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엔으로 도쿄 창업일기(에필로그)
여름이 오면 도쿄로 이주한지 만4년이 된다.
아무 연고도 없는 사회에 안착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다 보니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창업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이런 손해를 줄이기 위해 창업과정의 기억을 더듬어봤다.

처음 일본에 입국한지 며칠 안돼 “입국관리소”에서 써야 할 서류를 보고 막막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몸으로 부딪치고 경험하다 보니 “일본정책금융공사”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해 대출까지 받고 영업허가증을 받아 점포에 걸고 나니 어쨌든 하면 된다는 느낌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게를 얻어 계약하고 오픈 까지 하는데 300만 엔이 들었다. 이 가운데 약 60%는 보증금이라 실제 비용은 100만엔 전후가 된 셈이다.

입지 : 도쿄 대표적 유흥가, 우에노공원이 코앞이고 뒷골목에는 클럽과 러브호텔,, 돈키호테라는 관광객을 위한 쇼핑센터가 있는 번화가.
가게규모 : 2층17평
교통편 : 도쿄메트로 유시마역 30초, 히비야선-긴자선 3분, JR 5분.
업종 : 퓨전 한국음식을 취급하는 저가형 캐주얼 바
타겟 : 한식을 좋아하는 일본인

홈페이지 : https://www.facebook.com/koreantapas/

한국에서 이 자금으로 시내 역세권 창업은 힘들다. 아마 동네 상권에서도 무리라고 생각된다.
가게 보증금과 권리금이 가장 큰 장애다. 양국에서 각각 창업을 경험해 보니 한국에 비해 모든 조건이 좋다. 다만 여기도 초현대식의 세련된 감각으로 점포를 꾸민다면 한국 이상의 자본금이 필요하지만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본인의 사정에 따라 눈높이 조정이 가능하다.
300만엔으로 도쿄 창업일기(에필로그)
한국인으로서 일본의 장점가운데 하나는 “교육”문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도쿄대, 게이오대 ,와세다대 이외의 대학은 한국보다 문턱이 낮다. 외국인 특례입학 전형의 혜택을 통해 입학하기 때문이며 장학제도도 많다. 일단 입학만 하면 아르바이트도 골라서 할 수 있을 정도로 일자리 역시 풍부하다. 또 대학에서 만나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넓으며 일손이 절대 부족한 일본 사회에서 취업은 골라가는 분위기다. 특히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거점으로 도쿄의 메리트는 크다.
의외로 일본 투자이민은 500만 엔이다.

지난주 한국 상업인테리어 디자인 일을 하는 중학교 동창이 다녀갔다.
친구의 생각도 한국의 상업 디자인도 일본처럼 소박하지만 독창적인 스타일로 갈 것이라 점쳤다. 한국의 창업 비용 역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많은 것을 보고 느낀 후 아이템을 모아 나만의 개성이 스며든 가게를 만든다면 어느 프랜차이즈도 부럽지 않을 것이다.

1편: 일본 창업시장
2편: 열려있는 배움의 장
3편: 가게 구하기
4편: 가게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