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추천서를 어느 분께 받는게 좋을까요. 동아리선생님도 계시고, 수업하는 수업선생님도 계시고, 담임선생님도 계세요. 고1, 고2 때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되고 응원해주신 선생님도 계세요.“


고3학생의 질문이다. 자신을 잘 아는 선생님이 좋을지, 아니면 지원학과와 관련된 선생님이 좋을지, 자신의 활동력을 잘 아는 동아리 선생님이 좋을지, 교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 선생님이 좋을지, 교내 선생님은 아닌데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친 선생님이 좋을지, 다양한 선생님이 학생의 주위에는 존재한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우수한 학교를 지망하는 학생이라면 더욱 고민이 많이 된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특징을 잘 보고 계시는 분이 누구일지 명확하게 보여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더욱 그러하다. 충분히 공감이 간다.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저는 동아리 선생님이요. 동아리를 하면서 지원학과에 대한 꿈을 바꾸게 되었거든요. 막연히 생명과학과 관련된 과를 가야지로만 생각했는데, 유기합성 기반 신약개발을 위해 서울대 화학과로 지원하기로 정했어요.”


“저는 사회문화선생님이요. 고2때 사회문화시간에 프로젝트수업을 했는데, 그 때 ppt를 만들어서 발표했었어요.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내용은 문화의 다양성을 주제로 중국유학생의 한국대학생 적응에 관한 것이란다. 신문과 방송의 뉴스도 찾아보고, 논문도 찾아보면서 문화다양성과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단다. “서울대 인류학과를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제 특성을 잘 아는 선생님이 동아리 선생님이신데 그 분이 사회문화선생님이세요. 제가 너무 운이 좋지요.”


이후 여러 학생과 인터뷰를 했다.


다양한 선생님이 나왔다. 이 학생들도 오늘 질문한 학생과 동일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의 문제로 돌아가 보자.


먼저 서울대는 “학교생활기록부, 추천서, 자기소개서의 서류별 반영 비율은 정해져 있지 않으며, 학교생활기록부에서도 특정 부분만을 평가에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교과 성취도, 교내 수상,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독서활동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창의적 체험활동 등 기재된 모든 내용을 평가 대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추천서 만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자료와 함께 연계한다는 의미이다.

[현민의 대입해부도감] 학종, 어떤 선생님께 추천서 받아야 하나요?

또한 고려대도 “추천서에 대한 별도의 배점은 없다”고 했다. 교사추천서의 의미에 대해 “학생을 가까이에서 오랫동안 관찰한 교사의 의견을 기록한 서류이므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통해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의 학업적 측면, 인성적 측면에 대한 보조자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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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대학에서는 바라보는 교사추천서에 대해 정리해보자.


1) 교사 추천서로만 학생을 평가하지 않는다.


학생을 평가할 때, 학생이 스스로 자신에 대해 적은 ‘자기소개서’, 학생의 특징에 대해 객관적인 자세로 평가한 ‘학교생활기록부’, 학생이 자신을 가장 잘 안다고 생각되는 선생님을 통해 받은 ‘교사추천서’ 등 모든 자료를 통해서 학생을 평가한다. 이 중 하나라도 학생에 대해서 지원학과를 수학하는데 부정적인 평가가 있다면 이는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자신이 선택한 선생님의 교사추천서에 부정적인 평가가 들어있다면 매우 우려스러운 결과가 나올 수 있다.


2) 일방적으로 “우수하다”고 말하는 교사추천서는 추천서가 아니다.


추천서란 공정성을 신뢰할 수 있는 분이 작성한 서류로써, ‘학생에 대한 평가’를 가감없이 객관적으로 평가한 것을 말한다. 학생의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 단점을 학생이 어떻게 극복하려고 노력했는지, 지원학과의 어떤 특성에 매우 탁월한 재능이 있는지 등 구체적이고 공정한 기록이다.


3) 교사추천서가 다른 추천서와 다른 것은 학생을 오랫동안 관찰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교사추천서에는 학생을 매우 잘 알고 있다는 뉴앙스가 좋다. 고등학생은 1년이 아니라 1달이라도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관찰한 결과 학생의 행동과 의도에서 특이성을 발견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그저 추상적인 단어의 나열은 추천서로서 자격을 상실한 것이므로 대학에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하지만, 선생님의 장기간에 걸친 관찰의 결과로서 구체적이라면 대학에서 매우 중요하게 받아들인다.


그렇다면, 어떤 선생님에게 교사추천서를 받는 것이 좋을까요.


담임교사가 아니라도 괜찮다. 자신을 오랫동안 관찰한 교사이면 된다. 학생의 꿈과 지원학과가 어떻게 부합되는지 알 수 있는 선생님이라면 더욱 좋다. 지원 학과와 연관성이 있는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사건을 정확하게 적어내고 학생의 특징을 지적할 수 있다면 괜찮다는 의미이다. 또한 글을 멋있는 쓰는 것보다는 사실에 기반한 진솔하고 세심한 글이 더욱 좋다. 이것을 충족할 수 있다면 학년과 무관하게 추천서를 받아도 된다. 그래도 “교사추천서에 최상의 선생님은 뭘까”라고 묻는다면, 자신이 지원한 학과와 연관성이 높은 과목을 가르치시고, 같은 동아리를 지도하시면서, 학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프로젝트나 활동에 참여한 선생님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확률은 극히 낮다. 그러므로 “공정, 관찰, 객관” 세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선생님이라면 교사추천서를 부탁드리도록 하자.


교사추천서에 꼭 필요한 3가지요소는 “공정, 관찰, 객관”이다.


이젠 정리해 볼까요.


1) 교사추천서에 중요한 3가지 요소- 공정, 관찰, 객관


2) 교사추천서 만의 평가비중은 없다.


오늘도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즐거운 하루되세요^^


현민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hm616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