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의 작가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스라엘 히바루 대학교수인 ‘유발하라리’는 젊은이들에게 어른들의 말을 너무 믿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과거에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믿는 것이 안전했습니다. 그 이유는 그들이 세상에 대하여 잘 알았고, 그들이 살아온 세상이 느리게 변하면서 과거의 경험이 유용했기에 그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옳았습니다.

그러나 21세기는 기술은 물론 정치, 경제, 문화 및 인간관계까지도 변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어른들의 이야기는 그다지 쓸모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소크라테스의 명언으로 유명한 ‘너 자신을 알라’는 이야기를 추가합니다. 현대 사회는 경쟁이 너무 치열하고 기술발전이 눈부시게 진행된 관계로 나 자신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집단이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에 너 자신을 알라고 이야기합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아마존 등 민간기업은 물론 국가기관과 온갖 대기업들은 대부분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무장하고 머신런닝과 딥런닝으로 학습하여 나 자신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으니 결국 인간이 컴퓨터를 해킹하는 것이 아닌 기계가 인간을 해킹하는 시대가 도래하였음을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인공지능에 의하여 우리 자신이 통제 당하고, 조정 당하는 시대가 도래하였기에 무엇보다 내가 나 자신을 더 잘 알아야 구글에 조정 당하지 않을 수 있으며, 국가 기관으로부터 세뇌 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합니다.
(팀 패리스 지음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333쪽)

이는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그리고 아마존 등 세계적인 기업들은 세계 시장 전체에 대한 분석과 세계 각국의 사용자들에 대한 빅데이터를 모두 다 확보하고 과거 노키아나 코닥의 사례를 통한 학습효과로 시장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이미 준비된 사업 모델을 언제쯤 출시할 것인가?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기술적 준비는 물론 비즈니스 모델 역시 완벽하게 준비하고 정부가 나서서 법적 체제의 정비를 마치고 덩치들이 뛰어놀 공간을 제공해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는 준비를 마치고 정부의 신호가 보이는 즉시 “애들은 가라!” 를 외치면서 시장에 뛰어들어 기존 고객들을 기반으로 순식간에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대다수 블록체이너들은 자기 환상에 빠져 메인-넷만 출시하고 서비스를 내놓기만 하면 사용자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대박이 날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이런 상황을 우려하여 어제 드린 첫 번째 제안과 같이 국내에는 블록체인 원천기술이 부족하여, 세계적인 최고의 개발자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현실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국내 블록체인 기업체들이 나아갈 길은 틈새시장을 노리는 dApp 전략뿐이라는 조언을 드린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메인-넷뿐 아니라 현재 출시된 EOS를 비롯한 대부분의 메인-넷은 결코 코인 가치가 높아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DOS와 Window로 PC 시장의 OS 분야를 독점했지만 중대형 서버의 OS는 공개 소프트웨어인 자바의 아성을 넘지 못하였으며, Window 기반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크롬이 60%가 넘는 시장 점유율로 숨쉬기조차 힘들게 버티고 있고 모바일에서는 안드로이드에게 처참하게 패하여 MS의 시총이 구글의 알파벳보다 뒤로 밀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현재 MS 매출의 50% 이상을 오피스가 벌어들인다는 것입니다.
Window와 IE(인터넷 익스플로러)가 OS 기술 기반 제품이라면 오피스는 전통적인 어플리케이션 제품입니다.

결국 현재 전 세계 IT 기업의 상위 업체의 모든 매출과 이익은 사용자 기반의 Application에서 나오지 결코 OS가 돈을 벌어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실을 감안할 때, 메인-넷 회사들의 사업 전략은 명백해집니다.

무조건 킬러 디앱을 많이 확보하는 메인-넷만 살아남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략적으로 자신만의 dApp을 키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MS의 OS는 공개 소프트웨어가 아닙니다. 결국 오픈 소스인 자바에 무릎을 꿇었고, 대부분의 메인-넷이 오픈 소스인 점을 감안한다면 메인-넷으로 수익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자명해집니다.

그리고 오픈소스가 아닌 메인-넷은 제대로 된 dApp으로부터 불신과 의혹의 눈초리를 받아 파트너로 선택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메인-넷 개발회사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킬러 디앱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며, 가장 좋은 방법이 지분 확보를 통한 정략적 결혼이라고 조언 드리고 싶습니다.

지분 투자로 주요 주주가 되어 쉽게 다른 메인-넷으로 바꾸기 쉽지 않도록 끈끈한 관계를 만들라는 이야기입니다.

지분 투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으나 유리한 입장에 있는 측에서 지분 스왑을 제안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며, 필요하다면 M&A를 통한 기업 합병도 권해드리고 싶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제가 이러한 제안을 하게 된 까닭은 현재 과다하게 버블이 형성된 우리나라 블록체인 산업계를 돌아보면, 개발자의 몸값이 미국 실리콘 밸리를 뛰어넘고 있는 상황일 정도로 곳곳에 버블이 끼어 있어 불필요한 자원의 낭비가 눈에 보일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버블은 하루라도 빨리 꺼버려야 할 것이며, 불필요하게 중복 투자되고 낭비되는 수많은 자원들을 합병을 통하여 냉정하게 정리하고 몸집을 줄여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특히 ICO로 큰 투자를 유치했지만, 이더리움 가격의 폭락으로 쪼그라들어 얼마 남지 않은 실탄이나마 아껴 사용자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부어 시장을 선점하고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프로젝트만이 살아남아 대박을 터트리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메인-넷 회사들은 섣불리 dApp을 출시하고 직접 서비스를 하겠다는 생각을 버릴 것을 권해 드립니다.

김밥집도 노하우가 있어야 합니다. 쉬워 보이는 시장도 해당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가 창업한 dApp를 파트너로 삼고 지분스왑으로 함께 협업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신근영 한국 블록체인 스타트업 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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