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제 얘기 좀"…'오피스 아워'가 필요한 이유
 임원 코칭 세션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주제가 있다.  소통, 협력, 도전, 창조, 변화 등이다.  이중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이 <소통>이다.  이것이 다른 것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 모 임원과  “친숙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임원 되기” 라는 주제로 대화를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주기적인 인포멀(Informal)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법” 알고 싶어 했다.

  이에 대한 코칭 대화를 했다.  대화를 마치면서 제안을 했다. 바로 <오피스 아워(Office Hour)>다.  <오피스 아워>는 교수들이 수업과 별개로 사전 면담시간을 지정해 학생들이 전공, 진로 등을 자유롭게 면담을 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필자가 포스텍에 근무할 때 업무에 바쁜 총장도 이 제도를 운영했었다.  매월 <오피스 아워>를 사전에 공지하고 그 시간에는 교수, 학생, 직원 관계없이 먼저 예약한 사람이 자유롭게 면담하는 것이다.

  필자도 좋은 제도임을 깨닫고 실천했다.  직원들과 필자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매주 금요일 일정시간을 사전에 공지하고 찾아 올 수 있도록 사무실 문을 개방했다. 면담하고 싶은 사항이 있어도 처음에는  “과연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 했다.  면담 후 마음이 편해 졌다는 소문(?)이 나자 바로 활성화 됐다.  가령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들어 주시니 제 속이 후련 합니다.” 같은  호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그렇다면 <오피스 아워>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진정성이다.

 즉 리더의 열린 마음이다.  면담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직원들과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이 우선이다. 형식적이고 가식적인 것은 금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다.  리더는 가능한 적게 말하고 질문을 한다. 한편 그들이 용기를 내어 왔기 때문에 격려도 필요하다. 다시 찾아오게 할 수 있으면 성공적인 모습이다.

  둘째, 명확한 공지다.

 조직 구성원 모두가 이 제도가 시행되고 있음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일부에만 공개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그들만의 대화(?)라고 인식하면 곤란하다.  누구든지 찾아 올 수 있게 개방되어야 한다. 그리고 예약 순서대로 진행한다.  필요시 소속부서가 아닌 유관부서 직원들과 소통을 하고 싶으면 사전에 그 부서 책임자와 상의해 허락을 받아 공지한다.

  셋째, 비밀 보장이다.

 직원들이 <오피스 아워> 를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대화도 가능하다는 게 전제다. 다만,  법규 위반이나 사회 통념상 어긋나는 내용은 대상이 아니다. 만약 그런 이야기를 하면 윤리적으로 곤란함을 대화중에 표현해야 한다.  물론 대화 내용은 비공개가 원칙이다.  그러나 내용이 유익하여 여러 사람들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상대방에게 사전 동의를 얻어 할 수 있다.

  필자가 제안한  <오피스 아워>를 실천한 임원들 반응은 무척 뜨거웠다.  A임원은 <오피스 아워> 이후  ▪조직분위기가 밝아졌습니다. ▪직원들이 좋아합니다. B임원은 ▪소통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시간을 확대 해야겠어요. 등등  다양하게 피드백 했다.  조직 내 소통이 막힌 느낌이 들 때  <오피스 아워> 처방을 해보았으면 한다.  업무상 시간을 내기 쉽지 않겠지만 일단 실행하면 큰 효과를 볼 것이다.  소통이 만사다.

   < 김영헌 경희대 겸임교수 /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