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은 팀원 어떻게 할 것인가?
IGM 교수 홍석환

고참 팀원에 대한 김팀장의 잘못된 선입감
전략팀에서 뛰어난 성과를 창출한 김부장은 발탁되어 인사총무팀의 팀장이 되었다.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한 김팀장은 사업과 연계하여 인사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생각으로 팀원들과 1:1 면담을 실시하였다. 10명의 팀원이 인사, 교육, 총무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과장이었고, 교육업무는 1년차 신입사원 1명과 50대 2명이 수행하였고, 총무업무 2명은 50대 중반이었다. 팀원 중에 김팀장보다 나이가 많은 팀원이 4명이나 되었다.
처음 김팀장이 발령을 받았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인사총무팀은 일하지 않는 고참들이 많고, 전체가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기때문에 팀장의 무덤이고, 이곳에서 성과를 내기는 하늘의 별을 따기 보다 어렵다고 했다.
회사 문화는 매우 보수적이었고, 팀의 나이 많은 4명은 김팀장의 입사 선배이기도 하지만, 지역 중고등학교의 선배이기도 했다. 김팀장은 인사총무팀의 성과가 낮은 이유가 고참 팀원이 많아 새로운 변화와 시도를 시도하려 하지 않고, 융통성이 적어 규정이나 지침만을 강조하며, 젊은 팀원들과 같이 일하려 하지 않고,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한 원인이라는 부정적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1:1 면담을 하면서 김팀장이 느낀 점은 3가지였다.
첫째, 나이가 많은 4명의 고참들이 신체적 능력이 젊은 팀원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건강의 사유로 결근과 이직률이 높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결근은 고참들이 훨씬 적었고, 회피 불가능한 결근에 대해서도 책임의식이 매우 높았다. 둘째, 젊은 팀원에 비해 인지능력이 떨어져 직무 수행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우려였다. IT기반의 PC조작능력, 정보 검색 능력은 차이가 있었지만, 실제 직무와 연계되어 성과를 내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고참들은 경험과 판단력, 회사와 직무에 대한 로열티가 매우 강했기에, 이러한 차이를 만회하고도 남았고, 제대로 이끈다면 훨씬 높은 직무성과를 창출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셋째, 학습과 변화에 대한 낮은 추구와 남들과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잘못됨을 알았다. 학습에 대한 열정은 젊은 팀원에 비해 떨어지지는 않지만, 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하지만, 변화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학습에의 적극적인 참여, 멘토와 학습조직 리더의 역할을 부여했을 때 생각하지 못한 성과를 창출했다.

고참 팀원들은 회사에 감사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우리 사회는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필자가 2003년도 팀장제도 개선을 통해 성과와 역량이 낮은 팀장을 보직해임하여 팀원으로 내렸을 때, 대상이 된 팀장들은 전부 일정 금액의 명예퇴직금을 받고 퇴직을 선택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퇴직하지 않고 팀원으로 근무한다. 현 저성장 상황에서는 퇴직 후 새로운 직장이나 일을 찾기가 매우 어렵고, 고령화에 따른 경제적 이유로 한동안 더 조직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관리자 또는 경영자들은 나이 많은 직원들과 함께 더 많이 근무하게 될 것이다. 심한 경우, 젊은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아닌 나이 많은 직원을 채용하고, 이들과 함께 근무하게 될 것인데, 나이 많은 직원에 대한 선입감은 큰 장애가 될 것이다.
고참 직원들은 아침에 일어나 갈 곳이 있고, 할 일이 있으며, 만날 사람이 있다는 사실 하나에 감사해 하고 있다. 이들은 갈수록 사회적 체면보다는 현실적인 면을 강조한다. 의학의 발달과 자기관리로 직무를 함에 있어 젊은 직원들에 비해 신체적으로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이들의 경험과 스킬은 현 직장에서 특화된 것이기 때문에 다른 직장에 가면 그곳에서 필요로 하는 경험과 스킬이 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 직장과 직무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 이러한 충성심이 보다 높은 목표와 동기부여로 연계된다면, 생산성 뿐만 아니라 성과창출에 큰 몫을 차지하게 된다. 또한, 나이 많은 팀원들이 열정을 갖고 직무에 임해 준다면, 조직장이 조직을 이끄는데 큰 힘이 된다. 젊은 팀원들이 자발적으로 업무에 임하며, 언행을 조심하며, 고참을 중심으로 보이지 않는 긍정적 문화가 전파되기 때문이다.

결국은 고참에 대한 인식과 어떻게 이끄는가에 달려있다.
무능한 고참을 본인의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호봉제와 기본급의 비중이 높은 연봉제의 임금 구조하에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정년 60세 시대에 55세 이상의 고참들의 급여는 20대 신입사원 급여의 2~3배 수준이 된다. 이들이 높은 생산성과 직무 성과를 내주지 않으면 회사는 매우 힘든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들의 경험과 스킬 그리고 조직과 직무에 대한 충성심을 회사와 조직장은 최대로 활용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3가지 제언을 생각해 보았다.
첫째, 고참 직원에 대한 분류와 이에 따른 활용방안 마련이다.
최근 3개년 성과와 보유 역량을 기준으로 A급, B급, C급으로 분류하고, A급에 대해서는 상위 보직에 대한 동기부여와 경쟁 기회 제공, 보상 및 복리후생 우위를 제공한다. B급에 대해서는 고용 안정을 유지하며, C급에 대해서는 직무이동과 기회 부여, 보상 동결과 임금피크제 적용 및 개선이 없는 경우에는 적극적 조치를 실행한다.
둘째, 높은 직무 전문성을 인정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다.
직무 전문성이 높은 고참 팀원에 대해서는 명인, 명장을 부여하고, 직무에 대한 매뉴얼 작성, 직원에 대한 사내강사, 학습 CoP 운영, 전사 T/ F 및 제안 참여 등을 통해 전문성을 발휘하고 인정받도록 한다.
셋째, 조직과 직무에 대한 열정을 팀워크와 조직관리에 연계하는 것이다.
고참 팀원에 대해 이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충성심을 인정하고, 이것이 지속되도록 면담과 동기부여 등 인간적 배려를 통해 공고히 가져가야 한다. 대부분의 고참 팀원들은 승진의 꿈을 접었지만, 이 부분을 가장 아쉬워하고 있다. 그렇다고 당장 승진을 시킬 상황은 아니므로 일에 대한 전문성을 더 강조하고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자신들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의 부담 때문에 매우 좁은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팀원에 대한 지도, 전사 동아리 또는 활동에의 적극 참여, 타 팀 또는 업무 연관 조직 구성원과 어울릴 수 있도록 인간적 배려를 해줘야 한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