연애, 결혼, 출산, 주택구입, 인간관계 마저도 포기하는 5포세대라는 말까지 나왔다. 젊은 사람이 희망이 없는 나라, 너무 슬픈 현실이다. 이것을 기성세대들은 바라만 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속죄하는 마음으로 희망의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혹자는 기성세대들은 얼마나 고생하며 자랐는데, 젊은 사람들이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야단치고, 헬조선이라고 불평하는 젊은층을 비난한다. 하지만 젊은층은 기성세대가 고생한 건 알지만 그래도 그때는 큰 폭의 경제성장 혜택을 누리며 취업 걱정은 없었다고 항변하며, 취업을 해도 학자금 대출 갚아야 하고, 결혼자금, 주거비 등이 감당하기 어려워 결혼도 못 하는데 누가 이렇게 만들었냐고 반문한다.

지금의 10대, 20대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인터넷, 모바일 문화 속에서 자라 기성세대와 달리 편리성을 중시하고 이기적인 면이 있다. 그래서 불편한 것이 있으면 기성세대들은 참고 살았지만 젊은 세대는 불편하면 불편하다고 당당히 얘기하고 그것을 편리하게 고친다. 그러면서 어른들이 상상도 못 하는 몇백억, 몇천억 대박을 터트리는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젊은이들을 어른들의 시각으로만 나무랄 것이 아니라 시대 흐름에 맞게 그들의 재능과 꿈을 펼치며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지금 젊은층은 바로 우리 어른들의 아들, 딸들이다. 어느 누구도 자기 자식을 실업자로 방황하게 하거나 별로 비전없는 중소기업에 보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중소기업은 무척이나 사업환경이 좋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혼자보다는 함께 힘을 합쳐 중소기업의 경쟁력과 경영성과를 향상시킨다면 기업 스스로 고용을 늘릴 수 있고, 종업원 급여 수준을 개선해서 대기업과의 임금격차를 줄이며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중소기업에 대한 비전을 갖게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많은 젊은 학생들이 독일이나 일본처럼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에 적극 입사해서 취업률이 증가하게 되고, 취업으로 생활이 안정되면 결혼도 하고 출산율 증가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주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대부분의 서민, 중산층의 소득이 증가해서 소비가 촉진되고, 대출도 갚아 나갈 수 있어 가계부채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업은 소비증가로 투자, 생산이 활성화되어 우리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중소기업 간, 또는 대기업, 중소기업 간의 비즈니스적인 상생협력이 말처럼 쉽지 않아 이런 일들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기 어렵고, 각사의 사업에도 당장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디딤돌을 놓는 심정으로 사명감을 갖고 다함께 협력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중소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젊은 세대에게도 꿈과 희망을 주며, 국가 경제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어 권율 장군 같은 조상들이나 젊은 세대 모두에게 부끄럽지 않은 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강소기업이 경쟁력이다] (67) 속죄하는 마음으로 디딤돌을 놓아 희망의 길을 열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